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통학로 확보로 학생 안전 확보 해달라”

거주민“ 재산권 침해, 좁은 골목길 통학로 불필요”

중마초등학교가 좁은 골목길과 차량통행이 많은 곳에 위치함에도 불구하고 통학로를 확보하지 못해 학생들의 위험천만한 등하굣길이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인근 거주민의 반대로 공사가 중단되는 등 마찰을 빚으며 통학로 개설이 답보상태에 머물면서 사고 위험에 노출된 통학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1995년 9월 개교한 중마초는 현재 560여명이 재학 중이다. 인근 주택가와 대광1차, 2차, 3차, 주공 2차, 시영, 무등, 남양, 써니밸리 아파트가 학군에 해당한다.

중마초 학생들의 통학 안전 문제가 제기된 것은 10여년 전부터다.
학교 앞 좁은 골목길을 중심으로 원룸과 상가가 들어서며 인구 유입이 급격히 늘어났다. 비슷한 시기 학교 인근에 골프연습장이 들어서며 차량 통행량 증가도 더욱 가속화됐다.

주변 상가나 원룸 거주민 주차와 좁은 골목길 빈번한 차량 통행은 등하굣길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학부모들은 학생들이 빽빽이 주차된 차량 사이를 오가거나 차량과 뒤섞이며 등하교가 이어지자 학교 측과 광양시에 학교 앞 재정비와 통학로 확보로 학생들의 안전한 통학 보장을 요구했다.

중마초 한 학부모는 “차도와 인도가 분리됨이 당연하다. 더군다나 학생들이 통학하는 길은 어떤 곳보다 안전이 최우선인데 따로 보행로가 없어 학생들이 차와 뒤섞여 등하교하는 불안한 상황이 자주 연출된다”며 “학부모들은 매일 아이의 등하교가 걱정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장진희 중마초 학부모회장은 “중마초는 골목 안쪽에 위치해 차량이 지날 때면 학생들이 위험 상황에 노출되기 쉽고, 어린 학생들은 골목길을 뛰어다니는 등 부모로서 걱정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보행로가 확보돼 아이들이 이곳으로 통학하면 안전확보가 용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의 요구에 따라 광양시는 2010년과 2020년 두 차례 행안부 예산을 받아 중마초 통학로 개선사업을 진행했으나, 정작 개선사업에 학부모들이 강력히 요구했던 통학로는 인근 거주민들의 반대로 결국 설치되지 못했다.

광양시는 중마초 학부모와 학교 측 요구에 따라 2010년 9월 2억원의 예산을 세우고 어린이보호구역 개선사업을 대대적으로 진행했다. 그러나 인근 거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며 인도 개설을 제외한 어린이보호구역 보강작업과 학교 정문 앞 주차공간 확보 조치만 마무리됐다.

이후 시는 2019년 12월부터 지난해 5월20일까지 2억8백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다시 정비사업에 나섰다.
화단을 철거해 교문 앞을 넓히는 작업과 차선도색, 미끄럼방지 포장 등이 추진됐다.

이번에도 통학로 확보를 위한 U자형볼라드 설치가 정비사업에 포함됐지만 다시 거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결국 통학로는 확보되지 못한 채 사업이 종결됐다.
결국 미봉책으로 종결된 정비사업은 중마초 학생들의 통학 안전에 관한 문제제기가 끊이지않을 여지를 남겼다.

이상인 중마초등학교 교장은 “학부모님들의 꾸준한 통학로 확보 요구가 있어 학교도 해결 방안을 모색해 왔지만 매번 무산된 상태”라며 “인근 거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2011년 학교 앞 인도 설치와 지난해 통학로 확보 방안인 U자형 볼라드 설치를 제외된 채 나머지 정비사업만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근 거주민들은 광양시가 주민 의견을 무시하고 불필요한 예산 투입으로 통학로 설치 정비사업을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중마초 인근에 사는 한 주민은 “현재 어린이보구역 내 CCTV, 방지턱, 30km 과속단속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더불어 녹색어머니회, 시니어봉사단, 자모회 봉사단 등이 학생들의 등하교를 돕고 있어 통학로가 없다고 학생들 안전이 위협 당할 정도는 아니”라며 “좁은 도로에 통학로까지 만들게 되면 인근 원룸단지와 상가의 원활한 교통 흐름 방해와 상권침체로 이어진다. 이것은 주민의 재산권 침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반드시 통학로가 필요하다고 건의하는 학부모와 학교 측 입장과 주민들의 불편함과 재산권 침해는 고려치 않느냐는 거주민의 의견이 대립하면서 사업 추진이 원활치 않았다”며 “통학로 설치를 추진하려 예산 편성까지 했지만 거주민의 강력한 반발을 무시하고 사업을 강행할 수 없어 결국 통학로 설치가 무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마초는 여전히 재학생이 통행 차량과 뒤섞이고 길게 주정차 된 차량 사이를 오가며 걷는 불안한 등하굣길 풍경이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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