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복 시장 취임 1주년 기념행사 동행취재기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은 의외로 별로 없다. 하지만 광양 5일장의 풍경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분주하고 활기가 넘쳤다.

아직 이른 시각, 손님을 기다리며 장사 준비에 한창인 그들의 역동적인 움직임 속에서 보물찾기처럼 숨겨진 삶을 발견했다.

그들 속에 섞여 그 남자를 기다렸다. 7시 정각. 기다리던 그가 나타났다.
7월 1일 민선6기 취임 1주년이 되는 정현복 시장.

그의 ‘1주년 취임 기념행사 계획표’를 처음 보았을 때 몇 가지 의문이 들었다. 벅차 보이는 일정을 과연 다 소화해 낼 수 있을까? 첫 공식 일정은 왜 ‘광양 5일장’일까? 궁금증과 호기심에 휩싸여 그의 하루를 동행취재하기로 마음먹었다.

그의 등장에 시장상인들은 적잖이 놀란 표정이었다.
“오늘 제가 취임한지 1년 된 날입니다.”
그는 누구에게나 미소 짓고 몸을 구부려 그들의 손을 먼저 잡고 이야기를 들어줬다.

파는 물건도 가지각색이듯 반응도 가지각색이었다.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난 것 마냥 얼싸안고 기뻐하는 사람, 가족에게 투정부리듯 볼멘소리를 하는 사람, 가판에 차린 조촐한 아침상으로 끌고 가 함께 하기를 권하는 사람들.

어떤 할머니 한 분이 내게 물었다. “시장님은 좋은 날 왜 이런 데를 왔따요, 뭐 볼께 있따고. 좋은 데를 가야재”
이렇게 그의 하루가 시작되고 있었다.

‘현충탑 참배’를 하고 시청으로 들어가 ‘7월 정례 수상자를 접견’, 뒤를 이어 ‘7월 정례 조회 및 소양교육’ 시간을 가졌다.
수상자들에게 표창장을 전달하고 민선6기 1년의 발자취 동영상을 시청했다.
그가 취임한 후 1년 동안의 다양한 행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는 개인으로서, 시장으로서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공직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감사의 뜻을 잊지 않았으며 앞으로 운영방안에 대해 몇 가지를 부탁했다.

또, 남은 기간 동안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시 발전의 기틀을 다질 것이라고 명확하게 뜻을 밝혔다.
상인들과 손을 잡고 이야기 나누던 모습과는 확연히 달라 보였다.

내심 이제 한숨 돌릴 수 있길 기대 했는데 곧바로 ‘인성당’, ‘대한 노인회’, ‘수성당’을 차례로 방문했다.
이쯤 되니 어디를 다녀왔는지도 헷갈리고 정신이 하나도 없어 메모한 수첩을 몇 번이고 다시 보며 되짚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달랐다.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시정상황을 어르신들께 하나씩 상세히 설명해 드리고 의견과 충고를 청했으며 모든 이야기를 겸허하게 받아들였다.

그런 모습이 어르신들께는 믿음직스러운 아들마냥 느껴지셨는지 한사코 나오시지 말라는데 뒤따라 나와 아쉬움을 감춘 채 배웅하셨다.

다시 시청으로 들어와 ‘정현복 광양시장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정 성과, 운영방향 및 앞으로의 포부, 그리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질문이 이어져 1시간으로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겼으며 우려의 목소리 또한 피해 갈 수 없었다.

기자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찬이 준비돼 있었지만, 그는 양해를 구하고 예정대로 중식 배식을 위해 ‘백운고’로 향했다.

샛노란 앞치마에 팔 토시까지 완벽하게 착용하고 마지막 위생 모자를 쓰면서 “난 이거 안 써도 머리카락 안 빠질 텐데”하며 유머를 던져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점심을 먹으러 온 아이들은 마치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라도 온 듯 신나했다.
기분이 어떠냐고 묻자 3학년 김호연 학생은 자신의 식판을 자랑하듯 보이며 “사랑하는 만큼 달라고 했더니 시장님이 이렇게 많이 주셨어요”라고 했다.
다른 아이들도 덩달아 “신선한 이벤트 같다”, “아빠 같다”며 좋아했다.

모두에게 즐겁고 이색적인 점심시간을 선물한 그의 마음을 아이들도 읽었는지 포옹을 해달라고 청하기도 했고, 가는 길에는 따라 나와 손을 흔들며 배웅하기도 했다.

다음은 ‘해덕 세라믹스’, ‘진상 애호박재배농가’, ‘파프리카 영농법인’, ‘광양제철소’를 차례로 방문해 어려움과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기업에 가면 생산 현장에 직접 들어갔고, 농가에 가면 직접 하우스 안에 들어가 작물을 살피고 어려운 점을 듣고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최진호 진상농협 조합장은 진상에서 재배한 알스트로메리아로 꽃다발을 손수 만들어 그의 1주년을 축하했다.
그는 그들의 정성에 해맑은 미소로 답했다.
꽃다발을 받자마자 향기를 맡아보며 기뻐하는 모습이 순수한 소년 같았다.

탁 트인 창문으로 컨테이너 부두가 한눈으로 내려다 보였다. 색색깔의 컨테이너들이 마치 어릴 때 가지고 놀던 블록 같았다.
광양항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수광양항만공사’를 방문했다.

어느덧 일정이 거의 막바지에 다다랐다. 마지막 일정인 ‘중마시장’에 도착했다.

시장 상인 한분은 가게 앞 진열대를 바쁘게 닦으며 분주하게 정리를 했다. “오빠가 오는데 깨끗하게 맞이해야지” 수박쟁반을 들고 중마시장 안을 돌며 상인과 시민들에게 수박을 건네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그를 ‘오빠’라고 칭한 상인 분의 마음에 공감이 갔다.

그에게는 다양한 모습이 숨겨져 있었다.
다가가기 힘든 사람이 아닌 소탈한 모습으로 시민들 앞에 그가 서 있었다.

그는 1주년 기념행사 일정 내내 앞으로도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려 노력하겠다고 말했고, 축하의 인사를 받기 전에 감사의 인사와 참여를 부탁하며 머리를 숙였다.

러시아 격언 중에 이런 말이 있다.
‘나는 큰소리로 칭찬하고 작은 소리로 비난한다’

동행 취재를 하면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그의 모습을 보았으며, 성급하게 눈에 보이는 성과에 대해 결론짓기보다 그가 걷고 있는 과정을 눈여겨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는 막중한 책임감 앞에 놓여 있다.
질책과 힐난도 발전으로 가는 밑거름이 되지만 잘한 부분은 칭찬해주며 그 사람의 역량을 믿어주는 것. 그것 또한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믿음이란 사람에게 무한한 힘을 주는 묘약이기 때문이다.
그의 지칠 줄 모르는 행보를 동행하면서 그를 이렇게 정의하기로 했다.
‘따.光.남’ ‘따’뜻한 ‘광’양의 ‘남’자!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지만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고 현장에서 소통하는 ‘따광남’으로 남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