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월 1일부터 전국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2015년산 백운산 고로쇠가 채취·판매된다.
그러나 백운산고로쇠를 관리감독하는 광양시나 백운산고로쇠약수협회, 채취농가, 판매업소 등은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2월 발생한 가짜 고로쇠 사건으로 수 십년 동안 쌓아 온 백운산고로쇠의 명성이 추락한 상황에서 갖은 노력으로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을 펼쳐왔지만, 아직 소비자들이 입은 배신감과 상처는 아물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장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해 또 다시 지난해와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경우, 채취농가는 물론이고 판매업소도 회생 불가능한 동반 침몰에 이를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이에 광양시는 고로쇠 관련 협회나 단체 등과 함께 현재의 위기 탈출과 신뢰회복, 고로쇠 명성 재현을 위해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스스로 찾고 고민하는 주인의식과 명성에만 의존하지 않고 전국적인 생산으로 인한 공급 과잉상태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노력들을 펼치고 있다. <편집자주>


광양 대표적 지리적표시제 등록 특산품 ‘고로쇠’ 전국 최고의 품질로 명성이 높은 광양 백운산 고로쇠는 지난 2008년 지리적 표시를 등록하며 광양의 고유 브랜드를 확보했다.

광양시는 이에 발맞춰 지난 2008년부터 2년간 10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고로쇠를 이용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매년 고로쇠 포장용기 등을 지원해 채취농가의 경영비 부담을 덜어주는 등의 행·재정적 지원도 지속해 왔다. 이런 노력으로 지난 2013년에는 102만여ℓ의 수액을 생산해 36억원의 농가소득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백운산 고로쇠는 가짜 고로쇠 파문으로 인한 소비자 신뢰 추락과 제주도에서 강원도까지 전국적인 고로쇠 생산으로 인한 과잉공급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현실로 지난해 백운산 고로쇠는 수액 채취량 13%, 판매액 24%가 감소하는 피해를 입은 채 올해 고로쇠 시즌을 앞두고 있다.

안전한 고로쇠 명성 회복에 총력

광양시는 지난해 가짜고로쇠 사건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올해 생산될 고로쇠가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예년의 농가소득원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다양한 행·재정적 노력을 펼치고 있다. 광양시는 지난 5일 개최된 고로쇠수액 채취농가 및 판매업소 교육을 통해 이같은 의지를 밝혔다.

광양시는 먼저 19일부터 이달 말까지 서울대학교 남부학술림과 광양백운산고로쇠약수영농조합법인 합동으로 지역의 고로쇠수액 채취농가 및 판매업소를 대상으로 정제시설 작동 여부, 위생 및 안전성 관리실태를 현장확인을 통해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농가별 채취량을 감안해 용기를 적정량만 공급하고 소비자의 편의를 위해 포장용기를 소형화하는 한편, 현대화된 정제시설 확충과 포장용기 정제일자 표기 등 채취자 이력제를 도입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광양시는 또 광양시 상표와 지리적 표시제가 표기된 새로운 약수통(4.5ℓ, 18ℓ)을 제작해 농가에 지급하고, 고로쇠 시즌이 끝난 뒤 남은 통은 직접 회수함으로써 인증 약수통을 이용해 불법 유통될 수 있는 가짜 고로쇠 판매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고로쇠 약수통을 직접 관리하기로 했다.

또한 자동화정제시설에서만 생산이 가능한 0.5ℓ와 1.8ℓ 소포장 용기를 도입해 '가짜 고로쇠' 차단과 소비자 취향 만족도를 높이기로 했다. 광양시는 올해 2개의 자동화 정제시설을 추가로 확충하고, PET용기 유통기한 표기, QR코드 삽입 등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고로쇠수액을 구입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김경 산림과장은 “올해부터는 위생과 안전 측면에서 타 지역산 고로쇠와 차별화하고 소비자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채취·판매하는 모든 수액은 정제된 것만 유통돼야 한다”며 “더나가 불법·무단 고로쇠수액 채취로 인해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고로쇠수액을 채취하려는 농가는 국유림, 공유림, 사유림을 막론하고 수액채취 허가를 꼭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과장은 또 “고로쇠 수액 유통·관리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새로운 소비수요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포장 용기로의 전환을 확대해 유통단계에서 채취자나 판매자를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러한 자구노력의 병행으로 소비자로부터 안전하다는 인식과 다양한 선택의 폭을 제공해 ‘역시 광양고로쇠’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생산·판매 농가 한마음 한 뜻으로 뭉쳤다

지난해 가짜 고로쇠 파문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생산농가와 판매농가들은 고로쇠산업 발전과 상생을 위해서는 채취농가와 산장, 민박업소가 한 배를 탄 공동운명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고로쇠약수협회는 지난해 12월 15일 연말총회를 통해 ‘가짜고로쇠 관련 16명 회원에게 1년간 회원자격을 정지하고, 고로쇠 채취와 수액용기 공급 등 모든 혜택을 중단한다’는 결정을 내렸으며, 또한 3월 중 법인차원에서 현장 조사를 통해 이같은 제재방안을 따르지 않는 위반사항이 적발되면 다시 2년 동안 고로쇠 채취권을 박탈하는 등 가중 처벌키로 했다. 또한 고로쇠 채취농가에서는 판매업소에 고로쇠를 4만5천원선에 공급함으로서 일정부분 이익을 남길 수 있도록 해 가짜고로쇠 판매에 대한 유혹을 떨칠 수 있도록 했다.

허광영 약수협회장은 “지난해와 같은 일은 두 번 다시 되풀이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한다”며 “올해는 그동안의 우리 고로쇠에 대한 오해나 조그마한 불신이 있었던 부분까지도 완전히 씻어버릴 수 있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또 “지금까지 우리는 조상의 덕택으로 원조라는 타이틀로 혜택을 받아왔지만 이제는 노력하지 않으면 다른 지역에 뒤쳐지고 말 것”이라며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고 선호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많은 생산이 우선 목표였다면 이제는 질을 높이는데 노력을 해야 길게 갈 수 있고 최상의 품질로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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