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도인 여영희ㆍ김승주 부부

“배워만 놓으면 아무 때나 시간 나는 대로 할 수 있는 운동이죠. 전혀 위험하지도 않고요”

궁도인 여영희 씨는 “궁도를 하다보면 한곳에 푹 빠지는 매력이 있다”며 “나와 과녁에만 집중하는 마음을 다스리는 운동이라 弓道(궁도)라고 하는 듯 하다”고 말했다.

중마동 ‘마로정’에서 만 10년째 활을 쏘고 있는 여영희 씨는 궁도인 사이에선 소문난 궁사다. 그동안 각종 전국대회에 나가 15회나 우승을 차지했고, 대한궁도협회가 주최하는 대회에서도 2회 입상한 바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일에도 진주 유등제에 맞춰 열린 진주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다고 자랑이다.

여영희 씨가 처음 활을 잡게 된 것은 2002년 겨울. 2년 먼저 시작한 남편의 권유로 활을 쏘다보니 그동안 다른 운동을 하면선 느껴보지 못한 매력에 푹 빠져 들었다.
거기다 나름 성적까지 나니 금상첨화다.

3년 전엔 광양을 빛낸 체육인으로 광양시장상을 받기도 했으니 궁도를 선택한 건 아무리 생각해도 잘 한 일이다.

여영희 씨가 이처럼 탁월한 실력을 발휘하는 것은 타고난 그의 집중력과 밤낮없이 계속되는 노력이다. 여기에다 한 가지를 더 추가하자면 남편 김승주 씨의 코치다.

궁도는 한 가지만 틀어져도 제대로 과녁을 명중시키기 어렵다.
김승주 씨는 여영희 씨가 활쏘기를 연습할 때면 나란히 옆 사선에 서서 지켜보다 잘못된 점을 바로바로 지적해 고치도록 한다. 이것이 실력향상의 가장 큰 밑거름이다.

부부가 함께 같은 운동을 하다 보니 금실이 좋을 수밖에.
여영희 씨는 “남편과 같은 운동을 취미로 가지고 있으니 함께하는 시간도 많고 자연스레 궁도 얘기를 많이 나눈다”며 “더 나이를 먹더라도 지금처럼 궁도장 사랑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웃음 지었다.

여영희ㆍ김승주 부부가 가장 바라는 것은 지금의 열악한 궁도장이 빨리 이전장소를 마련해 좋은 시설을 갖추는 것.
시설이 좋아지면 궁도인도 늘려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 다른 지역처럼 시민들이나 학생들이 궁도를 직접 체험해보고 '궁도가 이런 것이구나'라고 이해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김승주 씨는 "마음을 다스리고 집중을 요하는 궁도를 특히 학생들에게 권하고 싶다"며 "이미 전국의 10여개 고교가 학교운동으로 선정해 학생들을 지도하고 대회도 열리는 만큼 새로운 궁도장에 체험 시스템이 갖춰져 궁도의 저변확대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김 씨는 "궁도는 타 레포츠에 비해 상당히 저렴하게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운동으로 전국적으로 많은 대회가 있는 것도 매력"이라며 "3월에 열리는 광양시장기 땐 전국 각지에서 1500여명이 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중독성이 있는 운동으로 마음을 다스리고 오장육부를 강화하는 것이 궁도라는 여영희 씨.
그는 "궁도를 하게 되면서 대회가 열리는 도시를 찾아 전국을 다니게 되고, 가는 곳 마다 맛있는 음식도 먹고 구경도 하니 일거삼득"이라며 "지금처럼 열심히 해서 어느 대회에 나가서도 ‘마로정’을 빛내겠다"고 한다.

또 "골프는 60대가 넘어가면 친구가 없어지지만 활터는 끝까지 친구가 있다는 말이 있다"며 "더 나이가 들어서도 실력이 죽지 않도록 스스로를 더 많이 훈련시켜 항상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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