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종렬의 쉴만한 물가

헬라어에는 사랑에 대한 여러 가지 단어가 있습니다. ‘에로스’는 이성간의 사랑, 육체적인 사랑을 의미합니다. ‘스토르게’는 부모가 자식에게 자식이 부모에게 가지는 사랑을 나타냅니다. ‘필리아’는 친구간의 우정이나 부부간의 사랑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가페’는 원수를 용납하거나 강요보다 자발적인 희생의 사랑을 표현하는데 신이 인간에게 향하는 사랑이나 인간이 신에게 모든 것을 바치는 소위 무조건적인 사랑을 말한다고 합니다. 이들 사랑에서 어느 것 하나 귀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착각하는 것이 있다는 것입니다. 사랑한다 하면서도 사랑할 줄도 모르면서 자신은 사랑한다 말하고, 사랑하며 산다고 착각합니다. 이성간의 교제를 하면서도 남녀의 차이도 모르고, 부부가 함께 살면서도 어떻게 사랑을 하는 것인지, 표현도 행동도 여타 모든 것이 서툽니다. 기껏 미디어에서 들은 몇 가지 정도의 영화 같은 장면들을 상상하면서 고백하고 대화하긴 하지만 정작 오래도록 사랑하며 살아갈 방법들은 몰라도 너무 모릅니다. 그러면서 서로 내 맘을 몰라준다 하고, 오해가 생기고, 불만이 쌓여가다 이런 저런 핑계로 헤어지는 안타까운 모습들을 봅니다. 가족 간에도 부모의 역할이 무엇인지 제대로 배워 준비하지도 못한 채 자녀를 양육해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친구사이에도 마찬가지이고, 신에 대한 애정표현도 기껏 자신이 생각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사랑한다 합니다.
사랑도, 사랑하는 법도 배워야 합니다. 일부러 시간을 들이고 투자해서 배워야 제대로 사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어느 때고 격려가 필요치 않는 시대가 없었지만 지금은 특히나 격려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시대가 험악하고 지쳐 비틀거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본의 아니게 몸도 마음도 생채기가 나 있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너나없이 우리 모두에게도 격려가 필요합니다. 생각대로 일이 잘 풀리지도 않고, 먹고 사는 일도 힘들고, 살아갈 소망들도 잘 보이지 않고, 봄꽃에 설레이는 맘 가득하지만 호주머니는 얇고, 앞으로의 일들도 막막하고, 또 정세도 여타 일들도 전망이 좋아 보이지도 않는 시기입니다.

그런다고 모든 것을 포기할 순 없는 일입니다. 이럴 땐 서로가 함께 격려해야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어떻게 격려할 것인가? 사랑을 배워야 하는 것처럼 격려도 칭찬도 위로도 말 한마디 표현하나 마음의 진심을 담아 전할 수 있는 것을 준비하고 배워 표현해야 할 것입니다. 살기 좋다 할 때 듣는 격려보다 정말 힘들고 어려울 때의 격려가 평생을 기억하며 그런 애정 가득한 격려로 또 누군가를 살리는 일을 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오늘 애정 가득한 눈빛, 사랑 가득한 격려의 말 한마디, 사랑으로 한 작은 행동 하나로 이웃과 공동체를 새롭게 살릴 수 있다는 사실을 기대하며, 진실한 마음으로 격려하는 일 용기 내어 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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