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하 옥곡 수영한의원 원장
분주한 서울보다는 소박한 시골이 낮다고 생각하는 이가 있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이지만 그래도 동네 어르신을 섬기는 게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는 바로 박용하 원장(43)이다.

10여년 한의원 원장을 경영했지만, 바쁜 일상에 사는 분주함보다 여유를 택했다.
서울서 내려온지도 수년이 흘렀지만, 언제나 여유가 넘치는 그는 이제 광양의 삶이 그 어느 곳의 삶보다도 행복하다.

점잖아 보이는 첫인상을 가진 박 원장은 작은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단골환자 하나하나를 내 가족처럼 챙긴다.

그는 처음부터 말주변이 있거나 살갑게 다가가지 못하는 스타일이지만 그래도 진심으로 대하는 마음만큼은 누구보다도 뛰어나다.

처음에는 좀 무뚝뚝해 보이기도 하지만, 천천히 환자들과 친해지면 그 누구보다도 다정한 동네 아저씨다.
옥곡 하나로마트 옆에 위치한 수영한의원을 2011년도에 인수하고 3년째를 맞이하면서 박 원장은 올해 남다른 목표가 생겼다.

수영한의원을 찾는 모든 분에게 좀 더 마음의 문을 열고 환자에게 웃음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박 원장은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건네면 한방진료에서 더 큰 기대효과를 볼 수 있다”며 “올해부터는 좀 더 손님에게 진심으로 다가가고 싶고 시간이 허락된다면 지역사회 봉사현장에도 적극 참여하고 싶다”면서 포부도 밝혔다.

박 원장이 가장 먼저 나선 것은 얼마 전 열렸던 해비타트 번개건축 프로그램이다.
지난 15일과 17일 해비타트 봉사자들에게 부항과 침을 놓으러 봉사현장까지 달려왔다.

연고도 없는 서울권 대학생들이 광양까지 와서 5일간 봉사를 한다는 소식을 접해들은 그는 장시간 망치질을 하면 어깨근육이 뭉치고 뻐근해 봉사활동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고 바쁜 일정도 마다하고 이들을 반겼다.

박 원장은 “젊은 대학생들이 먼 광양까지 와서 해비타트 봉사를 한다하니 너무나 기뻤다”며 “그들에게 한의학을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이들이 봉사에 더욱 열중할 수 있도록 돕고도 싶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날 박 원장의 진료를 받은 대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뭉친 어깨를 풀게 된 한 학생은 “우리에게 진맥을 해 주고 약침도 놔주어 다들 피로가 풀리고 원기가 회복됐다”며 “마치 삼촌처럼 한명 한명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따뜻하게 대해주는 원장님 때문에 매우 기뻤다”면서 대도시 못지않게 전문적으로 진료를 받은 것에 감사를 전했다.

이 뿐 아니라 세월호 참사 때도 팽목항에서 진을 치던 진료봉사에도 참여한 박 원장이다.
습부항을 떠 주며 일일이 친히 진맥을 봐주는 박 원장은 여느 원장과는 다른 독특한 점이 있다.
바로 진지함이다.

처음부터 다가가기보다 손님 한분한분을 모실 때면 무엇보다도 정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대한다.
그는 양약으로 치료할 수 없던 질환이 한약으로 치료될 수 있는 것은 ‘약도 약이지만 무엇보다 사람을 대하는 마음 그 자체다’고 강조한다.

이제는 옥곡의 어르신, 아주머니부터 멀리서 옥곡까지 찾아오는 광양주민까지 단골환자들도 제법 많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원장은 침 맞으러 오신 분들이 누구인지, 어떤 점이 불편해 하는지도 일거수일투족을 다 파악할 정도다.

특히 시골 한의원이라고 대충 진료한다는 착각은 금물이다.
언제나 내 가족처럼 대하고 배려하는 박 원장이기에 시골한의원이라고 대충 진료한다거나 약재에 문제가 발생할 리는 전혀 없다.

수영 한의원을 찾은 한 단골 환자는 “대도시 한의원에서 받는 진료만큼 전문적일 뿐 아니라 한약재의 성분도 그와 동일하다”며 “진심으로 대하는 마음도 있어서 오히려 더 빨리 치료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광양에서 가장 잘 나가는 한의원, 그렇지만 편하고 가장 행복한 한의원을 꿈꾼다.

하나하나 진맥해주고, 침을 놔주고 부항을 떠주는 그는 진료를 받고 난 후 기뻐하는 환자들을 대하면서 “65세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치료를 받으러 오시지만, 계단 하나라도 불편해 하실까봐 나중에 꼭 1층으로 옮기고 싶다”며 “앞으로도 우리 한의원에 오면 언제나 즐거운 일만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늘도 박 원장은 불편했던 몸이 가뿐하게 치료되는 어르신들을 바라보면서 흐뭇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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