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햇살이 가득하던 89년 오월의 어느 날.
어머니께서는 사진기를 장만한 기념으로 우리 3남매를 불러 모아 사진 한 장을 찍어주셨습니다. 그땐 소풍이나 여행 때 사진 한 장 찍고 싶어도 집에 사진기가 없어 이집 저집 빌리러 다녔던 기억이 나네요. 우리 사진기로 찍은 첫 우리 사진.

어른이 되어 한 번씩 이 사진을 볼 때마다 그때 그 시절 속 공간에 있는 듯 한 느낌에 마음한편이 포근해 지는 걸 느낍니다.

하지만 입고 있는 파란 추리닝은 왜 이렇게 촌스럽게만 보이는지... 그땐 형편이 어려웠던 때라 입고 있는 옷도 모두 사촌언니들한테 물려받은 것들뿐이었네요.

봄이 오는 길목, 어느새 사진 속 어린 나와 같은 나이가 된 우리 아이들... 저도 엄마처럼 오늘은 우리 쌍둥이들 사진 한 장 찍어줘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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