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월면 중도마을 죽마고우 뭉쳤다

“친구들아 다시 보니 반갑다. 건강하게 살아줘서 고맙다”
해방 후 학교가 처음 생겨 나이에 상관없이 학교에 입학하다보니 기본 한두 살 차이는 아무 군말 없이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그 시절.

남녀 구분 없이 강가에서 옷 벗고 뛰놀던 옛일을 추억하며 진월초등학교 제 5회 졸업생들이 지난 10일 진상 수어 댐 옆 억불산장에서 모임을 가졌다.

이들은 41~44년생, 70대 어르신들로 진월면 월길리 중도마을에서 자란 소꿉친구들로 3~4년 전 처음 모임을 가진 후 오랜만에 다시 뭉쳤다.

이번 자리는 고향을 떠나 부산에서 생활하고 계신 류홍렬 친구가 어린 시절 깨 벗고 놀던 시절을 생각하며 주선한 자리로 이용건, 이동춘, 김기열, 김근일, 조종애, 박순자, 하광재, 허소악, 경재금 친구 등 10명이 설레는 마음을 안고 한달음에 달려왔다.

술 한 잔을 기울이며 오랜만의 자리가 흥에 겨운지 ‘하하 호호’ 웃음꽃을 피우며 옛날 일을 새록새록 떠올리며 이야기를 나눴다.

류홍렬 할아버지는 “처음 모임 때는 20여명이 참석했는데, 오늘은 몸이 아파서 참석하지 못한 친구들이 많아 절반밖에 참석하지 못해 아쉽고 속상하다”며 “죽으면 무슨 소용이 있나. 살면서 만나는 게 중요하지. 앞으로는 자주 모임을 가져 친구들과 농담도 주고받고 즐겁게 놀거야”라고 말했다.

김기열 할아버지는 “우리 어렸을 때는 소를 끌고 나와 강가에다 버리고 씨름을 하면서 놀았다”며 “그때 중도마을은 전국에서 씨름으로 유명해 씨름대회에 나왔다하면 무조건 1등을 했다”고 웃음을 지었다.

허소악 할머니는 “옛날엔 하동사람들이 우리보고 ‘시골촌놈’이라고 놀렸는데, 광양시로 바뀐 지금은 우리가 하동에 가면 읍에 산다고 ‘촌놈아’하고 놀리고, ‘나는 시에 산다’라며 자랑하고 온다”고 수줍게 웃었다.

이용건 할아버지는 “예전과 비교해 살기는 많이 좋아졌지만 우리가 어려서 씨름을 하고 뛰놀던 모래 백사장이 없어져 아쉽다”고 말했다.

후배들이 본받아 따라하는 모임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속적인 모임을 갖고 싶다는 진월초등학교 5회 졸업생 친구들. 새싹이 돋아나고 꽃들이 활짝 피어나는 어느 멋진 봄날.
화창한 날씨만큼 중도마을 어르신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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