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팀리빌딩 완료 이제 승천이다

용이 되기 위해 터닝포인트 필요

전남드래곤즈는 한국프로축구 30년사에서 수많은 팀들이 만들어지고 사라지고 매각되고 팀명을 바꾸는 과정 속에서도 1994년 창단 이후 단 한 번도 팀명이 바뀌지 않는 가장 오래된 구단이다. 이는 1년 먼저 태동한 프로야구사를 포함해도 삼성라이온즈, 롯데자이언츠에 이어 세 번째의 오랜 역사를 가진 팀이다.

전남은 창단 이후 열렬한 팬들의 만원 관중 응원 속에 지난 20년 동안 FA컵 3회 우승, 1999년 아시안컵 위너스컵 준우승, K리그 및 컵대회 준우승 4회 등 우수한 성적으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은 경기력의 저하와 이에 따른 관중의 감소로 침체기였다. 다행히 지난해에 부활의 조짐을 보였고 이로 인해 반전의 터닝포인트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

전남이 지난해 12월 구단 창단 20년 성년을 맞이했다. 박세연 사장은 기념식에서 “향후 3년 이내에 K리그 상위권 진입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해 전남드래곤즈의 꿈을 펼쳐 나가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그리고 올해는 K리그 참가 21년째이다. 지난해 승천하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팀리빌링을 대대적으로 하면서 코칭스텝 개편과 전력보강을 마쳤다. 또한 지난 5일 명량해전의 격전지 울돌목 출정식에서 필사즉생(必死卽生)의 각오를 다졌다. 이어 2015시즌 승천을 꿈꾸며 위해 12일 태국으로 동계 전지훈련을 떠나 땀을 흘리고 있다.

전남 팬들은 철용이가 이무기에서 용이 돼 승천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어느 해보다 높은 기대감을 가지고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코칭스텝-전설의 용에서 또 다른 용을 키워

재계약을 충분히 할 수 있음에도 용퇴한 하석주 감독의 빈자리를 전남 최고 전설 캐넌슈터 노상래 감독이 지난해 11월 29일 취임을 하면서 팀 정비가 시작됐다.

또 다른 레전드 타이거마스크 김태영 2014년 월드컵대표팀 코치 출신을 수석코치로 영입해 노 감독을 보좌하게 했다. 전남은 지난해 K리그 클래식 12개 팀 중에 꼴찌인 상무 다음으로 실점이 많았다. 전남 원맨팀 출신 김 수석코치의 조련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미드필더로 전남에서만 8시즌 동안 172경기를 뛴 임관식 호남대 감독을 코치로 선임했다. 이로써 공격ㆍ중앙ㆍ수비 전설3인방 트로이카 체제를 구축했다. 이는 서울FC 최용수 감독, 수원FC 서정원 감독 포항 스틸러스 황선홍 감독 등 해당 팀의 스타플레이어 출신들이 팀을 이끌어 가는 모습에 비교된다. 이로 인해 향수에 젖은 올드팬들이 경기장을 찾게 하는 ‘감독 마케팅’의 부수적 효과도 더해질 수 있다.

또한 이종효 아주대 감독을 코치를 선임하고 이광석 GK 코치를 유임시켜 김병지 이후의 안방을 지킬 낼 야신의 후예를 키워 낼 계획이다.

명조련사 없이는 명마가 탄생할 수 없다. 운동장에서 뛰는 것은 선수가 하지만 승리는 명장의 지휘 아래 오케스트라 연주와 같은 화음에서 만들어진다.

노상래 감독을 비롯한 전설로 뭉친 코칭스텝이 팬들에게 또 다른 전설을 만들어 선물하기를 기대해 본다.

신입드래프트-아기용도 날 수 있다

지난해 안용우를 선발 해 쏠쏠한 재미를 봤던 전남은 2015년도 7명의 신인 선수들을 선발했다. 정재혁(MF), 안수현(FW), 이지민(DF)을 자유계약선수로 선발했으며 광철고 졸업 시 우선 지명을 했던 고병욱(FW)과 오영준(MF)을 입단시키기로 확정했고. 또한 6순위로 이광열(MF)과 번외지명으로 서민환(MF)을 지명했다.

정재혁은 172cm로 비교적 단신이지만 공격형 미드필더로 민첩성과 순간 스피드, 공간 침투 능력이 뛰어나고 좌우 측면 및 스트라이커까지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이다. 안수현은 187cm로 장신이면서 스피드가 좋아 전방에서의 침투와 공중볼에 대한 장악력이 탁월하다. 이지민은 좌측 수비수로 171cm 단신이지만 오버래핑 능력이 탁월하고 체력과 파워가 뛰어나다.

고병욱은 전남 유스 출신으로 볼 소유 능력과 경기 운영 능력이 탁월한 선수이다. 올 시즌 강릉시청소속으로 N리그에서 26경기 출장하여 14골을 기록 득점 2위를 차지했다. 오영준도 전남 유스 출신으로 패싱력과 킥력이 뛰어나며 연령별 청소년 대표를 거쳐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노상래 감독은 신인들 중 안영우와 비교해 정재혁을 주목하고 있다. 안용우는 지난해 개막전 깜짝 선발로 출격해 추전자리를 꿰 차고 31경기에 출전해 6골 6도움을 기록했고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에도 선발됐다. 정재혁이 노감독의 기대대로 안용우처럼 성장할 수 있는가도 올해의 관전포인트 중 하나이다.

수입 용-용병도 용이다

지난해 전남의 도약에는 ‘테볼골’ 애칭을 가진 스테보 효과가 컸다. 그러나 지난해 노 감독이 직접 경기를 보고 영입한 크리즈만은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이를 대신해 전남은 같은 크로아티아 출신 신예 공격수 오르시치(FW)를 영입했다.

