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월 신덕마을 길가에는 취나물 말리는 봄 내음이 가득하다.
오늘도 부지런히 산에서 캐온 취나물을 데쳐 망에 널어 말리고 있는 서 씨 할머니.
지난해 매실나무 사이에 심어놓은 취나물이 훌쩍 자라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봄이 오는 소리와 함께 보드라운 자태를 뽐내며 맨 처음 수확한 가장 맛이 좋고 향기 진한 취나물은 벌써 뜯어 팔았고, 이젠 잎이 커 억세지고 향기도 점차 옅어진 취나물을 끊는 물에 데쳐 말려 시장에 내다 팔 생각이다.

하루 종일 취나물을 뜯는다고 고생은 했지만 서 씨 할머니는 비료가 필요 없고 산에서 채취하는 취나물로 돈도 벌어 뿌듯하고 좋다.

서 씨 할머니는 “지난해 나락 팔아 비료 값이랑 이것저것 떼고 나니 남는 것도 없더니만 취나물은 뜯느라 데쳐서 말리느라 고생은 좀 했지만 나락 파는 것 보다 100배는 낫네 그려”라고 웃으며 말한다.

허리를 필 새도 없이 하루 종일 숙여가며 일하면 온 몸이 쑤시고 아파 저녁이면 끙끙 앓아도 눈 붙이고 새벽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또 다시 밭에 나와 일을 한다는 서 씨 할머니.

열심히 농사 지어 번 돈으로 자식들 공부시키고 시집·장가보내며 자신 몸 아픈 줄 모르고 제일 맛있는 거 보면 자식부터 생각나고 자식 걱정만 하는 우리 어머니들의 똑같은 마음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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