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룡북초 성공적인 농어촌연중 돌봄학교로 떠올라


아이들이 행복해 하는 학교가 좋은 학교다

시골학교에선 가르치는 것도 배우는 것도 부족하고 도심지 학교보다 학력이나 환경면에서도 부족할 것이라고 인식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 였을까. 시골에 사는 부모들은 자식들을 도시로 보내야만 제대로 된 교육을 시킬 수 있다는 의식을 갖게 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원인으로 언제부턴가 시골에서 아이들을 보기란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고, 그것은 지금도 크게 변함이 없는 현실이다.

그랬던 시골에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재잘거림이 끊임없이 들리고 있으며 그 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학생 수가 20~30명에 불과해 폐교나 통폐합 위기를 겪던 학교들에 아이들이 몰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농어촌 연중돌봄학교’가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옥룡면에 있는 옥룡북초등학교(교장 김종호)도 ‘농어촌 연중돌봄학교’로 학교가 활성화되고 있는 학교 중 하나다.

농어촌 연중돌봄학교란 도시와 농촌 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읍·면 단위 초·중학교를 대상으로 기본생활안전망과 기초학력신장, 심리정서 발달, 특기적성 계발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농어촌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교육기회를 보장하는 교육정책이다.

광양에는 옥룡북초를 비롯해 세풍초와 봉강초, 다압초, 진상초 등 5개 학교가 농어촌연중돌봄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로 2년째 농어촌연중돌봄학교를 운영 중인 옥룡북초는 기본 운영방침에 독특한 옥룡북초 만의 프로그램을 도입해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옥룡북초 농어촌연중돌봄학교를 전담하고 있는 김윤선 교사는 “옥룡북초의 농어촌연중돌봄학교 큰 줄기는 ‘가족지양적’인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하며 “더나가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학생, 학부모, 가족이 함께 참여토록 지원 △체험중심의 활동 프로그램 운영 △주말이나 방학기간을 주로 이용 △서로 돕고 나누며 배려하는 창의․인성교육 실현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옥룡북초만의 차별화된 프로그램

올해 옥룡북초가 실시한 농어촌연중돌봄학교 프로그램별 내용을 살펴보면 크게 △기본생활 안전망 구축 △기초ㆍ기본 학력신장 △심리ㆍ정서 발달 △사회ㆍ문화적 소양 증진 △특기ㆍ적성 계발 △사업지원 등 6가지가 있다.

기본적인 교육복지 지원으로 안정적인 교육환경 속에서 학교생활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기본생활 안전망 구축’은 △안경ㆍ목욕비ㆍ이발비ㆍ운동복 등을 지원하는 건강관리지원 △겨울 내복ㆍ장갑ㆍ양말 등을 지원하는 생활 용품 지원, 통학 차량 지원 등이 있다.

학력 부진 요인을 진단해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지도로 기초학력 미달 학생 최소화를 위한 ‘기초ㆍ기본 학력신장’은 △여름캠프 등의 방학 캠프 운영 △독서토론부ㆍ중국어부 △학습 일기 제작 지원 △학력 향상을 위한 전교생 학년별ㆍ수준별 문제집 제공 등이 있다.

가정의 취약한 교육환경으로부터 정서적 발달 및 심리적 안정으로 학교 적응력 향상 및 학교생활 만족을 위한 ‘심리ㆍ정서 발달’은 △학교 숲 둘러보기ㆍ내 나무 갖기ㆍ내 나무 이름표 달기 등의 푸른 마음 맑은 마음 Dream △해오름 놀이ㆍ나뭇잎 모양 찍기 등의 숲 친구 되기 등이 있다.

특히 이 프로그램에는 △열무 가꾸기ㆍ감자 캐기ㆍ배추 심기 등의 텃밭 가꾸기를 통한 감성 UP 프로젝트 △친구ㆍ가족 초대하기 △부모님 생신상 차려드리기 △가족과 함께하는 공모 체험활동 등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채워져 있다.

또한 다른 사람과 더불어 생활할 수 있는 사회적 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사회ㆍ문화적 소양 증진’은 △천연비누 만들기 체험 △6학년 진로 체험 △광양 과학축전 체험 △야영 체험 △고구마 캐기 체험 △곡성 치즈 마을 체험 등의 테마체험과 △영화 관람 △축구 경기 관람 △책방 나들이 △민속놀이 체험 △양식 먹기 체험 등의 문화체험, △수예부 △동물 친구 사귀기부 △스포츠부 △영화 감상부 등의 학생동아리 활동 등이 있다.

또한 옥룡북초는 △경모정 봉사활동(재능 기부) △김장 나누기 등의 ‘나눔 봉사활동’과 연극과 인형극 관람 등의 ‘감성키움 공연 관람’, 크리스마스 축제(백일장 및 음악회 상품, 선물) 등의 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김윤선 교사는 “농어촌연중돌봄학교를 통해 아이들이 밝아지고 학교에 대한 애착이 깊아지는 것을 느낀다. 특히 많은 연구 끝에 마련한 특색있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뛰어난 교육효과를 느낀다”며 “친구와 가족을 초대하는 프로그램이나 가족과 함께 둘레길 걷기, 붕어빵 간식, 부모님 생신상 차리기 등 특색있는 프로그램은 가족 간의 치유에도 도움이 되고 특히 타 학교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또 “지난 21일 개최했던 학예 발표회를 농어촌 연중돌봄학교 운영과 연계해 다채로운 프로그램들로 구성했더니 학부모들의 반응이 뜨거웠다”고 덧붙였다.

김종호 교장은 “이런 학교의 노력은 외부 학부모들에겐 긍정적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며 “2012년 56명이던 학생이 지금은 72명에 달하는 것이 그 증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장은 또 “지금도 여전히 옥룡북초로 전학을 위해 문을 두드리는 학부모가 많지만 통학차량에 학생을 더 이상 태울 자리가 없어 전학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제 옥룡북초는 학부모들이 선호해 찾아오는 학교로의 이미지가 만들어져 가고 있다. 이는 옥룡북초가 의미있는 교육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예전의 소외되고 찾지 않던 시골학교의 모습을 벗어나 도심권 학교가 주지 못하는 많은 경험을 쌓은 뒤 졸업한 학생들 마음속에 새겨진 아름다운 추억은 학생들의 앞날을 열어가는 밝은 빛이 돼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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