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주 진보당 광양시위원회 위원장

▲ 유현주 진보당 광양시위원회 위원장

‘안 해 먹은 놈이 없을거야. 진보당이 잡으면 좀 달라지려나?’요새 사람들을 만나면 흔히 듣게 되는 얘기다. 워낙 부동산 투기 문제가 뜨겁다 보니 최고의 화제도 역시 부동산이기 때문이다. 급기야 광양시장 관련 의혹까지 불거져 오랜만에 광양이라는 지명이 중앙뉴스에 며칠째 등장했다.

LH 사태가 온 국민을 분노로 들끓게 만들더니, 관련 부서 공무원의 부당한 행위까지 드러나 정치권은 이 사태를 수습하기에 급급한 것 같다. 그런데 그 수습이라는 것이 추락하는 집권여당 지지율을 유지하기 위한 것인지, 국민들의 분노를 헤아려 부동산 근본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려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만약 앞의 이유라면 국민들은 더 큰 철퇴를 내릴 것이다. 대책을 내놓기는커녕 상대방 깎아내리기에 혈안이 된 야당에게도 마찬가지일터.

이런 일이 지금에만 일어난 것은 아닐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한다. 관행처럼 눈감아주던 그들 소수만의 리그가 이제 한계에 도달해 드러난 것일 뿐. 더구나 ‘공정’을 강조하던 이 정부에서조차 이런 일들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음에, 계속되는 부동산 정책 실패에, 코로나까지 겹쳐 더 분노했을 것이다.

지금은 부동산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부동산은 땅과 집(건물)이다. 오래전부터 내 땅과 내 집을 갖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삶의 목표 중 하나였다. 소작농으로 살던 농민들은 ‘한 평이라도 내 땅’에서 정성껏 농사를 짓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도시인들은 고향 떠난 외로움과 셋방살이 서러움을 내 집 마련이라는 꿈으로 위안 삼았을 것이다.

농민들의 작은 소망은 해방 후 토지개혁으로 어느 정도 이루어지는 듯했지만 지금 농촌에는 여전히 임대농이 넘쳐난다. 87년 민주화투쟁과 노동자대투쟁을 거치며 노동자들의 소득이 올라가고 내 집 마련이 쉬워진 것 같았지만 지금 도시에서 내 집 갖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부동산 정책 실패는 이런 소박한 국민들의 소망을 져버렸기에 더 큰 상실감과 분노를 자아냈다고 생각된다.

땅은 영원한 것이고, 사실상 누군가의 소유가 된다는 것이 이상한 일이다.

그런데 왜 지금 땅은 투기의 대상이 되고. 집은 돈벌이 수단이 되었을까. 열심히 일해도 내 땅을 가질 수 없고, 숨만 쉬고 모아도 작은 아파트 하나 장만하려면 20년 이상이 걸린다는데 우리들은 어떤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 땅을 가진 자들이 더 많은 땅을 갖게 되고, 다주택 보유자가 더 많은 집을 갖게 되어 불로소득은 점점 늘어나는데 그럴 수 없는 서민들은 억울하기만 하다. 불평등이 심화되고 세습되는 이 사회구조를 깨지 않으면 부동산 문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토지공개념과 제2의 토지개혁이다. 과감한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공직자는 주거용 1주택 외에 어떤 토지도 소유하지 못하도록 공직자 ‘부동산백지신탁제’를 도입하면 어떨까.

주택청을 신설해 토지는 공공소유를 원칙으로 하고(국유화하고), 국가가 집을 지어 민간주택 3분의 1 가격으로 공급하면 어떨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3주택 이상 소유를 금지하며. 3주택 이상은 일정기간 안에 처분하도록 하고 그 기간이 지나면 국가가 매입해 공공주택으로 공급한다면?
농지는 농사짓는 사람만 소유하게 한다면?

부동산 보유세 등 부유세를 강화해 불로소득을 환수할 수 있도록 세제개편을 한다면 어떨까.

이것이 부동산 문제, 자산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한 진보당의 1차 상상력이다. 이미 다른 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제도도 있으므로 실현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자산 불평등, 이 불평등이 세습되는 사회구조를 하루빨리 바꿔보자. 그 힘은 분노하고 자각한 민중에게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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