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익 공의 김시식지, 마을 대표 문화유적

“무릇 도사란 바람을 다스리고 마른하늘에 비를 내리며, 땅을 접어 달리고 날카로운 검을 바람처럼 휘둘러 천하를 가르고 그 검을 꽃처럼 다룰 줄 알지. 무릇 생선은 대가리부터 썩는 법. 왕과 대신들이 기근에 시달리는 백성들을 돌보지 않아 이 몸이 나섰다. 나는 도사 전우치님 이느니라”

영화에 이어 최근엔 드라마까지 당대를 대표하는 배우 강동원과 차태현이 연기한 전우치. 그 유명한 전우치가 살았던 마을이 광양에 태인동에 있었다.
궁기마을이 바로 그곳이다.

전설에 따르면 전우치는 옛 태인도에 궁궐을 짓고 성을 쌓았으며 말을 조련했던 터가 있다고 전하고 있다. 오늘날 궁기마을은 전우치의 궁터이며 성지(城址: 성재)는 성터, 성 아래 동네가 장내이다.

광양시 홈페이지 궁기마을 전우치 이야기를 보면 도술가 전우치에 대한 김태현 옹의 구술이 실려 있다. 김태현 옹에 따르면 전우치는 구름을 타고 다니는 도술가로 탐관오리들을 벌하고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백성들을 보살폈다. 그 전우치가 궁을 짓을 지은 곳이 바로 궁기마을이라는 이야기다.

궁기마을에서 만난 연세가 지긋한 한 할아버지는 전우치에 관해 말을 보탰다.
그는 “홍길동이랑 똑같았제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악질 관리 놈들 혼내준 전우치가 바로 우리 궁기마을 대표 인물이제”라고 말했다.

과연 궁기마을은 뒤로는 임야가 받쳐주고 앞으로는 전답이 넉넉히 펼쳐져 있어 옛적부터 남 부럽지 않은 이야기가 가득했을 법한 환경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궁기마을의 진짜 자랑은 전우치(그가 실존일지 가공일지 확실치 않다)라는 인물보다 김을 최초로 양식을 한 실존 인물 김여익 공에 있었다.

김의 시식(始殖)에 대해서는 완도 김유몽과 정시원의 시식설과 광양의 김여익(1606~1660년)시식설이 있지만, 현재 궁기마을에 영모제를 짓고 전라남도 기념물 제113호로 지정하여 그 뜻을 기리고 있으며 완도보다 김 시식 연대가 164~172년 빨리 시작된 것으로 문헌상 기록되어 전하고 있다.

태인도 출신이라면 어린아이라도 김 시식에 관해선 눈과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은 이가 없을 정도로 김시식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 김을 첫 양식한 김여익공을 모신 궁기마을이야 더 말해 무엇할까.
대대로 이어질 멋진 설화와 대한민국 밥상을 영원히 책임질 한국의 대표 음식 ‘김’을 배출한 자부심은 앞으로도 영원할 궁기마을의 자랑임은 틀림없을 것이다.



▲ 김재령 궁기마을 통장
역사와 설화를 간직한 내 고향 궁기마을

“김을 최초로 양식한 김여익공의 김시식지가 있는 마을, 유명한 도술가 전우치의 전설이 서려있는 곳. 이보다 멋진 이야기를 품고 있는 곳이 있을까요”

궁기마을 김재령 통장은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말을 이었다. 태인도 출신이라면 오늘의 태인도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것이라고 한다. 어린 시절 섬진강과 배알도를 맨몸으로 헤엄치던 시절이 기억 속에 여전하다. 하지만 꿈이라도 꾼 듯 세상이 빠르게 달라졌다.

김재령 통장은 마음속 간절한 바람을 표했다. 수많은 보물을 곳곳에 간직한 광양 그리고 태인도를 더욱 주목할 이유다.

“산업화 시대를 거스를 수 있나요. 태인도의 운명이겠죠. 다만 이제는 산업화가 아닌 문화를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든 만큼 우리 궁기마을이 가진 무형의 가치를 시나 기관에서 관심을 갖고 더 늦기 전에 잘 키웠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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