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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마주 보아야 사랑스럽다!박영실 참교육학부모회 광양지회 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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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1.31  19:2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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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실 참교육학부모회 광양지회 정책실장

광양, 나의 향기가 묻어나는 이곳은 나의 마을입니다.

‘우리 마을 광양은 개발중심 산업도시다. 너무 개발되어서 이야기할만한 꺼리가 없다. 왜 무조건 밀고 보는 건지, 행정구역상의 위치, 인구나 산업구조 등의 객관적 사실 외에는 소개할 것이 없는 빈약한 마을이다. 언제든 떠날 준비를 하는...’ 책임을 전가하듯 항상 투정 섞인 불편함을 토해냈었다. 내가 사는 마을을 생각할 때면 그러했다. ‘언제든 떠날 준비를 하는 마을 사람들’ 이 말처럼 서글픈 말이 또 어디 있을까? 삶의 터전이 되어주는 이 마을도 그러하지만 이런 애착 없는 나의 삶도 탄탄하지 못하다. 우리 마을에도 나의 삶에도 부끄럽고 미안하다. 마을에 다가가지도 알아 보지도 않았으면서 말이다.

나태주 시인이 그랬던가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고

2020년 내내 마을 골골 돌아다녔다. 펀펀마을학교 선생님들과 광양시지 몇 부 복사해서 들고 구석구석 오래도록 자세히 보았다. 가는 곳마다, 곳곳에서 만나는 우리 마을 사람들, 우리 마을 이야기들이 여름 뙤약볕 아래 송글송글 맺어 내리는 땀방울처럼 우리들의 등줄기를 타고 내려와 마을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불암산성에 올라서서 본 저 멀리 백운산 억불봉과 구름 한 점 없는 파아란 하늘 아래 바다처럼 펼쳐진 수어댐의 청량함뿐만 아니라 반송쟁이 재 마다 남겨진 가슴 아픈 여순항쟁의 설움까지 우리가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우리의 이야기가 있었다. 우리 마을 이야기, 우리가 함께 마주해야 할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잠시 멈춰 서자.

우리 마을을 이끌어 갈 힘은 무엇일까?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는, 떠나고 싶지 않은, 내 삶을 풍요롭게 가꾸어 줄 우리 마을. 거창한 미래비전이나 굵직한 사업들, 그래 필요하다. 그러나 그러는 사이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릴 수 있다. 겉만 번지르르한 껍데기만 부여잡고 살 수는 없다. 우리 마을에 대한 귀속감, 자긍심을 키우기 위한 우리들의 연대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계속 희박해져 가는 문화적, 역사적, 사회적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소설구성의 3요소 생각나세요? 인물, 배경(시간과 공간), 사건요.

우리 마을에는 우리들이 살아낸 선조들의 역사와 삶의 방식, 문화 등을 공유한다. 다른 마을과 구분되는 우리만의 전설과 설화가 있으며 우리 마을 역사가 있다. 우리는 이 시간의 흐름, 우리 마을 역사를 함께 공유해야 한다. 또 공간인 마을은 산, 강, 길, 구조물 등을 함께 공유한다. 엄마가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형상으로 우리 마을을 감싸 안은 섬진강의 따스함을 우리는 느끼고 살고 있을까? 그리고 우리 마을은 풍요로움을 선사하면서도 치열함을 남겨준 광양만 앞바다를 공유한다. 다른 마을과 연결해주는 이순신대교가 있으며 푸른 솔바람으로 시원함과 마을 골골마다 끈기를 불어 넣어준 백운산이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함께 지역성을 나타내는 장소성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고민이 필요하다. 남의 것을 탐할 필요도 없이 우리 것만으로 차고 넘친다. 마주 보니 보인다. 그 마을의 기억이 담긴 다양한 장소의 경험, 과거의 광양과 함께 공유할 수 있다. 시공간의 경험, 생태적인 경험이 마을사람들과의 유대는 물론 마을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조건이다.

우리 마을을 지속가능하게 해준 세 번째는 무엇일까? 사람이다. 우리 마을 사람, 과거에서 지금까지의 우리, 우리라 명명하자. 정주의식이 없는 이방인들은 마을을 구성하지 못한다. 과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광양의 인물, 역사와 시간 그리고 공간을 공유하는 우리 마을사람이다.

지역의 공간, 시간, 사람의 구성요소가 서로 활발한 상호작용을 했을 때, 우리 마을 이야기가 되고 삶이 된다. 활기찬 마을은, 살고 싶은 마을은, 오래도록 머무르고 싶은 마을은? 마을의 역사, 볼거리, 환경, 행사, 사람들의 이야기 등 온갖 일들이 벌어지고 그러한 이야기들로 재미가 넘쳐나는 마을이다. 스토리가 없는 무미건조하고 삭막한 마을, 어느 누가 오래 머무르려고 할까? 마을 골골, 걸어 다니면서 느꼈던 것들은 서두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우리만이 공유할 수 있는 우리 마을의 역사, 자연환경, 문화에서 우리 마을의 매력을 찾는 일 그리고 그 깊이를 더해가는 일이 필요하다.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은 상품의 소비를 넘어 의미가 담긴 콘텐츠에 집중한다. 우리 마을만의 독특한 소재가 없다면 우리 마을은 지속 가능할 수 없다

지금 광양교육지원청은 마을을 담은 교육과정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마을을 알고 사랑할 수 있는 아이들을 키워내는 일, 정말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아이들의 삶을 위해서도 말이다. 이는 단지 아이들에게만 한정할 일이 아니다. 마을 구성원들에게도 필요한 교육이다. 한 발로 걷기보다 두 발로 뚜벅뚜벅, 우리 마을을 위해 지자체가, 마을이 함께 걸어 주어야 한다. 공공의 영역에서 이를 어떻게 뒷받침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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