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한 방울 타지 않았다, 광양 착즙 주스의 자존심 “비우당”

광양 덕례리에 자리한 ‘비우당’은 겉보기엔 소박한 샐러드&주스 가게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건강에 대한 진심, 그리고 지역사회에 뿌리내리려는 창업자의 뚝심이 응축돼 있다. 2021년 오픈한 이곳은 100% 착즙 과일주스를 중심으로 샐러드, 케이터링까지 아우르며 점차 입소문을 타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엔 33살의 젊은 사업가, 문성환 대표가 있다.

“장을 비우다, 마음을 채우다”

‘비우당’이라는 이름은 단순한 언어유희가 아니다. 디톡스, 건강 식단, 식이요법에 관심이 많았던 문 대표는 스스로를 위한 건강한 한 끼를 고민하던 중 ‘장을 비운다’는 철학에서 출발한 브랜드를 만들었다. 처음엔 자신을 위한 실험이었지만, 점차 주위 사람들의 호응이 이어지며 자연스럽게 순천까지 사업이 확장되었다.

주스 한 병에도 문 대표의 원칙이 깃들어 있다. ‘비우당’의 클렌즈 착즙 주스는 물 한 방울 섞지 않는다. 오직 신선한 과일만을 사용한 100% 착즙 주스로 일반 과일음료와 차별화되는 깊은 맛과 풍미를 자랑한다. 단가가 다소 높음에도 불구하고, 재구매율이 높은 이유다.

단체 주문 중심의 효율적 운영 전략

‘비우당’은 현재 방문 판매보다는 단체 주문 및 케이터링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광양과 순천, 여수 등 지역의 각종 행사, 기업 모임, 시청과 관공서 간식 제공 등 다양한 형태로 건강한 먹거리를 공급 중이다.

문 대표는 “주문은 최소 3~5일 전 사전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다”며 “신선도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유통과 보관의 편의를 좇기보단, 건강이라는 브랜드 핵심 가치를 끝까지 지켜내기 위한 운영 철학이다.

‘비우당’의 클렌즈 착즙 주스는 레드당(사과, 비트, 당근, 레몬), 오렌지당(오렌지, 자몽, 레몬), 캐럿당(제주도 구좌당근, 사과, 오렌지), 퍼플당(적채, 오렌지, 파인애플), 그린당(케일, 샐러리, 사과, 레몬) 등 다섯 가지 라인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샐러드에 사용되는 소스까지 모두 문 대표가 직접 자체 개발한 것으로 건강한 한 끼를 제공하되, 맛에서도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지역을 중심으로 한 ‘로컬 크리에이터’의 삶

‘비우당’ 이전에도 문성환 대표는 카페 ‘라별’을 통해 지역문화 콘텐츠 기획자로 이름을 알렸다. ‘라별’은 단순히 커피를 파는 카페가 아닌 버스킹 팀과 공연을 운영하며 순천·광양 지역의 젊은 예술가들이 모이는 복합 문화공간이다. 이러한 경험은 ‘비우당’ 운영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콘텐츠를 함께 만들어가는 방식의 경영을 지향한다.

그러나 순천 지역의 행사 및 단체 주문은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 정작 거주 중인 광양시에서의 활동은 기대만큼 활발하지 않아 문 씨는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포스코를 비롯한 기업들이 종종 주문 예약이 있지만 광양시에서 연락이 온 적은 없다”며 “아마 몰라서인 것 같다. 광양 시민으로서 광양에서도 ‘비우당’이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덕례리 상권에 던지는 제언

운영 초기, 손님을 기다리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지만 현재는 적극적인 외부 활동을 통해 이를 해소했다고 밝힌 문 대표는 광양 덕례리 상권의 문제점을 꼬집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덕례리는 하드웨어 문제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며 “광양읍에서 더 많은 행사가 진행되고, 젊은 층이 나서서 지역 활성화를 위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시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의 지원과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결합 된다면 광양의 골목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숯불구이 축제와 같은 지역 행사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도 모색 중인 문성환 대표는 돈을 잘 버는 가게를 넘어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가게가 되기를 소망한다.

△업체명: 비우당
△주소: 전남 광양시 광양읍 예구6길 30, 1층
△문의전화: 010-9004-7026
△영업시간: 10:00~22:00 (최소 3일전 예약)
△인스타그램: @biwood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