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지역史연구회 ‘마로희양’ 창립기념 특강

남한 最古·最高의 ‘광양현 건대산봉수 음청일기(1805)’ 발굴 공개

이은철 광양지역史연구회 ‘마로희양’ 대표의 ‘마로희양’ 창립기념 특강 ‘광양 건대산봉수 음청일기 연구’가 오는 26일 19시 구봉산전망대 홍보관에서 열린다.

광양지역사연구회 ‘마로희양’(대표 이은철)은 지난 3월 결성된 광양의 지역사를 연구하는 모임이다. ‘마로희양’은 광양의 삼국시대 지명 ‘마로’와, 통일신라시대 지명 ‘희양’을 딴 것이다.

이은철 대표는 이날 광양의 건대산(구봉산의 조선시대 명칭)봉수의 운용 상황을 보여주는 ‘광양현 건대산봉수 음청일기(1805)’ 1점을 공개하는 특강을 진행한다.

조선시대 봉수의 운용과 보고는 일기 형식으로 거행됐다. 이들 일기는 대부분 음청일기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으며, 지난달의 일기 상황과 봉수 근무자의 성명을 다음 달 초에 상부기관에 보고한 내용을 담고 있다.

지금까지 학계에 공개된 음청일기는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한국학중앙연구원, LH 토지주택박물관 등에 23점 소장돼 있다. 이들 자료를 도별로 살펴보면 함경도 1점, 황해도 4점, 충청도 2점 ․ 경상도 15점, 전라도 1점이다. 안타깝게도 현전하는 음청일기 23점 중 발신과 수신 기관, 작성 연월일, 봉수 근무자, 기상 상황 30일(29일) 전부를 갖춘 자료는 10점에 지나지 않는다.

광양지역사연구회 ‘마로희양’이 공개하는 ‘광양현 건대산봉수 음청일기’는 순조 5년(1805) 음력 4월 1일 광양현감 이시명이 전라좌수사에게 전월인 3월의 날씨 상황과 봉수 근무자를 보고한 일기이다. 작성 시기를 기준으로는 1804년에 제작된 함경도 무산진 음청일기에 비해 1년 늦은 1805년에 작성된 자료다. 남한만 한정한다면 가장 오래된 음청일기다.

▲ 건대산봉수 음청일기

그동안 전남의 유일한 음청일기는 ‘해남현 관두․황원 음청일기(1877)’ 1점이었다. 이번에 공개되는 ‘광양 건대산봉수 음청일기’는 해남현 음청일기에 비해 시기적으로 72년이나 빠를 뿐만 아니라, 날씨기록과 봉수 근무자의 이름이 아주 자세하다.

1805년 음력 3월 한 달간의 날씨가 날짜별로 맑고 흐린 상태, 바람의 세기와 방향까지 정확하게 기록돼 있다. 특히 봉수 근무자의 이름은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통용되지 않는 우리나라 고유한자를 사용하고 있어, 1800년대 초반에 광양에 거주하였던 주민들의 실제 이름을 보여주고 있어 주목된다.

이은철 대표는 “봉수는 변방의 위급한 상황을 중앙에 신속히 보고하기 위한 옛 군사 통신 수단이었으나, 실상 역사 속에서 적의 침입이 있었을 때 그 역할을 제대로 한 적은 별로 없었다”며 “오히려 국태민안의 시절에 나라의 평안함을 알리는 심리적 효과가 더욱 컸다. 그래서 평상시에 올리는 1거를 ‘평안화’라고 불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광양 건대산봉수 음청일기 연구’를 통해, 1805년 3월 조선의 변방 광양 건대산봉수에서도 날마다 평안화가 피어올랐음을 볼 수 있었다”며 “비록 백성의 입장에서 가장 혹독한 세도정치가 막을 여는 시기였지만, 광양의 봉수군들은 묵묵히 맡은 바 임무를 다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번 특강을 통해 건대산봉수의 실제 운용 상황을 실증적으로 이해하고, 조선의 봉수제도에서 건대산봉수가 지니는 의미를 자리매김해보고자 한다”며 “아울러 광양 시민들이 지역 역사에 대해 자긍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특강은 코로나19 상황으로 참석자의 숫자를 제한함에따라 특강 참석을 희망하는 사람은 반드시 광양지역사연구회 ‘마로희양’에 사전 신청(연락처 010-4520-6833)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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