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국제문화교류회 강석태 회장

필자는 여수엑스포 전야제에 일본의 전 총리대신 한 분을 초청장을 들고 지난달 29일 일본 서쪽의 섬 큐슈의 동남부 오이타현을 다녀왔다. 그날이 공교롭게 일본인들이 즐기는 연휴의 시작인데다, 과거에 그들이 현 일왕의 부왕 히로히토의 생일날이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곳곳에서 우익단체들이 차량을 몰고 다니면서 저들의 국가를 고창하고 일장기를 휘날리며 애국적인 구호를 외치는 관경을 보았다.
그들이 외치는 구호 중에는 우리의 영토 독도가 저희네 땅이라고 하는 헛소리도 섞여 있으며 재무장을 촉구하는 소리도 들렸다.

이렇게 일본의 우익 파시스트들은 독도문제 뿐 아니라 전쟁위안부 문제와 역사 왜곡 등에서 완강하게 자기네들이 자기네가 저질은 죄악을 외면하여 오고 있으며, 그것을 일본의 정치가들도 이용하여 왔다.
저들은 위리 강토를 강탈한 침략행위를 정당한 것인 양, 전시에 자행한 야만행위를 사죄하라 하면, 마치 우리가 저들과 같이 그러한 만행을 저질은 것처럼 “당신들도 우리와 함께 전쟁을 하지 않았느냐. 그러므로 당신들도 우리와 광범이”는 궤변으로 꼼수를 부리곤 해왔다. 견강부회요 적반하장도 이만저만 아닌 철면피다.

그와 같은 엉터리 논리로 역대 일본의 위정자들은 우리나라에 대한 죄악상을 감추려하였을 뿐 아니라 엄연히 지리상, 역사적으로 우리의 영토인 독도를 저들의 것인 양 떠벌리고 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말도 안 되는 공범논리로 일관하여 왔다. 특히 역대 총리가 그러했다.
그런데, 군계일학이라 할까. 역대 일본 수상 중 유일하게 일본의 잘못을 뉘우치고 공적으로 사죄를 표명한 사람이 있다. 그가 1994년에서 1996년에 걸쳐 내각총리로 재임한 무라야마 도미이치 씨다. 필자가 만나려 한 분이 바로 이 분이다.

무라야먀 전 일본 총리는 1995년 8월 15일 “전후 50주년 종전기념일에 즈음하여”라는 제목으로 담화를 발표했다. 세간에서 “소위 무라야먀 담화”라고 말하는 것이다. 담화 끝부분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전략)“지금 전후 50주년이라는 길목에 이르러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지나온 세월을 뒤돌아 보면서 역사의 교훈을 배우고 미래를 바라다보며 인류사회의 평화와 번영에의 길에 그르치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멀지 않은 과거의 한 시기, 국가정책을 그르치고 전쟁의 길로 나아가 국민을 존망의 위기에 빠뜨렸으며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많은 나라들 특히 아시아 제국의 여러분들에게 대단한 손해와 고통을 주었습니다.

저는 미래에 잘못이 엇도록 하기 위하여 의심할 여지도 없는 이와 같은 역사의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여기서 다시 한 번 통철한 반성의 뜻을 표하며 진심으로 사죄하는 마음을 표명합니다. 또 이 역사로 인한 내외의 모든 희생자 여러분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바칩니다.”(후략)

우리 고장 광양이 비록 한반도 변방의 작은 도시에 불과할지라도 ‘세계로! 미래로!’를 외치면서 앞으로는 태평양을 안고 뒤로는 아시아대륙을 업고서 국제적인 도시로 웅비하려는 원대한 꿈을 꾸는 고장이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온갖 자연환경이 우리의 큰 자산이며, 그에 더하여 철의 도시라는 엄청난 발전 요소를 갖추고 있다. 이와 같은 광양시는 앞으로 하나의 모범적인 인류의 삶의 터전으로 우뚝 설 것이다.
그 일환으로 광양은 태평양을 향해 문을 활쩍 열고 해외로 뻗어나가려고 일본과의 해상교류에 박차를 하가는 것이다.

이에 즈음하여 과거에 한일 양 민족 간의 역사, 특히 고대 삼국시대 백제가 해상 대국으로 활약하면서 일몬에 식민하였을 당시 그 대백제의 해상 활동 근거지 중 중요한 역할을 했던 지역이 우리 광양만 일대를 비롯하여 전남의 해안지대였음이 명백해졌다. 이로 비추어 볼 때 우리는 일본과의 친선 교류가 매우 중요함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하물며 오늘 21세기는 아시아의 시대가 아닌가. 그것을 바탕으로 중국과의 우호교류도 촉진될 것이다.

비록 이 시대가 나라마사 각자의 세력을 키우려고 경쟁에 눈이 먼 상태이긴 하지만, 아시아의 중추국인 한․일․중 세 나라는 공생 공영의 길로 가야만 한다. 이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이와같은 시대의 부름에 대답하는 의미에서 버르장머리 없는 일본의 과거 행적을 뉘우치고 함께 평화의 갈로 나가자는 뜻을 가진 일본의 한 지도자를 초청하여 그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시의적절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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