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성의 날은 1908년 미국의 여성 섬유노동자들이 정치적 평등권 쟁취와 노동조합 결성,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날을 기념하기 위해 1910년 독일의 노동운동 지도자 클라라 제트킨이 제창한 날이다.

시민신문은 오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20대부터 50대 여성들이 모여 사회 전반적인 현상에 대해 대담회를 열었다. <편집자 주>



최초로 여성 대통령이 취임했는데,
여성 대통령에 대한 기대는 있는지
▲ 김계순 씨
김계순=전 여성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별로 하지 않아요. 결혼 전 아가씨였다면 대통령에 대한 생각이 달랐을지 모르지만 결혼을 하고 한 아이의 엄마로 살다보니 그런 것 같아요.

지금의 대통령은 평범한 여성으로서의 삶을 살지 못했기 때문에 엄마로서 아내로서 육아에 대한 일을 잘 하실 수 있을지.. 지금 여성이나 육아 쪽으로 관심을 가지고 많이 하시는데 가식적으로 하는 건 아닌지.. 이제 시작이라 앞으로 쭉 지켜봐야겠지만 정해진 예산을 가지고 여성이든 육아든 현명하게 잘 하셨으면 하네요.

김향아=한 나라의 대통령은 여성이나 남성이냐는 중요하지 않아요. 정치적 경력을 보고 한 나라를 믿고 맡길 수 있느냐가 중요
▲ 강주희 씨
하다고 생각해요. 이번 여성 대통령의 경우 대통령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 이것저것에 대한 정보는 많겠지만 정치는 혼자서 하는 게 아니잖아요. 한 분이 많이 보고 배워 안다고 한들 그건 바탕일 뿐이죠. 주변에서 실질적인 일을 보는 사람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최향희=전 대통령에 대해 불안하기도 해요. 저희처럼 다양한 경험을 하며 평범하게 살다 대통령이 된 게 아니라 한 평생 외길 인생만 사셨는데 간접 경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 될 수 있을지 의문이네요.

김향아=요즘 독신여성, 전문적 커리어를 가지고 싶어 하는 여성들이 많잖아요. 그런 면에선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요. 유아나 가
▲ 김향아 씨
정 쪽으론 부족해도 젊은 여성의 직업이나 사회생활 등 경제 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에서는 나아지지 않을까.

양영자=한 나라 대통령으로 어떤 일을 추진하지 못하고 숨어있을까 걱정은 되네요. 보통 사랑받으면서 평범하게 자란 저희와 달리 대통령인 아버지 밑에서 항상 조심하고, 아버지 죽음도 평범하지 않았기에 이런 저런 압박감이 있을 것 같아요.

강주희=지금의 대통령이 아닌 저희처럼 평범하게 자라 아내로서 엄마로서 역할도 해본 평범한 여성이었다면 생각이 많이 다르지 않을까 생각해요.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아는 분이라 그분의 이미지가 각인돼버렸기에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면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여성대통령이 당선됨에 따라 사회나 가정, 국가
▲ 최향희 씨
적으로 여성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질 것 같아요.

노명선=일을 처리하는데 있어 여성들이 남성에 비해 섬세하고 꼼꼼한 면이 많잖아요. 그런 면에선 여성들이 환호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요.

광양의 문화생활에 대해서는 어떤지
김향아=문화생활을 누릴 수가 없어요. 영화를 보기 위해 차를 타고 순천까지 가야하고, 서점도 적고.. 그나마 다른 지방에 비해 시립도서관이 잘 되어 있는 것 같아요. 책도 많고 신규 책 신청하면 바로 나와 볼 수 있고. 하지만 우리보단 청소년들이 이용할 문화공간이 너무 없는 것 같아요. 아이들은 방과 후 학원이나 피시방 등을 이용하잖아요.

▲ 노명선 씨
김계순=백운아트홀이 있어서 영화관이 생기기 힘든 것 아닌지.. 영화를 좋아하다보니 자주 이용하는데 화질도 좋고 인기 영화도 무료로 볼 수 있고 외식도 할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또 차가 있으니 순천, 광주 가서 영화도 보면서 쇼핑도 하고 와요.

노명선=순천이나 광주까지 굳이 차를 이용해 가는 건 단순히 영화를 본다는 것보단 문화에 대한 기반시설을 사려 간다고 생각해요. 영화를 보면서 차도 마시고 쇼핑도 하고 한 곳에서 다양한 문화를 누릴 수 있는 분위기와 편안함이 있잖아요.

최향희=문화공간이 들어선다면 서비스 질을 많이 높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 양영자 씨
단순히 영화만 보는 곳이 아닌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해 문화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광양의 교육환경은 어떤지
강주희=광양은 조용하고 살기는 좋은 것 같아요. 마음도 느긋해지고 하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조금 걱정은 되요. 대도시와 비교해 보고 듣고 배우는 게 틀리잖아요. 대도시 아이들은 습득하는 것도 빠른 것 같고 조금 뒤처지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요.

최향희=한 아이의 엄마로서 교육수준이 조금 낮지 않나. 대도시나 지방이나 아이들은 다 똑같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가르치는 방법이나 지도부분이 도시와 비교했을 때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아이들을 교육하는 사람들도 전문자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김향아=학업위주의 교육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도시에서 생활한 아이들과 지방에서 생활한 아이들은 감성적으로 차이나 나요. 느끼고 보고 생각하는 차이가 많더라고요.
하지만 교육을 생각하면 도시로 가야할 것 같고, 인성을 생각하면 지방이 맞는 것 같고. 교육은 너무나 어려운 고민인 것 같아요.

여성으로서 바라는 점이 있다면
김향아=여성들이 살기에 안전했으면 좋겠어요. 원래 무서움이 많은데 날이 갈수록 범죄가 늘고 힘없는 여성들이 살기에 안전하지 않은 게 현실이네요. 밤길도 무서워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집에 들어가 밖으로 나가지를 못해요. 혼자 살다 보니 부모님이 걱정도 많이 하시고 범죄 없는 안전한 나라가 됐으면 좋겠어요.

양영자=여성들의 급여가 너무 적은 것 같아요. 전문직 여성 외에 일반적인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들을 보면 일하는데 반해 보수가 너무 적은 게 현실. 여성의 지위가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진 보수 면에선 나아지는 게 없는 것 같아요.

강주희=임신하면 직장을 그만 둬야 하는 것. 지금은 많이 변해 출산휴가가 어느 정도 정착되고 있지만 휴직을 하면 동료에게 부담을 주고 업무에 복귀할 때 ‘감’이 떨어질 것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대부분 여성들은 눈치가 보여 사직서를 내고 나오는 경우도 더러 있더라고요.
또 이혼율이 급증하고 있잖아요. 황혼 이혼도 많지만 결혼하고 4년 이내 이혼율이 높다고 하더라고요. 결혼하기 전에 남녀를 위한 교육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노명선=저도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제도가 많이 현실화 됐으면 해요. 많이 정착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현실적으론 많이 개선되지 않는 것 같아요. 심지어 여성들은 임신 사실을 숨기고 말을 안 하는 경우도 있어요. 출산 장려만 하지 말고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 주는 게 필요할 것 같아요.

최향희=노후문제가 상당히 걸려요. 말로만 하던 100세 시대가 현실로 다가왔잖아요. 중년부부가 얼굴만 쳐다보고 있기는 힘들잖아요. 일을 하면서 나의 존재감도 느끼고 삶의 안정을 느끼는 거 아닌가요. 일자리를 창출해 나이 드신 분들에게 노후 준비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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