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한결 광양중학교 2학년

신념이란 무엇일까? 나는 지금까지 신념을 가진 일이 없기에 이런 질문을 처음 던진다. 글자에 대한 사전적 의미만이 아니라 내가 어떤 신념을 가져야 옳은지, 어떤 잘못된 신념을 가지지는 않았는지에 대한 답을 알고 싶은데 지금은 사전적 의미밖에 아는게 없다. 신념을 가져본 적이 없는 데다가, 무슨 일이 생기면 조금 하다가 얼마 안가서 거의 포기해 버리기 때문이다. 이런 습관을 고치고 싶은데 포기가 왜 그렇게 빠른지 모르겠다. 심지어 하기도 전에 즉시 포기해 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태도를 봐서는 참으로 내가 나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진짜 신념은 무엇인지, 올바른 신념은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알게 된다면 달라지지 않을까?


신념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대상이나 목표에 대하여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 자신들이 무엇에 대해 옳다고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도 신념이 될 수 있다. 히틀러의 유대인 말살에 대한 것이나, 갈릴레이의 지구가 둥글다고 믿는 것도 그들만의 신념이 있기에 가능했다. 내게는 없는 신념이기에 내 삶의 태도는 유령처럼 떠도는 자세로만 보인다. 무엇을 시작하면 끈기 없이 포기하는 일이 단점으로 더욱 강화되어 내 삶을 악화시킬 수도 있을 것 이다. 삶의 설명서, 지침서로 삼고 싶을 정도로 올바른 신념을 배우고 싶은데 쉽지 않을 것 같다.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에 치우친 잘못된 신념도 존재하니 말이다.


편견에 쏠린 신념은 자신의 삶이 잘못된 길로 걸어가도 깨닫지 못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오히려 피해를 줄 수 있다. 특히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거나 사회 지도층,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잘못된 신념을 가졌다면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히틀러를 꼽을 수 있다. 히틀러는 유대인만 다 없애면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독일인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신념을 대중 앞에서 연설하며 수많은 유대인을 학살시키고 선한 독일 국민들마저 자괴감에 빠트렸다. 히틀러의 행적에 동조해서 그저 명령이기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던 잘못된 신념을 헤아릴 생각도 안 한 아이히만도 그릇된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다. 옳고 그름을 판단할 스스로의 신념이나 가치관을 갖추지 못했던 인물이었다.


일제강점기의 대표적인 애국지사인 만해 한용운 선생님은 위에서 말한 사람들과는 정반대인 인물이다. 한용운 선생님은 광복이란 신념 하나로 일본의 것을 거부했으며, 지옥 같았을 감옥 생활도 꿋꿋하게 버텼다. 그리고 3‧1 운동의 민족 대표 중 한 명으로 들어가서 독립운동을 주도하고, 창씨개명도 하지 않았다. 한용운은 자신의 집이었던 심우장을 남쪽에 지으려고 하자, 조선총독부가 보기 싫어 북쪽으로 지어달라고 하고, 친구가 창씨개명을 하자 절교할 정도로 일본에 대한 확고한 태도를 보였다. 가장 존경하는 인물인 안중근 의사 역시 올바른 신념이 확고하게 선 분이셨다. 안중근 의사는 젊은 나이에 이토히로부미를 하얼빈역에서 사살함으로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지만,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한 신념으로 일 본인들에게까지 감화를 주셨다.


히틀러나 아이히만의 궁극적인 목표는 국가를 살리겠다는 허울로 잘못된 신념을 가졌다는 점이고, 독립운동가들은 시간이 지나도 그 업적이 훼손되지 않고 우러러보는 이들이 많다는 게 다르다. 극단적인 신념은 대중에게 비판의 대상이 되고 정의롭고 올바른 일을 선택한 선한 신념은 시간이 지나도 대중들에게 감화를 끼친다. 신념은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결정 짓게 만드는 중요한 삶의 태도이다. 청소년인 현재 스스로 생각해도 바람직한 신념은 무엇인지 찾지 못했고 어떤 올바른 삶의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깨닫지 못했다. 동전의 양면성처럼 신념에도 두 얼굴은 존재한다. 길을 볼 수는 없지만, 양면성이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잊지 않는다면 좋은 신념을 찾아 삶의 지침서로 삼아 죽을 때까지 실천한다면 적어도 비난은 받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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