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팅 그 이상의 공간, “구루커피” 진심을 볶다

기술과 철학이 담긴 최적의 로스팅 환경 한결같은 한 잔에 담긴 장인의 진심

2025-08-03     이윤이 기자

광양의 아침을 고소하게 수놓는 커피 향, 그 중심에는 직접 로스팅한 원두로 사랑받는 ‘구루커피’가 있다. 힌두어로 ‘선구자, 전문가’를 뜻하는 ‘구루(Guru)’라는 이름을 가진 이 곳에는 15년간 한결같이 자신만의 철학으로 지역 커피 문화를 이끌어 가는 임재홍 구루커피 대표(43)가 있다. 그는 한진해운 엔지니어라는 안정된 직업 대신, 커피 한 잔에 인생을 걸고 새로운 항해를 시작했다.

바다에서 커피로, 엔지니어에서 ‘로스터’로
임재홍 구루커피 대표는 “승선 생활은 언제든 다시 할 수 있지만 요식업은 지금 아니면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 과감히 도전했다”며 “엔지니어로서 기계를 다루던 경험이 로스팅이라는 커피 제조 과정과 잘 맞았던 것 같다”고 시작한 계기를 설명했다. 

2011년 고향인 광양에 정착하며 그의 커피 여정이 시작됐다. 특히 서천변에 멋진 카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광양시 청년 지원이 맞물려 광양을 기반으로 커피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임재홍 구루커피 대표

그는 2011년 구루커피의 첫 문을 연 이래 끊임없이 투자하며 성장해왔다. 
2012년 하임즈 다이닝 카페, 2013년 구루커피 대학로점, 2015년 퓨전 중식당 등 다양한 외식업에 도전하며 사업 영역을 넓혔고 2018년에는 법인을 설립하고 기존 구루커피를 확장 이전하며 커피 식품 제조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2020년에는 건물을 매입해 구루커피 희양점을 본점으로, 커피 제조설비를 확충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았으며 현재 서천점, 희양점, 순천 공마당점까지 총 3개의 직영점을 확장하며 지역 커피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구루커피 본점에 있는 로스팅 공간

차별화된 전략과 끊임없는 품질 관리
임 대표는 저가 커피점이 많아진 지금까지도,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구루커피만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구루커피의 맛은 임 대표의 철저한 원두 선별과 로스팅 노하우에서 비롯된다. 

각 나라 농장에서 수확된 생두를 매번 샘플링을 거쳐 신중하게 선정할 뿐 아니라, 로스팅을 할 때 온도와 습도 조절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 그의 노하우다. 

임재홍 구루커피 대표는 “구루커피 시그니처 메뉴는 ‘싱글오리진 핸드드립’ 커피다. 각 나라별 커피의 특징을 최대한 살려 차별화된 커피의 맛을 선호하는 고객들에게 만족감을 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스팅에 대해서는 “같은 생두라도 작황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저만의 선정 기준에 부합하는 생두를 직접 선별하고 로스팅하고 있다”며 “커피 로스팅은 온도와 습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덥거나 습한 날은 최대한 피하면서 최적의 로스팅 환경을 유지해 품질 좋은 원두를 로스팅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커피는 만드는 사람의 정성과 기술이 가장 중요하다”며 “커피의 숙성기간을 정확히 파악해 최상의 맛을 제공하는 것이 구루커피의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구루커피는 광양, 순천, 여수를 넘어 제주도까지 진출해 30~40여 곳에 커피 원두를 납품하며 그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복합문화 공간으로 
구루커피 본점은 단순한 카페를 넘어 지역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지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하 1층부터 2층까지는 카페 매장, 3층은 갤러리, 4층은 창고, 5층은 바리스타 교육 공간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곳에서는 재즈 공연, 시립합창단 연주, 전시회 등 다양한 문화 행사가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

매주 수요일 저녁에는 지역민을 위한 무료 커피 테이스팅을 진행하며, ‘동행상점’ 프로그램을 통해 커피 문화 확산에도 힘쓰고 있다. 여수항만공사와의 협업으로 장애인을 위한 바리스타·로스팅 교육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무료 미디어아트 전시, 청소년 공연 지원, 목포해양대 홍보관과의 협업, 전남도립미술관과의 드립백 공동 제작 등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임 대표는 “전시나 공연 등 공간이 필요한 분들과 언제든 협업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열린 문화 플랫폼으로서의 구루커피의 역할을 강조했다.

한 잔의 커피로 기분 좋은 하루를
그는 커피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커피업은 진입은 쉬우나, 폐업도 빠른 업종”이라며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영역을 명확히 파악하고,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쳐 도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요즘은 맛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진 만큼, 매장을 차별화할 수 있는 ‘개성’이 경쟁력이 된다”며 “시간이 더 소중한 청년층일수록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광양시의 창업 지원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구루커피 원두를 사용하는 매장이 점점 늘어나, 더 많은 사람이 다양한 공간에서 구루커피의 맛을 경험할 수 있길 바란다”며 “한 잔의 커피가 누군가의 하루를 기분 좋게 여는 브랜드로 기억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업체명: 구루커피 로스터스    
△주소: 본점_광양읍 희양현로 5 / 서천점_광양읍 서천2길 4 1층    
△문의전화: 061-763-2883
△영업시간: 09:00~22:30    
△인스타그램: @gurucoffee_roasters    
△블로그: blog.naver.com/gurucoffee_roast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