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목소리로 사회를 변화시키고 싶어요”

19살 심은기 군, 내년 지방선거 준비 두 대통령 탄핵으로 정치 관심 생겨 특정 정당 지역 독점하는 정치 문제 다양한 진로를 선택하는 사회 되길

2025-06-15     이윤이 기자
심은기 학생

광양의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 수업을 마친 뒤 친구들과 운동장을 누비고, 저녁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주말이면 유튜브 영상 촬영에 몰두하는 한 학생이 있다. 평범하면서도 분주한 일상을 살아가는 심은기(19·하이텍고등학교) 군은 현재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 중이다.

그가 정치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초등학생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뉴스를 접하면서다.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둘러싼 탄핵 논의까지 지켜보며, 그는 왜 청소년의 이야기는 정치에서 늘 뒷전일까라는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주변 또래들이 정치와는 거리를 두는 시기에, 그는 오히려 그 거리감 자체가 문제라고 느꼈다.

심은기 학생은 정치는 어른들만의 게임이 아니다. 학생들도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만큼 마땅히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격증을 딸 수 있다는 이유로 일반고 대신 공고를 선택했으나 실습 현장에서는 청소년 노동자가 처한 불합리한 현실을 자주 마주쳤다이런 문제를 직접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정인화 광양시장에게 ‘청소년 참여위원회 위원장 위촉장’을 받는 심은기 군

아무도 바꾸지 않는다

심은기 군의 출마 결심은 단순한 호기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지역의 고질적인 문제에 대해 왜 아무도 바꾸려 하지 않을까라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그는 광양에는 포스코라는 대기업이 있음에도, 정작 지역 청년이나 고등학생들이 그 기회를 직접 연결받기 어려운 구조라며 학교와 포스코가 MOU를 맺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일자리 기회를 제공한다면 지역경제와 청년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입 정보의 불균형, 실습 중 안전 문제, 자격증 중심 교육 단절 등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청소년에게 필요한 건 몇백만원의 장학금이 아니라 인생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제도다. 대학이라는 길 외에도 다양한 진로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가 꿈꾸는 정치인은 깔끔하고 빠른 일 처리를 하는 사람이다. 단순한 행사 참여보다 현장을 찾아 주민들과 소통하는 정치, 복잡하게 돌려 말하지 않고 분명하게 견해를 밝힐 수 있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는 그는 맞으면 맞다, 아니면 아니라는 명확한 의견을 낼 수 있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또 그는 특정 정당이 지역을 독점하는 정치 현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정당보다 사람을 보고 선택해야 한다정치인의 실력과 행보에 기반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심 군의 주변 반응은 엇갈린다. 친구들은 너무 이른 거 아니냐”, “공천을 받을 수 있겠냐며 우려를 표하는 반면, 부모님은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보라며 묵묵히 응원하고 있다.

그는 선거 등록비 역시 직접 마련할 계획이며, 정당의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무소속 출마도 염두에 두고 있다.

심은기 군이 운영하는 유튜브 ‘심축교’ 촬영 현장

거창한 정치보다
지역 불편 해결이 먼저

심 군은 과거 한 지역 축제에서 인연을 맺은 백성호, 김보라 의원에게 조언을 얻고 있다. 백 의원은 전화로 후보 등록 절차 등을 설명하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고, 김 의원은 정치 정보 등을 공유해 두 의원 모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그는 이를 통해 선배 정치인들의 실무를 보고 배우며 이 경험을 밑바탕으로 내년 지방선거에 실질적인 준비를 시작할 예정이다.

심은기 군은 저에게 정치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제가 사는 지역의 불편함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나서는 일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광양시민으로서 내가 속한 지역사회의 문제를 누구보다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위치가 바로 시의원이라고 생각한다시민의 목소리에 힘을 보태고 싶다. 청소년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풀어나갈 수 있는 정당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심은기 군은 광양YMCA 활동을 통해 행사 사회자로 활동하기도 하면서 학생들과 유튜브 콘텐츠 심축교를 만들어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 해내며 자신이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정치와 사회를 연결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