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사례 교훈 삼아 더욱 체계적인 방재활동으로 진화

광양제철소가 화재를 진압하는 사후대응 차원의 ‘소방활동’을 넘어 사전 예방까지 범위를 확대해 ‘화재위험관리’까지 병행하며 방재활동을 더욱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광양제철소는 지난 28일, 광양소방서와 함께 합동소방훈련을 실시했다.
광양제철소 직원들과 광양소방서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여한 합동소방훈련은 금호동 광양제철소 본부 7층 홍보 브리핑 룸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건물 전체로 확산되는 가상 상황을 설정하고 초기대응을 비롯한 화재진행 상황 알림, 인명대피, 화재진압, 사후관리까지의 모든 과정에 대해 실제 상황을 방불케 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이날 훈련은 광양제철소 직원들로 구성된 자위소방대의 화재 대응능력에 초점을 맞추고 초동 진압 5분 ‘골든 타임’의 민첩한 대처는 물론 화재상황을 신속히 알림으로써 인명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비상구 이용 긴급대피 훈련과 옥내·외 소화전의 올바른 사용법 등에 대해 중점적으로 실시했다.

철저한 대비가 최적 대응의 핵심

광양제철소는 지난해 8월 제강공장에서 전기화재 사고가 발생하며 큰 피해와 함께 많은 교훈을 남겼다.
광양제철소는 이 화재사고를 교훈으로 삼아 ‘예방·대비·대응’의 모든 단계에서 방재활동을 한층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화재예방 활동은 방재과와 현업부서 뿐만 아니라, 제철소장을 포함한 전 직원이 참여하고 있다. 현업부서는 부서에서 가장 위험한 Hazard Top 5를 선정하고 점검하고 있으며, 방재과는 광양제철소를 구역을 나누어 점검하고 있다. 이에 더해 제철소장이 매주 현장을 방문해 방재활동 개선 현황을 직접 확인하고 보완해야 할 사항을 지시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광양제철소 가동이래 무화재 최장 기록을 세웠다.

모든 화재는 예방해야 하지만, 화재가 발생할 경우 초기 진압 여부에 따라 피해 규모가 달라지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광양제철소 직원 모두가 화재를 포함한 재난대응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예정된 시간에 시나리오 따라 움직이는 훈련에서 벗어나, 최대한 실제 상황과 유사하게 실시하고 있다. 사전 예고 없이 현장에 연기를 피워 화재감지기가 울리는 단계에서부터 화재 현장을 찾아 신고하고 전파, 소화설비를 이용하여 부서 자체 진압을 하다가 출동한 방재과 직원과 합동 진화하고 복구는 단계를 거친다.

또한 화재뿐만 아니라 폭발과 유해물질 누출에 대한 재난대응훈련도 이와 같이 실시하고 있다.
화재를 진압하는 사람 못지않게 소화설비 관리 또한 중요하기 때문에 소화설비 ‘정량, 정위치, 정상’ 여부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부서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화재 규모를 고려해 소화설비 수량을 정하여 비치하고,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점검하여 이를 기록하고 있다.

광양제철소는 ‘2006년 12월부터 자체적으로 종합방재시스템을 구축했다.
종합방재시스템을 통해 화재를 감지하고 위치를 알려주고, 소화설비를 자동 또는 원격으로 작동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다. 광양제철소에는 4만4610개의 화재감지기와 1만9128병의 설비용 가스소화약제가 설치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 광양소 소화설비를 규모가 거대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광양제철소는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화재를 감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화재감지가 곤란한 개소에 CCTV를 설치하여 모니터를 통해 감시하고 있다.

신속 정확한 화재 대응으로 사고 확산 차단

화재가 발생하고 건물 전체가 불길에 휩싸이는 시간을 플래시 오버 타임(FOT; Flash Over Time)이라고 하며, 화재 발생 후 약 5~8분 정도다. 플래쉬 오버 타임이 지나면 대형화재로 확대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빠르고 정확하게 화재 발생 장소를 찾아서 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 현장을 확인하고 있는 백승관 광양제철소장
이를 위해 광양제철소 방재과 직원은 모두 담당지역을 정하여 설비 위치와 특성을 계속반복해서 확인하고 외우고 있다. 그 결과 제철소 내 어느 지역이던지 4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으며, 화재 현장에 도착하는 즉시 안전을 확보하고 진화를 시작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 8월 이후 발생한 화재를 모두 초기 진화에 모두 성공했다.
광양제철소는 응급조치 및 구급을 위해 구급차를 보유하고 있으며, 응급구조 자격이 있는 직원이 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응급조치 역시 시간과의 싸움이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구급차에 환자를 싣기 위해, 광양제철소 전 지역에 구급차 도착장소를 사전에 정해두었다. 동료들이 환자를 구조한 후 약속한 장소에서 구급차가 도착하자마자 인수인계를 하고, 바로 구급차로 응급실까지 이송을 한다.

