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반짝 여행칼럼 -25

▲ 컬쳐메이트 이영석 여행전문가
예전에 필자의 아파트 현관에 수상한 전단지가 붙어있었다.
부산과 거제도를 잇는 거가대교 개통에 즈음하여 1일 버스관광객을 모집하는 내용인데, 필자 또한 여행사를 경영하고 있는 터라 자세히 문구를 읽어보다가 깜짝 놀란 적이 있었다.

‘거가대교 개통 어른신들 특별 할인’라는 제목으로 1일 전세버스 비용 포함, 점심식사비 포함, 일체 다른 비용 추가 없이 1인당 1만원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순계산으로 광양에서 부산까지 전세버스 차량을 빌리는 비용만도 상당할텐데 ‘어떻게 1인당 1만원을 받아서 식사비용까지 여행상품에 포함시킬수 있을까?’가 의심스러워 전단지를 배포한 곳을 유심히 살펴보게 되었는데 바로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주관한 단체나 여행사 이름이 없고 그냥 핸드폰 번호만 명시되어있기 때문이다.
경로 효잔치 차원에서 어르신들에게 특별한 가격에 여행을 시켜드리는 것이 아니라 어르신들을 모시고 거가대교를 다녀오면서 돌아오는 길에 제약회사나 의료 보조품 판매점 등의 두서너 곳을 추가로 더 방문하는 일정인 것이다.

즉 일명 약장사를 목적으로 한 호객행위인 것인데 이 일정으로 다녀오신 분들 중에는 분명히 약품이나 의료 보조기구를 구입한 분들이 있을 것이고 바로 그 판매 매출을 가지고 차량비나 식사비를 충당하는 구조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만일 이전단지를 통해 1일 관광을 가신 어르신들께서 ‘우리는 제약회사나 의료 보조 판매점은 가지 않고 만일 간다 하더라도 아무것도 사지 않겠다’라고 말씀한다면 이 버스상품을 판매한 곳에서는 어떻게 할까?

아예 타박을 하며 출발을 하지 않거나 만일 출발을 하더라도 비용을 추가로 더 요구할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 해외여행상품에서도 이러한 상황은 똑같이 연출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독자들이 다녀왔던 중국으로의 여행일정 중에서 불편했던 쇼핑의 기억을 반추해 보시길 바란다.
차량이 도착하여 가장 먼저 품질보증서라며 나눠 주었던 목걸이.

그리고 ‘나는 살게 전혀 없으니 차량에서 내리지 않겠다’고 하면 현지 가이드의 인상이 굳어지거나 아니면 ‘살게 없어도 구경만이라도 해 주세요’라고 난처한 표정으로 애걸(?)하던 기억들.

그리고 막상 쇼핑샵에 입장해서는 고객들이 자유스러운 쇼핑이 아니라 미리 준비된 방에서 20분 이상의 시간을 상품판매원에게 설명을 들어야 하며, 구입할게 없어도 쇼핑샵에서 나오지 못하고 거의 1시간 남짓의 시간을 채우고서야 밖으로 나올 수 있었던 불편한 진실의 기억들.

그 이유는 앞서 언급했던 국내의 쇼핑관광과 별반차이가 없다.
너무 직설적인 표현으로 해외여행에서 이뤄지는 옵션과 쇼핑 등의 어두운 실체를 파헤친 ‘해외여행의 불편한 진실’편이 이번 호를 마지막으로 끝맺음을 하려한다.

이번에 다룬 내용들은 필자도 여행업을 경영하면서 소위 함부로 열어서는 안되는 판도라의 상자였다.
동종업계에 계신 분들이 이 칼럼을 보시면 ‘평소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왜 이러는 걸까요? 해외여행의 불편한 진실’은 여행을 앞둔 고객들의 현명한 선택만으로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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