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쓰레기매립장 추가 조성에 유탄 맞은 광양

4곳 후보지 중 서면 구상·건천마을 포함에 화들짝

생활쓰레기 대란을 막기 위해 고심에빠진 순천시가 클린환경센터 건립에 나선 가운데 광양지역과 접경을 이루고 있는 서면 구상과 건천마을 일대를 건립예상지 중 한 곳으로 고려한 용역을 추진 중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광양시민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서면 구상리와 인접한 광양읍과 봉강면민들을 중심으로 ‘순천시 구상·건천지역 쓰레기매립장조성 반대추진위원회’를 결성하는 등 반대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 순천시는 1일 190톤의 쓰레기 폐기물을 왕조동 매립장과 승주 자원순환센터에서 처리하고 있으나 폐기물 처리가 포화상태여서 추가 폐기물처리시설을 고민 중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승주자원순환센터가 큰불로 가동이 멈춘 상태다.

여기에다 왕조동 매립장 역시 사용 기한이 2년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순천시는 소각시설을 갖춘쓰레기매립장을 추가 건립키로 하고 대상지 245곳 중 주암면 1곳 부지와 월등면 1곳, 서면 2곳 등 4곳을 선정해 용역을 추진 중이다.

순천시는 장소가 선정되면 국비 등 1200억원을 투입, 2023년착공해 2026년부터 시설 운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그러나 용역 대상지역 주민들의 반대집회가 지속되면서 추진에 난항을 겪고있는 가운데 광양지역에도 때아닌 유탄이 떨어졌다.

순천시가 대상지로 예고한 서면 구상과 건천마을이 광양과 접경을 이루고 있는 지역이어서 피해가 예상된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있기 때문이다.

서면 구상과 건천마을은봉강면 석사리와 인접해 있는 광양과 순천의 경계지역으로, 구상마을의 경우 석사리와 1.8km에 불과하고 건천마을 역시 2.8km에 불과해 소각에 따른 대기오염피해는 물론 침출수 처리에 따른 서천등 하천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는 게 광양시민들의 목소리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뒤 봉강면과광양읍 사회단체는 지난달 24일 각각 비상대책회의를 가진 데 이어 하루 뒤인25일 광양읍사무소 대회의실에서 연달아 대책회의를 가지는 등 대응책 마련에속도를 내고 있다.

▲ 광양읍과 봉강면 사회단체가 서면 구상과 건천마을이 순천시 쓰레기매립장 후보지에 포함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광양읍사무소 대회의실에서 대책회의를 갖고 있다.

이정찬 광양읍발전협의회 추진위원장은 이날 “순천시가 광양과 인접한 서면구상과 건천마을이 포함된 쓰레기매립장 추가 조성용역을 추진하고 있다는 갑작스러운 소식이 날아들었다”며 “반대대책위원회 구성 등 광양읍과 봉강면민들이 공동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노신 광양시의회 의원은 “서면 구상과 건천마을 일원에 쓰레기매립장을 조성하겠다는 순천시의 용역은 법률적 상식을 넘어서 인륜적인 차원에서 용납되지 않는 일”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지형적으로 봤을 때 서면 구상과 건천마을은 광양과 접경을 이루고 있는 지역이어서 사실상 광양지역에 폐기물 매립장을 만드는 일”이라며 “현재도구상지역에 비점오염원들이 많은 데도하수시설을 갖추지 않아 홍수기나 장마철 많은 오염물질이 서천으로 유입되는상황”이라고 전했다. 구상천이 서천의지류라는 점을 상기시킨 것이다.

그러면서 “이들 지역에 쓰레기매립장을 조성하면 매립침출수가 고스란히 서천으로 유입될 수밖에 없는데 이는 후손에게 큰 짐을 지우는 일이 아닐 수 없다”며 “동서천 생태계를 지키는 게 광양을지키는 것인 만큼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순천시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박의원은 “순천시가 광양과 인접한 구상과건천마을에 대규모 쓰레기매립장을 짓는다면 이는 광양만권 도시 간 동반자적관계를 파괴하는 일”이라며 “순천시는광양시에 피해를 끼칠 수밖에 없는 행정행위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재희 환경과장은 “파악하기로는 순천에서조차 대상지로 예정된 지역민들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 대상지를 정하지 못한 상태로 알고 있다”며 “쓰레기매립장이 필요시설이긴 하나 지가 하락 등에대한 우려도 큰 데다 구조적으로 이들지역에서 발생하는 침출수는 구상천을통해 서천으로 유입될 수밖에 없다. 서천은 우리의 젖줄이라는 점에서 상황을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참석한 사회단체 대표들은 ‘순천시 구상·건천지역 쓰레기매립장 조성반대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반대운동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특히 당장 반대 현수막을 내걸고 조속한 시일 내에 반대성명을 발표하는 등 시민홍보에 나설 방침이다.

더나가 순천시청 항의방문 등 순천시를 직접 압박하는 등 구상과 건천마을이 쓰레기매립장 조성대상지에서 제외될 때까지 집단행동을 예고한 상태다.

광양시와 광양시의회 역시 이들 지역쓰레기매립장 조성에 반대하는 입장을분명히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용역 결과이들 지역이 최종 후보지로 결정될 경우정치적, 행정적 갈등도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허석 순천시장은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클린업환경센터가 들어서는 인근 주민들에게 가구별 지원금을처리시설 존속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며 “300m 내 마을에는 세대당 매월 200만원, 500m 내 마을에는 가구당 매월 100만원을 주겠다”고 밝혔다.

입지가 결정되면 반대를 무릅쓰고라도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한편광양시와 순천시는 광양만권 3개시 통합문제와 순천공대 광양유치, LF아울렛광양점 건립, 인구정책 등 지역현안 문제를 둘러싸고 매번 갈등을 빚은 바 있어 이번 쓰레기매립장 문제가 또 다른지역갈등의 불씨를 제공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이 만만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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