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봉산 초입, 아름다움 간직

구봉산 아래 한 마리 용이 잠자던 자리 그곳 용장마을.
이제는 2차선 도로가 마을을 가로지르고 있지만 1950년대 말까지만해도 사람만 겨우 다닐 수이 있는 오솔길이 유일한 통로일 정도로 벽지였다고 한다.

어느 마을이나 그렇듯 용장마을 지명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곳에 용장사가 있었다고 하여 용장마을이 됐다고도 하고, 안용장 남쪽에 있었던 소(沼)에 용이 살았다고 하여 용장마을이라고 칭하기 시작했다고도 한다. 하지만 이 두 곳 모두 이제는 볼 수 없으니 세월은 많은 것을 변하게 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그렇지만 인고의 세월을 견디며 마을을 지켜온 터줏대감도 있다. 바로 마을에 있는 3층 석탑이다.
용장사는 구전으로 전해지는데, 이를 방증해 주는 것이 바로 광양 성황3층석탑이다. 그리고 이 석탑은 전남 유형문화재 제5호 지정됐으며, 고려시대 작품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쉽게도 석탑만 남아 있을 뿐 용장사가 언제 지어졌는지 그리고 언제 없어졌는지는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

이 밖에도 옥련암 아래 도로변에 위치한 큰바위가 고동모양으로 패였다 하여 고동-바구라고 부르는 이것 또한 용장마을이 가지고 있는 보물이다.
특히 용장마을을 품고 있는 구봉산은 한 때 가뭄으로 허덕이는 백성들을 위해 기우제를 지내던 곳이라고 전해진다.

천지개벽이 있었던 아주 먼 옛날 개(狗) 한 마리가 누울 자리가 남았던 곳 구봉산. 그리고 그곳으로 가는 초입 용장마을. 따뜻한 봄볕과 함께 잠시 여유를 가지고 구봉산으로 향하는 길목에 용장마을을 유심히 살펴볼 이유도 분명 있어 보인다.


▲ 용장마을 강경주 이장
“산세 좋고 내(川) 좋은 곳”

“용장마을은 주변 산세나 내가 좋은 곳이죠. 최근에는 구봉산 개발에 따라 사람들도 많이 찾고 있습니다.”
용장마을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강경주 이장은 용장마을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그리고 그는 “현재 이곳에는 45가구가 살고 있다”고 말했다.

“마을이 띄엄띄엄 있어서 면적은 크지만 가구 수는 얼마 되지 않아요. 다들 농사를 짓거나 하면서 사는데 주민들 사이 거리는 멀어도 자주 어울리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구봉산 개발 사업으로 주민들이 불편함도 겪고 있다고.

강 이장 “구봉산 개발로 편의시설은 많이 좋아졌지만 외지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쓰레기를 무단투기해 많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앞으로의 희망을 묻자 강 이장은 “구봉산을 관광지로 지켜주면서 동네도 아름답게 지켜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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