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에 재구실 못해, 타 지역 참고 필요

포스코 광양제철소 미디어보드인 스틸트리가 본연의 역할은 하지 못한 채 벌써 1년이 넘도록 가동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현재 스틸트리는 상업적 광고는 물론이고 시 홍보나 지역 뉴스 등 정보제공 알림판 기능마저 중단된 채 백남준 작가 작품 등 아트 콘텐츠에 한해서만 운영 중이다.

이에 최근 들어 일각에서 스틸트리 기능에 대한 의문과 효용방법에 대한 재논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취재 중 만난 시민들은 “랜드 마크의 역할을 기대했던 스틸트리가 시민들의 무관심속에 예술작품만 소리 소문 없이 틀어주고 있다”면서 “이순신대교의 관문이라는 위치적인 특성과 원형구조물 형태의 장점을 살려 광양을 소개하고 또 처음에 계획했던 방안대로 시를 대표하는 랜드 마크로써의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또 중마동 거주 시민 A씨는 “스틸트리가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면 고철덩어리일 뿐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서 “야간에 기대했던 효과를 내지 못하고 지금처럼 주목받지 못할 바에야 철거하는 게 더 낫지 않냐”고 말했다.

이 같은 목소리에 광양제철소는 섣불리 기능을 작동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광양제철소 관계자에 따르면 “옥외광고물로 허가를 받지 못한 상황에서 기업홍보는 물론이고 시정안내나 시민들의 이벤트 활용 등에 이용하는 것은 관련 법 위배 등 현재로선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공익 홍보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스틸트리가 광양시와 시민들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면 언제든지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시가 현 상황에선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스틸트리의 제대로 된 활용이 당분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옥외광고물 관리법상 공작물(구조물)로 허가받은 스틸트리의 경우 홍보나 기타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철거 명령을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애초 설치 때 현재 적용되는 법적인 문제가 없었으면 지금과 같지 않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또 “현행법상 문제가 있고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향후 관련법이 개정될 여지가 있는 만큼 당장은 어렵더라도 (스틸트리의) 활용법이 조만간 생기지 않을까싶다”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한편, 광양처럼 포항제철소가 설치한 일명 포항의 ‘소통보드’가 스틸트리에서 기대했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가로 78m, 세로 16m LED막대 2496개로 구성된 소통보드의 경우 지난 2010년 설치 된 이후 현재까지 아트 콘텐츠뿐만아니라 시정 홍보, 개인 메시지 이벤트, 정부지원 홍보영상물 상영, 포항스틸러스 홈경기 안내 등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한을 두지 않고 상영 중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소통의 메시지 역할에다 특히 야간에는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법적인 문제가 똑같이 적용됐을 법한 상황에서 포항에서 이상과 같이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설치 당시 용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을 뿐 그 어떤 문제재기가 없었고 설치 후 시민들의 참여와 호응이 좋아 지금까지 (법적인 문제)자체를 고려할 필요도 없이 운영 중에 있다”면서 “상업광고가 아닌 공익정보와 시정홍보 그리고 시민과 시를 방문하는 내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환영 인사와 영상을 선보임으로써 소통보드는 현재 포항의 새로운 관광명소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포항에는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설치한 소통보드가 두 군데서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서울 등 대도시 곳곳에서 스틸트리와 같은 대형미디어보드가 운영 중에 있고 예술작품 전시뿐 아니라 정부정책이나 시책 안내 등 공익목적과 시민들의 개인 이벤트용도 등 여러 방면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어 360도 원형구조물이라는 자랑할 만한 광양의 스틸트리에 대한 활용법을 놓고 시와 광양제철소가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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