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발언기회도 못 가져

새누리당 지도부 주재로 지역현안 간담회가 지난 14일 광양경제청에서 열렸다.
이날 간담회는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포함한 28명과 광양, 순천, 여수시 관계자 24명이 함께 배석한 의미 있는 자리였다.

이번 간담회는 건의까지 할 수 있도록 배려한 자리이기에 광양의 중대사안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면 큰 성과를 거둘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는 여수가 완전 독식한 자리였다.
여수산단협의회 최보훈 회장과 강영식 여수상공회의소 사무국장, 주철현 여수시장 등이 발언기회를 독점하며 여수의 사안에만 초점을 맞춰졌다.

이날 이들은 △여수산단의 용수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주암댐 도수터널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 △여수 엑스포 사후 활용 방안 문제 △여수산단 공장용지 부족문제에 대한 율촌 2산단의 조기착공 등에 대한 질문과 건의 그리고 그에 따른 최고위원들의 답변을 주고받았다.

반면에 말도 꺼내지 못했던 정현복 시장이 이날 발언하기로 계획됐던 사안은 △광양마리나 조성 사업 등 광양항 발전 지원 △섬진강 수상레저산업, 섬진강 케이블카 등 동서통합지대 조성 △국립 아열대작물 연구센터 건립 지원 등이었다.

물론 자유발언기회를 잡아서 정현복 시장이 적극적으로 발언하지 않은 과오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당초 짧은 간담회 시간으로 인해 시장들에게는 발언기회를 주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으면서도 여수시장의 발언기회를 줬다는 것은 문제가 있었다.
자유발언 시간에서는 주철현 여수시장이 독식했지만 사회자는 발언권을 막지도 않았다.

이날 간담회에서 지역별 균형적으로 발언기회를 제공하도록 유도해야 할 광양경제청은 여전히 불균형된 모습을 보였다.
지역안배를 최우선으로 삼는 광양경제청이 간담회 사회도 제대로 보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낸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이에 대해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장소만 빌려줬을 뿐 자신들의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발뺌만 했다.
하지만 광양경제청이 아무리 자리만 내줬을 뿐이라고 하더라도 사회를 보며 조율하지 못한 점은 무척 아쉬운 대목이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당초 의견만 듣고 건의사항은 받지 않을 예정이었지만, 광양경제청의 설득 끝에 건의사항도 포함시켰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이는 광양경제청이 잘한 일이라고 박수를 쳐 줄 수도 있지만 지역 안배 없는 획일적 자세는 지적될 수밖에 없다.

광양경제청 관계자는 구두상으로 언급되지 않은 사안은 문서로 제출됐으니 언제든지 반영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전국적으로 많은 지역의 목소리를 듣는 지도부의 귀에 대고 직접 말하지 않는다면 얼마나 관심을 가질지 의문이다.

광양경제청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발언을 한 4명은 전날 미리 조율해서 지명이 된 사람들이었다.
홍종희 테크노파크 원장, 최보훈 여수산단협의회 회장, 강영춘 순천 신성메이저글러브, 송영수 순천상공회의소 회장 등이었고 이후는 자유발언시간이었다.

하지만 자유발언 시간에도 안년식 광양 상공회의소 사무국장도, 정현복 광양시장도, 어느 누구도 광양시를 대변해서 어떠한 건의도 하지 못했다.

어찌보면 자유발언 시간에 발언한 여수 시장처럼 뻔뻔함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광양을 살리기 위한 몸부림은 다소 무리가 되더라도 달려들어야 할 때는 달려드는 적극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