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둔치에 숲, 큰물에는 견디지 못할 것”

시 “둔치 특성 고려, 습에 강한 나무 식재”

광양읍 동천변 일원의 미세먼지차단 숲 조성사업을 두고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여름철 비가 많이 오면 물에 잠길 게 뻔한데 그곳에다 숲을 조성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시는 둔치의 특성을 고려해 습기에 강한 수종을 심음으로써 문제가 없도록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광양읍 동천 제방 도로변에 식재된 왕벚나무와 더불어 녹음수 등 경관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쾌적한 생활환경과 친수공간 조성을 위해 나무를 추가로 심는다.

‘동천변 일원 미세먼지차단 숲 조성사업’으로 동천변 2.5km 구간에 나무를 심는데 드는 사업비는 모두 16억6100만원이다.

▲ 동천변 일원 미세먼지차단 숲 조성을 위해 기반조성용으로 반입된 토사.

수목 식재는 △둔치(고수부지)에 느티나무 166주, 푸조나무 83주, 황금수양버들 65주 △목성지구 주변(유휴지)에 느티나무, 대왕참나무 등 6종 494주 △남해고속도로 법면에 가시나무 82주, 왕벚나무 13주를 계획하고 있다. 또 흙 콘크리트포장 3968㎡, 조경석과 옥외용 벤치 31개소 등도 함께 설치된다. 이를 위해 현재 동천변에는 기반조성용 토사반입(680㎥)이 진행 중이다.

이처럼 미세먼지차단 숲 조성사업이라는 공사 안내와 함께 동천 둔치에 토사가 반입되면서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이 의아해하고 있다.

하천 둔치에 숲을 조성한다는 게 얼른 이해가 가지 않기 때문이다.

광양읍에 사는 한 시민은 “동천 둔치는 조금만 비가 많이 내려도 침수가 되는 곳이다. 이곳에 숲을 조성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물에 잠기지 않게 하려면 많은 성토로 지반고를 높여야겠지만, 그마저도 큰물에는 견디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둔치에 많은 나무까지 있어 쾌적한 친수공간이 조성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다른 어느 지역을 봐도 침수가 되는 둔치에 숲을 조성한 예는 찾기가 어렵다”며 “이에 대한 대책 마련 후 사업이 진행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 둔치에 반입된 토사에 큰 돌멩이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시민은 동천변 기반조성용으로 반입된 토사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둔치에 반입된 토사를 보면 큰 돌멩이가 너무 많아 나무를 심을 수 있는 흙인지 의심스럽다”며 “과거 하천 정비 사업을 마무리하며 잔디를 심을 때도 흙에 돌멩이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 있어 돌멩이를 골라냈는데, 같은 잘못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양시 관계자는 “목성지구 도시개발과 함께 많은 시민이 즐겨 찾는 장소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동천변에 녹지공간이 부족하다는 민원이 있어 생활밀착형 숲 개념의 미세먼지 차단숲 조성사업을 검토하게 됐다”며 “둔치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해 습에 강한 나무를 심어 친수공간과 녹음을 줄 수 있는 숲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초기 반입된 토사가 잘못 들어와 시행사에 시정을 요구한 상태”라며 “시행사에서도 이를 인정하고 토사를 교체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는 생활권 미세먼지 유입 차단과 쾌적한 녹지공간 조성을 위해 올해 경전선 폐선부지 4ha(운전면허시험장 앞, 유당공원 앞), 동천변 2ha, 국지도58호선 1ha 등 미세먼지차단 숲을 7ha 조성한다.

미세먼지차단 숲은 노후산단과 폐기물처리장, 생활권 주요 도로변 등에서 발생된 미세먼지가 주거지역으로 유입되는 것을 억제하고, 깨끗한 공기를 도심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광양시 관계자는 “광양읍 유당공원, 운전면허시험장 인근 폐선부지와 동천변 일원 7ha에 숲이 조성되면 유당공원에서부터 순천 경계 동일터널까지 폐선부지 약 4km가 녹지축으로 연결돼 시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양한 유형의 도시숲 조성으로 녹색 친화적인 생활환경과 생태적 환경성을 높이고, 시민에게 상쾌한 공기 공급과 쾌적하고 안정적인 생활권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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