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력 상승 앞세워 전남 3경기 만에 선두 탈환

올 들어 가장 시원했다.

특히 올해 새로 영입한 브라질 출신 외국인 용병 발로텔리는 3차례 골 세례를 퍼부으며 한국리그 진출 이후 첫 해트트릭을 기록, 전남에 완전히 녹아든 모습을 선보이면서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게 만들었다.

전남은 지난 5일 6월 첫 경기 상대인 서울 이랜드를 꺾고 다시 선두를 탈환했다. 조직력과 골 결정력까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전경준 감독 취임 후 단 한 번도 승리를 챙기지 못한 이랜드를 3대 0으로 완파하는 기쁨도 함께 맛봤다.

특히 발로텔리는 이날 중원과 최종 수비라인에서 길게 보내준 볼을 넘겨받아 이랜드의 최종 수비를 완벽히 무너뜨리면서 값진 승리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전남은 이날 홈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15라운드 이랜드와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발로텔리의 활약에 힘입어 3대 0으로 승리했다. 지난달 17일 12R 안산전 승리 이후 3경기만의 승리다.

안산전 승리로 사상 첫 K리그2 단독 1위에 올랐던 전남은 이후 치러진 2경기에서 1무 1패를 기록하며 대전에 1위 자리를 내줘야 했으나 이날 이랜드를 제물로 삼아 다시 1위로 뛰어 올랐다.

전경준 감독은 이날 4-3-3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준비했다. 수비수는 김태현, 박찬용, 장성록, 김한길, 미드필더는 장성재, 황기욱, 김현욱, 공격수는 박희성, 발로텔리, 사무엘, 골키퍼는 박준혁이 나섰다. 원정팀 이랜드는 3-4-1-2로 나섰다. 골키퍼 김경민 외 김진환, 이상민, 김현훈, 고재현, 김선민, 최재훈, 황태현, 김민균, 한의권, 바비오가 선발로 나섰다.

포문을 연 것은 전남이었다. 전반 3분 발로텔리가 행운의 선제골을 터뜨렸다. 하프라인 근처에서 쏘아 올린 황기욱의 롱패스를 박희성이 머리로 떨어뜨려 놓은 뒤 세컨드 볼을 놓고 문전 앞에서 혼전이 빚어졌다.

무엇보다 쇄도하는 장성재를 막기 위해 이랜드 골키퍼 김경민이 다소 성급하게 나선 것이 이랜드로서는 아쉬웠다. 김경민이 쳐낸 볼이 자기팀 수비수를 맞고 발로텔리 앞에 배달됐고 발로텔리는 이를 놓치지 않고 차분하게 골로 연결시켰다.

이른 시간에 선제 실점한 이랜드는 경기를 뒤집기 위해 전반 공세를 펼쳐나갔다. 시즌 초반 보여준 돌풍을 이어가지 못하고 8위까지 내려앉은 만큼 적지에서 승리를 거두기 위해 다소 무리가 있더라도 공격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결정력이 부족했다. 이랜드는 한의권이 전반 13분, 14분, 40분 슈팅을 기록했으나 모두 빗나갔고 38분에는 황태현이 강력한 슈팅을 날렸으나 전남 골키퍼 박준혁이 몸으로 막았다. 44분에는 이상민도 총알 같은 슈팅을 시도했으나 이 역시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이랜드의 파상공세에 한 골 리드로 안심할 수 없었던 전남은 후반 시작부터 적극적인 공격을 펼치며 전황을 뒤집었다. 결국 두 번째 기회 역시 발로텔리에게 찾아왔다. 김현옥이 하프라인 근처에서 상대의 패스 실수로 흐른 볼을 재빨리 전방으로 찔러줬고 기회를 엿보던 발로텔리가 달려들어 가면서 힘들이지 않고 정확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그리고 후반 40분, 발로텔리는 또 한 번 완벽한 플레이로 골을 추가하며 기어이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발로텔리는 이날 해트트릭으로 5경기만에 7골을 몰아넣으면서 9골을 기록 중인 부산 안병준에 이어 순식간에 득점 순위 2위로 올라섰다.

경기 직후 전경준 감독은 “중요한 경기였는데 홈 팬들에게 승리를 안겨드려 기쁘다. 멋진 경기를 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발로텔리는 스피드와 결정력이 좋다. 이미 한국 무대를 경험해 익숙하다. 합류 후 100% 컨디션이 아니었는데 경기 감각과 컨디션을 끌어올리면서 좋은 모습을 보일 거로 확신했다”며 “공들여 영입한 보람이 있다. 오늘 해트트릭으로 자신감이 많이 붙었을 것”이라고 박수를 보냈다.

전남 관계자 역시 “발로텔리는 이번 경기를 통해 스피드와 개인기, 체력, 몸싸움, 골결정력 등 공격수로 최고의 기량을 발휘했다”며 “발로텔리를 비롯한 외국인 용병과 국내 선수들의 호흡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잘 맞아떨어지고 있는 만큼 아직 리그 중반이긴 하지만 올 시즌 승격을 기대하는 전남 팬의 응원에 좋은 결과로 화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로 15라운드가 치러진 5일 현재 7승 5무 3패 승점 26점으로 리그 선두를 탈환한 전남은 오는 13일 오후 1시 부천을 홈으로 불러들여 16라운드 경기를 통해 리그 굳히기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편 이날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선두 탈환의 주역으로 떠오른 발로텔리는 경기 종료 직전 발목을 잡고 쓰러지면서 구단과 전남 팬들을 바짝 긴장하게 했으나 가벼운 부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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