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광양지역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행의정지기단이 광양시의회 회의 참관을 두고 논란을 빚은 적이 있었다.

행의정지기단이 상임위의 올해 본예산 심의 및 시정 질의를 참관하려고 회의실에 입장하자 공개여부를 조율해야 한다며 잠시 퇴실해 줄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5분도 채 안 돼 이들의 참관을 허용했지만 행의정지기단은 이 일로 인해 상당히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시의회 입장에서는 갑작스런 방문에 당혹스러워 잠시 논의를 위해 양해를 구한 것이지만, 지기단은 마땅히 공개돼야 하는 장소에 방청을 위해 찾았다 쫓겨났다는 느낌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 일을 계기로 각 상임위에서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방청을 허용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상임위 위원들 간 조율 과정은 여전히 양해를 구하고 비공개로 진행해 왔다. 사실 시의원들 사이 조율하는 과정까지 공개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기에 기자의 입장에서는 의례적인 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지난 13일 열린 산업건설위원회에서는 다른 상황이 벌어졌다. 공무원에 대한 질의응답을 마친 뒤 위원들 간 의견조율 시간되자 여느 때처럼 전문위원이 잠시 자리를 비워달라며 양해를 구했다.

이에 참관을 중단하고 나가려하자 백성호 위원장이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말한 뒤 각 위원들의 의견을 물었다.

위원들 모두 “의견 조율 과정을 비공개로 할 필요가 있겠느냐”며 공개로 진행한다는데 뜻을 같이 했다. 나아가 “산건위에서는 앞으로 모든 의사일정은 공개하겠다”고 선언했다.

어쩌면 사소한 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산건위만큼은 앞으로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될 수 있다.

사실 의견조율이라는 미명 아래 위원들 사이 안배 내지는 불필요한 타협이 전혀 없었다고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의견조율 과정까지 공개한다면 의정에 대한 감시가 보다 용이해져 부담스런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산건위의 이번 결정은 상당히 의미가 있으며, 또한 박수를 보낸다.

아울러 이번 일이 시의회의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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