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사회생활에서 행복의 길로 이끄는 바른 생각

만응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가피사 주지)

2025-10-26     광양시민신문
만응 스님(대한불교조계종 가피사 주지)

불교에서는 팔정도라고 하는 중요한 수행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어떤 어렵거나 난해한 방법이 아니라 8가지 바른 행위를 실현시킴으로써 마음의 안정과 행복을 만들어 줍니다.
팔정도에서 두 번째 수행방법인 “정사유(正思惟, Sammā-sankappa)”는 우리 마음속에서 생각을 바르게 일으키는 것을 뜻하며, 복잡한 사회생활을 지혜롭게 헤쳐나가고 원만한 관계를 맺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정사유는 단순히 ‘좋은 생각’을 하는 것을 넘어, 삶의 세 가지 근본적인 자세를 바르게 정립하는 실질적인 수행입니다.

1. 정사유란 무엇인가? (초기 경전의 가르침)
정사유는 우리가 마음속으로 일으키는 의도와 목적을 바르게 하는 것입니다. 초기 경전인 디가 니까야(Dīgha Nikāya)의 가르침에 따르면, 정사유는 세 가지 바른 마음가짐으로 구성됩니다.
* 탐욕을 여의려는 생각 (욕심 내려놓기)
* 해치지 않으려는 생각 (자비로운 마음 가지기)
* 분노와 원한을 품지 않으려는 생각 (어리석은 생각 내려놓기)
부처님께서는 이 세 가지 사유가 팔정도의 첫 번째인 정견(正見, 바른 견해)을 토대로 하여 발생하는 올바른 의도임을 강조하셨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모든 언어와 행동은 사유에서 시작되기에, 정사유는 바른 삶을 위한 첫 단추입니다.

2. 사회생활 관점에서 정사유 수행하기
정사유는 직장, 가정, 친구 관계 등 모든 사회생활에서 '생각의 필터' 역할을 합니다. 이 세 가지 사유를 일상에 적용하여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⑴ 탐욕을 여의려는 사유: ‘과도한 집착 버리기’
직장 생활에서 ‘과도한 성과 집착’이나 ‘남의 것 부러워하기’를 멈추는 연습입니다. 누구나 더 높은 연봉, 더 좋은 자리를 원하지만, 그 욕망이 지나쳐 공정하지 못한 수단(예: 동료 비방, 거짓 보고)을 쓰게 된다면 괴로움과 불화의 씨앗이 됩니다.
*수행방법: “나는 지금 결과 자체에 집착하는가, 아니면 현재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과정에 집중하는가?”를 스스로 질문합니다. 결과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맡은 일에 대한 ‘책임감’과 ‘성실성’으로 생각을 전환합니다.
⑵ 해치지 않으려는 사유: ‘친절한 의도 갖기’
자신이 하는 말과 행동이 타인에게 '정신적,물질적 해'를 끼치지 않도록 마음을 쓰는 것입니다. 회의에서 동료의 아이디어를 비판할 때, 상대방을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아니라 '더 좋은 결과'를 만들려는 순수한 의도를 가져야 합니다.
*수행방법: 어떤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하기 전에 잠시 멈추고, "이것이 상대방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주지는 않을까?"를 고민합니다. 비판하려거든 해결책과 격려를 함께 제시하여, 해치지 않으려는 의도를 명확히 표현합니다.
⑶ 분노와 원한을 품지 않으려는 사유: ‘평화로운 마음 선택하기’
직장 내 갈등, 오해, 불공평함 등을 겪을 때 즉각적인 분노나 원망 대신 ‘이해’와 ‘용서’를 선택하는 연습입니다. 누군가 나에게 실수했을 때, ‘나를 괴롭히려는 악의’로 해석하기보다는 ‘상대도 힘들었겠지’라는 연민의 마음을 일으킵니다.
*수행방법: 화가 치밀 때, “나는 지금 누구의 괴로움에 빠져 있는가?”를 인식합니다. 분노는 나 자신을 먼저 태우는 불임을 깨닫고, 상대방을 비난하는 마음 대신 평화와 화해를 위한 생각을 일으킵니다. ‘내가 먼저 멈추겠다’는 결심이 정사유의 힘입니다.

 3. 정사유 수행의 이점
정사유를 꾸준히 수행하면 우리의 삶은 근본적으로 변화합니다.
*갈등의 최소화: 의도 자체가 선하고 해치지 않으려는 것이기에, 타인과의 충돌이 줄어들고 관계가 원만해집니다.
*업무 효율 증대: 탐욕과 집착을 내려놓으면, 불필요한 경쟁심 대신 업무 본연의 가치에 집중하게 되어 진정한 성과를 만듭니다.
*스트레스 감소: 성냄과 원한을 놓아버리면, 타인의 행동에 휘둘려 스스로 괴로워하는 일이 사라지고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정사유는 바로 지금, 여러분들의 마음에서 시작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행방법입니다. 바른 의도와 사유를 습관화하는 수행을 통해, 지혜롭고 평화로운 사회생활을 만들어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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