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정육식당 ” 물놀이 가기 전 든든한 한 끼
광양에서 밥 한 끼 해요_9
백운산은 광양의 산이다. 백운산은 상봉, 따리봉, 도솔봉, 억불봉 네 개의 봉우리가 솟은 1222미터의 가장 높은 남도의 산이다. 백운산은 옥룡, 봉강, 어치, 금천 네 개의 계곡이 흘러 내리는 숲 우거진 가장 시원한 남해안의 산이다. 여름 휴가철이면 전국에서 광양의 백운산으로 휴가를 온다. 그중 제1 계곡이라 할 수 있는 옥룡계곡으로 꼬리를 무는 자동차 행렬을 따라 들어가다 보면 옥룡면 소재지에 다다르고 가게에 들러 필요한 물건을 마지막으로 보충하고 물놀이에 앞서 배를 채워줄 든든한 한 끼가 생각난다. 어디가 좋을까?
유정정육식당. 옥룡면사무소 건너편에 위치한다. 그래, 오늘 든든한 한 끼는 여기가 좋겠다. 고기가 맛있기에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맛집이다. 한우 암소를 지역 농장과 직거래를 통해 직접 작업하기 때문에 고기가 맛이 없을 수가 없다. 또 생삼겹살은 어떤가. 한때 고기 먹으러 옥룡을 많이도 올라 다녔다. 1990년 가게를 개점했으니 벌써 33년 된 식당이다. 상추도 근처 농장에서 수경재배한 싱싱한 것을 사용하여 고기쌈 맛을 돋운다. 식당 벽에는 축구선수 기성룡 선수의 싸인과 사진이 걸려 눈에 띈다. 기성룡 선수 부모님이 인근 마을에 사시는데 아버지가 이곳 식당에 자주 들르는 모양이다. 14년 전 사진이니 한창 인기를 구가할 때 부모댁에 들른 기 선수를 아버지가 맛있는 고기 먹인다는 구실 아래 이곳 식당에 와서 추억을 만든듯하다.
점심이라서 고기를 먹기는 좀 부담스럽고 고기 맛있는 집이니 보나마나 맛있을 것이라 장담하고 김치찌개백반을 먹을 심산으로 들어갔으나, 자리에 앉으며 생각이 바뀌었다. 그래 좀 더 든든하게 불고기백반을 먹자. 잠시 메뉴판을 살피니 1인분 180그램으로 한우, 한돈 가격은 착하고 양은 많다. 김치찌개백반 1인분에 8천원, 불고기백반 1인분에 1만2천원. 만족이다. 쌈장, 멸치젓갈, 참기름장 장이 3개다. 배추 속잎을 손에 올리고 그 위에 상추 하나 더 올리고 불고기를 참기름장에 찍어 마늘과 고추 하나씩 올려 입에 밀어 넣으면 그 맛이 무척 고소하다. 다음은 멸치젓을 올려 먹으니 그 맛 또한 독특하니 식욕 당기는 맛이다. 불고기에 파무침과 숙주를 듬뿍 넣어 불고기만 먹어도 다른 찬을 찾지 않을 일품 맛이다. 밥공기를 반쯤 비우고 나면 불고기 국물을 한 국자 공기에 담아 밥에 말 듯 비벼 한 숟가락 뜨고 김장김치, 아니면 갓김치 또는 콩나물무침이나 깻잎을 올려 먹으면, 아 든든하다.
여기서 잠깐! 백운산에 온 김에 잠깐 지식백과 속 산에 대해 알아보면 남한에서는 한라산 다음으로 식생이 다양하고 보존이 잘되어 있어 자연생태계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백운란·백운쇠물푸레·백운기름나무·나도승마·털노박덩굴·허어리 등 희귀식물과 함께 900여 종의 식생이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옥룡면 동동마을 등지에서 채취하며 단풍나무과에 속하는 고로쇠나무의 수액은 약수로서 유명하다. 남쪽 산기슭에는 고려 초에 도선국사(道詵國師)가 창건했다는 백운사(白雲寺)가 있다. 백운산 자연휴양림으로 관리되고 있다.
광양에서 밥 한 끼 해요. 백운산 옥룡계곡에 물놀이 가기 전 든든한 한 끼, 유정정육식당. 사장님의 몸에 밴 친절함이 감사해서 나오며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한 번 더 했습니다. 오늘도 잘 먹었습니다. 다음 밥 한 끼는 어디로 가지?
글·사진=정은영 민주당 지역위 정책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