오르시치는 크로아티아 연령별 대표의 엘리트 코스를 밟아 왔고 플레이와 빠른 발을 이용한 측면 돌파, 정확한 크로스가 강점인 측면 공격수이다. 현 크로아티아 국가대표 감독인 Niko Kovac가 이끌던 2013년 U-21 대표 당시 6경기에 출전 2골 4도움을 기록할 정도로 뛰어난 공격력을 가진 장래가 촉망되는 선수이다.

그러나 오르시치가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고는 하나 크리즈만처럼 꿔다놓은 보릿자루로 연봉만 축내고 돌아가는 위험성도 여전히 있어 동계 전지훈련의 결과를 기다려 봐야 한다.

팀에 적응력이 높아가고 있는 레안드리뉴는 재계약해 올해도 전남의 중원을 지휘할 것이고 호주국가대표출신 젠틀맨 코니는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영입 용-우리도 승천을 꿈꾸며

전남은 김민석을 영입하면서 팀 리빌딩 신호탄을 쏟아 올렸다. 김민식은 2008년 전북 현대를 통해 프로에 데뷔하여 올 시즌까지 K리그 61경기에 출전했고 2011년 전북의 주전 골키퍼로 활약하며 전북 우승에 일조한 선수이다. 우승 경험을 가진 김민식 선수의 합류로 김병지 선수 뒤를 이어 전남의 골문을 안정적으로 지켜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중앙과 측면을 넘나드는 활동력과 돌파력이 강점을 가지고 미더필더와 윙백, 풀백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최효진을 영입했다. 한 때 좌영민 우효진으로 준국가대표급으로 서울FC 수비를 이끌었던 찰떡궁합이었다.

최효진은 현재까지 K리그 통산 279경기에 출전해 17골 19도움을 기록한 베테랑 선수이다.

근성과 노련미를 갖춘 최효진의 합류로 김병지, 현영민과 더불어 젊은 선수들을 잘 이끌어 팀웍 향상과 수비 안정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입의 마무리는 공수 조율의 대명사인 게임메이커 정석민과 골 넣는 수비수 이지남으로 방점을 찍었다.

정석민은 2010년 포항을 통해 프로에 데뷔하여 제주, 대전에서 선수생활을 했으며, 현재까지 K리그 통산 85경기에 출전하여 12골 3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세트피스 상황 시 헤딩능력이 탁월하고 많은 활동량과 적극적인 몸싸움, 전방패스 능력을 모두 갖춘 수비형 미드필더이다.

이지남은 2013시즌까지 K리그 통산 130경기에 출전하여 9골 1도움을 기록했으며 2014년 중국 슈퍼리그의 허난 젠예에서 뛰었다. 186cm의 큰 키를 활용한 공중볼 장악에 탁월하고, 대인마크와 수비 리딩 능력 뛰어난 수비수이다.

집 용- 레전드와 캡틴 재계약

그라운드의 전설 김병지, 캡틴 방대종과의 재계약을 하면서 팀 리빌딩의 완성됐다.

지난해 K리그 클래식 전경기(38경기)에 출장, 전남의 골문을 든든히 지킨 김병지는 K리그 최다 출전 기록(679경기)과 최고령 출전 기록(만 44세 7개월 14일)을 세웠다. 이 기록들을 2015년 전남에서 새롭게 써 갈 것으로 보인다.

방대종은 전남 유스출신으로 지난 시즌까지 137경기에서 6골 2도움을 기록한 방대종은 주장을 맡아 코칭스태프와 선수간의 중간 매개체 역할을 충실히 하며 팀 성적향상에 일조했다.

2015년 최선의 공격은 최선의 방어부터

전남이 지난해 하반기까지 상위 경쟁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스테보 효과가 컸다. 그러나 허술한 수비가 그 효과를 반감시켜 결국 상위 스플릿에 남지 못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2014K리그 전남의 최종 성적은 38경기에 승점 51점으로 종합7위로 승점50점 6위 울산보다 승점은 높다. 48득점에 53실점으로 골득실차는 -5이다. 득점은 12개 팀 중 네 번째로 많고 실점은 꼴찌 상무에 이어서 많은 실점을 했다. 화끈한 공격력에 구멍 뚫린 수비력이라 말할 수 있다. 같은 경기수를 해 34득점에 45실점을 2013년과 비교해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전남이 황금기를 구가할 때도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공격을 하는 전술이었다. ‘최선의 방어는 최선의 공격이다’이라는 고전적 격언을 역발상(逆發想)해 ‘최선의 공격은 최선의 방어’라는 골문을 지키는 수성(守城)전술부터 시작해야 한다.

2015년 다양한 공격옵션 필요

수비는 눈빛만 봐도 호흡을 맞출 수 있는 톱니바퀴 체계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플레이가 필요하지만 공격은 공격수의 개인 기량에 팀전술이 더 해져 상승효과가 배가 된다.

그러므로 강팀들일수록 적재적소에 맞는 다양한 공격옵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2013년까지 전남은 공격옵션 B는 장신 코니를 이용한 일명 ‘뻥축구’말고는 없었다. 지난해에는 다양한 공격 옵션의 가능성을 열었고 올해는 아시안경기 국가대표 ‘3총사’(이종효, 안용우, 김영욱)과 용병 ‘3인방’(스테보, 레안드리뉴, 오르시치)에 영입한 3명(최효진, 장민석, 이지남) 등 감독의 전술로 다양한 공격플랜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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