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변화는 사람에서 시작됐습니다”
오영환 마령활력센터 사무장
전북 진안군 마령면은 농촌중심 지활성화사업을 통해 활력을 되찾은 대표적인 지역이다. 그러나 그 과정은 단순히 기반시설 조성과 프로그램 운영에 그치지 않았다. 마령면의 성공 뒤에는 ‘공간과 사 람’에 대한 깊은 고민과 전략이 있 었다. 마령면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을 이끈 관계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대부분의 농촌 활성화 사업이 비슷한 비전을 공유하지만, 마령 면은 ‘공간’과 ‘인재’라는 독자적인 전략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움직임 을 보이고 있다.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그 공간을 효과적으로 운영할 인재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라는 점에 주목 했다. 그러나 인재는 하늘에서 떨 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직접 발굴 하고 육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귀촌인이 증가하면서 다양 한 능력을 가진 인재들이 마령면 으로 유입되고 있으며, 이들을 자 연스럽게 마을 일에 참여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 러한 활동은 누군가의 지시나 명 령이 아니라 주민과 활동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끊임없는 회의와 토론을 통해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결과다.
초기 참여율은 6.5%에 불과했 지만,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통해 점차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 끌어냈다. 여러 시행착오와 갈등, 의견 차이를 극복하며 결국 ‘마령 주민협동조합’이라는 일원화된 조 직을 설립하는 성과를 이뤘다. 조 합원은 누구나 5만원만 내면 가입 할 수 있으며 현재는 조합이 마령 활력센터를 직접 운영하는 지속 가능한 구조를 구축했다.
특히 ‘토종 씨앗 모임’은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시작된 대표적인 우수 사업으로 꼽힌다. 21개 마을을 돌며 143종의 토종 씨앗을 발굴하고 이를 책자로 엮 는 등 지역 자원 보존에 크게 기 여했다.
마령 활력센터는 단순한 수익사업장이 아니다. 운영비가 필요하 지만 본래 목적은 주민들이 편하 게 모여 활동하고 이야기를 나누 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익 공간 으로서의 역할이다.
이런 공익 공간이 지속되려면 제도적 기반이 필수적이다.
조례가 마련되지 않으면 군 의 원을 설득하고 수차례 문을 두드 려야 하는 어려움이 뒤따른다. 누 군가가 대신 해주길 기다리는 것 이 아니라 직접 쟁취해야 한다.
현재 마령 활력센터에는 회의 실, 어린이 공부방, 도서관, 산책 로, 정원 등 다양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 공간을 관리하는 인력은 노인 일자리 사업과 귀촌인으로 채워지고 있으며, 주민들은 이곳 에서 꽃을 가꾸고 휴식하며 공부 하는 등 활발히 이용하고 있다. 이 는 진정한 지역 공동체의 중심 역 할이라 볼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이며 공간은 만들 수 있어도 그 공간을 살 리는 건 사람이다. 인재가 없으면 직접 만들고, 자원이 부족하면 연 결하며, 제도가 없으면 싸워서 만들어야 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