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 야생동물 로드킬 방지 캠페인

광양만녹색연합은 지난 4일 녹색연합 자연생태팀 활동가들과 함께 섬진강과 수어댐 인근 지역을 돌아보며 두꺼비의 산란현장을 모니터링 했다.

▲ 두꺼비 로드킬 조사
섬진강은 본디 모래가람, 다사강(多沙江) 등으로 불릴 만큼 고운 모래로도 유명하지만, 고려시대 때 ‘섬거(蟾居)마을’에 살던 수십만 마리 두꺼비가 섬진나루에 몰려와 울부짖어 왜구를 물리쳐, 당시 고려왕이었던 우왕이 1385년(우왕 11)에 섬진강이라는 이름을 내렸다는 전설에서 알 수 있듯 두꺼비가 많은 지역이다.

모니터링 결과 진상면 비촌마을 앞 40여 미터 도로구간에서 약 50마리의 두꺼비 사체를 확인했다. 도로 옆 수어 저수지에 수많은 두꺼비 알이 있는 것으로 보아 두꺼비들은 저수지에 알을 낳기 위해 오고가다가 로드킬을 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압면사무소 앞 둠벙에서는 짝짓기를 하는 두꺼비 여러 개체를 확인했다.

지역주민들은 “경칩이 내일 모레이지만, 광양에서는 두꺼비들이 약 열흘 전부터 잠에서 깨어나 산란하러 나오고 있어 로드킬이 이미 많이 일어나고 있고 특히 비오는 날이면 더욱 심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아태양서파충류연구소 김종범 박사는 “두꺼비는 산에서 동면을 한 후 경칩을 전후로 번식기가 되면 산란을 하러 습지로 내려오는 특성상 산란을 하러 산에서 내려오는 시기와 산란 후 산으로 돌아가는 시기에 로드킬이 많이 발생한다”며 또한 “4월말에서 5월 중 수많은 새끼 두꺼비들이 산란지에서 산으로 올라갈 때 로드킬이 많이 발생하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두꺼비 산란 모니터링 결과 비촌마을에서는 어렵게 수로를 통해 내려오던 두꺼비들은 저수지에 다다르기 전에 수로가 오물과 쓰레기 등으로 막혀 갈 곳을 찾지 못해 결국 도로를 횡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또 섬진강 주변 다압면사무소 앞에서도 많은 두꺼비의 로드킬이 목격되는데 어렵게 산란처를 찾아 내려오지만 산란처인 습지나 둠벙들이 사라져 산란에 성공하지 못하고 산란처를 찾다가 안타깝게도 로드킬 당하는 상황이 목격되고 있다.

박수완 광양만녹색연합 사무국장은 “진상 비촌 마을엔 하루빨리 수로의 오폐물들을 제거가 필요하고 새끼 두꺼비들이 집단으로 서식지로 이동하는 4월 중 순 전에 유도막이를 설치해 안전하게 이동 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일 필요성이 있고, 다압면의 경우에는 경칩을 전후한 시기 운전자들은 저수지나 논가 등 습지 주변의 도로에서, 특히 우천 때는 속도를 줄이는 등의 주의를 기울여야 로드킬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박 국장은 “광양만녹색연합은 광양시 관련부서에 대구 수성구가 망월지에 두꺼비 로드킬 방지 울타리를 친 것처럼 로드킬 방지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한다”며“ 그래서 두꺼비가 알에서 깨어 난 후, 다시 서식지로 이동하는 4월 중순에는 두꺼비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녹색연합은 지역조직과 함께 2015년 주요 운동과제로 야생동물 로드킬을 방지하는 캠페인을 펼칠 예정으로 이번 조사는 캠페인의 첫 시작이다.

박수완 국장은 “많은 운전자들이 로드킬을 방지할 수 있는 예방운전 습관을 기르고, 정부와 관련 기관은 로드킬을 방지할 수 있는 대책 마련과 예산을 투입해 관련 시설들을 확충해야 한다”며 “로드킬이 줄어들어 야생동물이 마음 놓고 다닐 수 있는 세상이 되도록 녹색연합이 맡은 바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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