이 때 방재상황실은 환자 발생 시 재빨리 환자 신고자, 구급차, 인근병원에 환자의 상태와 조치 방법을 알려주는 콘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환자발생 신고자에게 환자상태를 물어보고 응급조치 방법을 알려주고, 환자 위치를 확인해 구급차 도착위치를 알려준다. 또한 일단 출동한 구급차에 환자 상태와 위치에 대해 설명을 해 준다.

또한 인근 병원 응급실 상황을 파악하여 구급차가 어느 병원으로 가야 하는지 결정해, 구급차에 알려준다.
환자와 보호자가 원하고 상황이 긴박한 경우, 광양제철소 구급차로 원거리 평원까지 2차 후송해 주고 있다.

백승관 광양제철소장은 “포스코패밀리 직원이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안전한 제철소를 실현하는 것이 꿈”이라며 “화재는 다수의 인명피해가 빠르게 진행되는 무서운 재난인 만큼 불시에 발생하는 화재에 대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민·관 합동훈련을 통해 자위소방대의 초동 대처능력을 키워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 광양제철소 방재과 양대수씨
“내 회사는 내가 지킨다”
광양제철소 방재과 양대수 씨
“화재 진화 시 가장 중요한 곳은 신속 정확하게 초기 대응을 해 사고가 확대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광양제철소 방재과 양대수 씨는 “화재 발생 시부터 5분까지인 ‘골든타임’을 놓치면 대형화재로 확대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빠르고 정확하게 화재 발생 장소를 인지하고 도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매일같이 소방장 설비를 점검하고 제철소 설비 위치와 특성을 숙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철소에 화재가 발생하면 ‘내 회사는 내가 지킨다, 내 회사에 난 불은 내가 꺼야 한다’라는 간단명료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하지만 초기진화에 실패해 대형화재로 확대될 경우 우리를 도와주는 소방공무원들이 너무도 고맙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양대수 씨는 지난 3월, 현장 전기실에서 연기가 올라오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한 적이 있다. 그가 담당하는 지역이라 이번 화재는 반드시 내 손으로 초기 진화를 하겠다고 다짐하며 약 4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소방차에서 내리자마자 일단 공기호흡기를 메고, 전기실에 가보니 연기가 가득 차서 앞이 보이지 않아 현장직원들이 자체 진화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양대수 씨 역시 시야가 확보할 수 없었으나, 평소에 이곳의 구조와 설비를 숙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손으로 더듬거리고 머리로 계산을 하며 초기 진화에 성공했다. 이럴 때 그는 ‘내 회사와 동료를 내가 지켰다’는 생각에 뿌듯하다고 한다.

그는 구급활동을 하며 환자가 발생해 이를 후송하는 과정이 힘들다고 한다.

양대수 씨는 “환자가 원하고 상황이 긴급하면 원거리의 전문병원까지 후송을 하고 있는데, 광양에서 서울에 있는 병원까지 3시간 10분 정도 걸린다”며 “아무래도 후송을 하며 긴장을 한 탓에 환자 옆을 지키고 있을 때는 잘 모르지만, 환자를 병원에 인계하고 나면 팔·다리·어깨가 쑤셔 며칠씩 고생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월에는 포스코패밀리사 직원 1명이 갑자기 피와 함께 심하게 구토를 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적이 있다. 환자가 평소 간 치료를 받고 있다는 말을 듣고, 평소 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는 병원까지 논스톱으로 긴급이송을 해 생명을 구한 사례가 있었다”며 “지금은 환자는 간 이식수술을 받고 회복 상태에 있어, 역시 생명을 구했을 때가 가장 뿌듯하다”고 웃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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