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시간을 지나, 내 삶을 문화로 채워갑니다”
마을공동체 ‘꿈길잡이’ 대표이자 남도영화 로컬 프로그래머 등 엄마에서 지역 활동가로 변화를 만들어가는 고정혜 씨
고향은 광주지만, 25년 이상 광양을 제2의 고향으로 삼아 가족과 지역 사회에 헌신해 온 고정혜 씨가 ‘로컬 프로그래머’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광양 문화계에 따뜻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만 49세인 그는 지난 세월을 ‘엄마의 시간’이라 정의하며, 이제야 비로소 ‘나의 시간’을 꽃피울 때가 됐다고 말한다.
고 씨는 현재 마을공동체 ‘꿈길잡이’ 대표이자 남도영화 로컬 프로그래머 등 ‘엄마’에서 ‘지역 활동가’로 활발한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영화로 찾은 지역 문화 기획의 접점
고정혜 씨가 ‘로컬 프로그래머’ 역할에 뛰어든 계기는 지역 사회에서 가장 부족하다고 느꼈던 ‘문화와 교육’에 대한 갈증 때문이었다. 그는 다양한 콘텐츠 중에서도 접근성이 높고 수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영화’가 문화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지난 남도영화제 로컬 프로그래머 2기로 활동한 고 씨는 영화를 상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획자로서 ‘지역민의 정서에 맞닿는 공감’에 집중했다. 이번에 기획한 후속 상영회는 영화, 재즈 음악, 그리고 깊이 있는 대화로 구성되었는데 특히 ‘모성(Motherhood)’을 주제로 상영회는 큰 호응을 얻었다.
고정혜 남도 로컬 프로그래머는 “지역 행사의 주인공은 그것을 즐기러 오는 사람들이어야 한다”며 “오시는 분들이 다시 찾으면서 예술과 문화에 가까워지도록 돕는 것에 제 역할”이라고 말했다.
봉사와 신뢰로 쌓은 지역 ‘연대’의 힘
고 프로그래머는 광주에서 태어나 다양한 문화적 혜택을 누리며 성장했지만, 성인 이후의 삶은 광양에서 온전히 이어왔다. 그는 평생교육 공동체 사업, 14년간의 다문화 가족 봉사, 10년이 넘는 독서 모임 등 꾸준한 지역 사회 활동과 봉사 경험을 쌓아왔다.
그는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도 묵묵히 지역 사회에 기여해 온 시간이 신뢰 관계로 이어졌으며, 이러한 신뢰가 결국 ‘유대와 연대’의 힘으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고 프로그래머는 “유대와 연대는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진심 어린 충고와 도움으로 서로를 성장시키는 힘”이라며 “그런 연대를 바탕으로 지역민 간 끈끈한 연대를 이어가고, 남녀노소 모두가 함께 어우러지는 광양을 만들고 싶다. 문화, 예술 등 다양한 활동도 함께 포함해 지역 공동체를 풍요롭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성 일자리 창출과
지역 문화 활성화 목표
나이 50을 앞둔 고정혜 씨는 앞으로의 활동 목표도 확고하다. 그는 문화 예술을 주력으로 삼는 동시에, 기후·환경 문제 등 지역 사회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분야로 활동을 확장할 계획이다. 광양시 인구정책 아이양육 팀장으로도 활동한 고 씨의 궁극적 목표는 ‘엄마들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고정혜 씨는 “부모 교육과 지역 인프라도 중요하지만, 엄마가 활기차고 건강해야 사회가 활력을 얻고 아이 또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며 “여성들이 조금 더 행복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개인적으로는 언젠가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경력 단절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민 모두가 문화와 예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