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우권 노동자 민주노동자장’ 영결식·노제

고 양우권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이지테크분회장의 장례가 고인이 숨진지 37일째인 지난15일 ‘양우권 노동열사 민주노동자장’으로 열렸다.

이날 장례에는 고인의 유족과, 금속노조 조합원, 광주·전남 민주노총 조합원, 지역 시민사회 인사 등 2백여명이 함께 했다.

오전 9시 고인의 빈소인 동광양장례식장에서 발인을 마친 장례행렬은 오전 10시 시민분향소가 차려진 광양시청 사거리에 도착해 영결식을 진행했다.

영결식에서 유족 발언에 나선 고인의 장남 효성씨는 “회사측(EG테크)의 무수한 회유와 유족과 노조를 갈라놓으려는 압박 등을 견뎌내면서 여기까지 왔다”며 “이 나라 높으신 분들, 제발 힘 있는 기업 뒤에 숨고 기대서 기업의 편이 되지 말고 정말 힘없고 가난한 약한 노동자들 앞에 서서 탄압과 억울함에 대한 방패가 돼 주고 힘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또 “아버지에게 살아오면서 이 말 한 마디 못 했다는 정말 후회된다. 아빠,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인사를 해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강용재 광양지역문제연구소장은 “건강한 사회를 위한 감시자 역할을 자임하는 지역 시민사회가 빛과 소금이란 본연의 소임을 다하지 않은 결과라 고인과 유족 앞에 고개 숙여 사과한다”며 “고 양우권 형제의 뜻 외면하지 않고 비정규직 문제를 넘어 노동, 환경, 사회 전반을 조명해 정의를 세우고 나아가는 일에 함께 힘을 모으겠다”고 약속했다.

영결식을 마친 장례 행렬은 시민분향소 일대를 행진한 뒤 광양제철소 1문으로 이동해 노제를 지냈다. 이곳은 양우권 노동자가 유서에서 ‘마지막으로 저를 화장해 제철소 1문앞에 뿌려 달라. 새들의 먹이가 되어서라도 내가 일했던 곳, 그렇게 가고 싶었던 곳, 날아서 철조망을 넘어 들어가 보련다’고 했던 곳이다.

노제를 마친 유족과 장례 참가자들은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새 모양의 풍선을 일제히 하늘로 띄우며 ‘새가 되어서 하늘을 훨훨 날아 현장으로 돌아가시라’고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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