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종렬의 쉴만한 물가

▲ 라종렬 광양사랑의 교회 목사
꽃피는 봄을 누가 가장 간절하게 기다릴까요? 봄을 기다리지 않는 사람은 추위와 연관된 사업하는 사람 외에는 아마도거의 없을 것입니다.

배고픈 사람들에겐 먹을 것이 많아 좋고, 농부들에겐 씨 뿌리는 계절이어서 좋고, 추위에 난방비 걱정 많은 주부들에게는 따뜻해서 좋고, 아이들은 밖에 나갈 수 있어 좋고, 나들이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천지가 꽃이 피어 화사해서 좋고... 그래서 누군가는 봄을 처녀라 했을까요?‘ 봄처녀’ 생각만 해도 맘이 설레입니다.

며칠 전 중국 동북성에 갈일이 있었습니다. 비행기를 한참 타고 가다 창밖을 보는 순간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온통 눈 덮힌 산하가 보인 것입니다. 순간 겨울에 밖에 나오긴 처음이구나 생각했습니다. 도착해서 그곳에 겨울이 6개월이란 얘길 들었을 때 그들이 왜 그리 마음이 굳어 사는지 조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북녘의 동포들이나 오래전에 피난 와서 동북산성들에 사는 동포들이 얼마나 꽃피는 고향을 그리워했을까도 그 마음이 헤아려 졌습니다. 동토(凍土)에 살면서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 피던 그 남녘 고향의 봄이 얼마나 그리웠을까요.

그런 마음들이 지명을 만들었을까 생각되는 장춘(長春), 그리고 햇볕이 그리웠는지 심양(深陽)이라 하는데도 있었는데 그곳엔 양광(陽光)이라는 보험회사도 있었습니다.

빼앗긴 조국에 봄이 오길 얼마나 간절히 기다리며 살았을지... 새삼 꽃피는 봄, 햇볕 마을 따뜻한 곳 광양(光陽)에 살고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던지요.

형형색색의 꽃이 피길 기다리며 봄을 만끽하려는데 여기저기 어색한 선거용 걸개들이 눈살을 찌뿌리게 합니다. 몸에도 완장처럼 띠를 두르고 사람들 많은 곳을 기웃거리는 사람들을 봅니다.

누구보다 이 봄을 기다렸을 분들. 하지만 정말 얼어붙은 민(民)의 마음에 봄을 가져오게 할까요? 지난 4년도, 그리고 지난 겨울도 너무 많이 추웠습니다.

꽃 안 피는 4월 없고, 보리 안 피는 5월없다 했는데 이번 4월엔 이 나라에 정말 꽃피는 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설레이는 마음 가득 그 봄을 간절히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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