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공립전문과학관 공모사업 뛰어들 듯

운영비 전액 시부담…시의회 부정 여론‘ 솔솔’

지난해 8월 국립과학관 유치전에 나섰다가 강원도 원주시에 밀려 고배를 마셨던 광양시가 다시금 전문과학관 유치에 나설 예정이다.

광양시의회 등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달 10일까지 공립 전문과학관 공모에 들어가 오는 9월 대상지를 최종 선발할 예정이다. 모두 400억원이 소요되는 이번 공모사업은 소재분야 1곳과 항공·우주분야 1곳 등 모두 두 곳의 공립 전문과학관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중대규모 국립과학관 유치에 나섰다가 최종 단계에서 탈락해 아쉬움을 삼켰던 광양시는 이번 공모를 과학관 유치의 또 다른 기회로 보고 공모 신청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번 공모사업의 경우 지역 내 연구개발특구나 국가산업단지 등 응모 분야의 산업들이 집적된 곳을 우선 선정한다는 게 과기부 방침이어서 가능성이 클 것으로 광양시는 내다보고 있다. 현재 전남해양수산과학관 등 12곳의 공립과학관 중 철강부분 소재 과학관이 전무한 실정이어서 장점으로 꼽고 있다.

무엇보다 광양만권은 조강생산량 세계 1위를 자랑하는 광양제철소가 가동 중이고 오는 2023년 준공 예정인 소재부품지식산업센터 등 대한민국 소재산업의 중심지로 급부상하면서 광물소재산업의 경쟁력 확보와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들어 선정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광양시 관계자는 “우리지역은 철강과 화학 등 지역특화산업과 함께 차세대 핵심소재인 이차전지산업과 수소산업 인프라가 빠르게 구축되고 있는 등 소재와 과학을 연계한 미래첨단산업을 견인하고 있는 지역”이라며 “특히 광양만권에는 금속소재분야 360개 업체와 함께 143개에 이르는 부설연구소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따라 4차 산업혁명 연관 신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첨단소재산업의 중요성과 발전에 힘 입어 체험적, 교육적 요소가 결합된 소재와 과학이라는 융합 전문과학관 건립이 필요하다”며 “국내 유일의 소재전문과학관 건립을 통해 시민들에게 과학기술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미래 과학인재 양성에 필요한 기반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광양시가 전문과학관 건립 대상지로 선정한 곳은 지난해 국립과학관 유치대상지와 같은 황길동 6번지 일원이다. 이미 부지매입이 완료된 상태여서 원활한 사업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모에 선정되면 전시관과 어린이체험관, 과학교실 운영과 함께 세미나실을 갖춰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카페테리아와 뮤지엄샵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춰 새로운 관광거점 조성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공립 전문과학관 유치에 대한 광양시의회 내 부정적인 여론이 상당하다는 점은 적잖은 부담이다. 특히 지난해 국립과학관 공모에 최종 탈락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강원도의회까지 지지를 보냈던 원주시와는 달리 지역사회 내 별다른 지지를 확보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라는 점을 상기하면 공모 전 광양시의회의 지지를 얻어내는 일은 필수사항일 수밖에 없다.

광양시의회는 공립 전문과학관 건립비용 400억원 가운데 140억원에 이르는 시비가 투자돼야 한다는 점과 국립과학관과는 달리 운영비 전액을 광양시가 부담해야 한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양시의회 한 의원은 “소재 과학관에 따른 기대효과 대비 대규모 시비 투자의 필요성을 철저히 검증해 공모에 응해야 한다”며 “정확한 분석 없이 유치하겠다고 나섰다가 정상적인 운영이 힘들어질 경우 자칫 예산 낭비로 이어질 수 있기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학관 운영을 위해 새로운 조직을 별도 구성해야 한다고 제시돼 있다. 직영할 경우 1과 3팀 20여명에 이르는 공무원을 신규 채용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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