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6기 들어 크게 달라진 것 중 하나가 광양시를 홍보하는 보도자료다.
‘열심히 일한 내용을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라’는 정현복 시장의 지시까지 있고 보니 각 부서장이 부서별 홍보 사항을 직접 챙기게 되고, 그에 따라 예전에 비해 ‘엄청난 양’의 보도 자료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한주에만도 50여개의 보도 자료가 뿌려졌다.

일을 하고 있음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각 실과소가 경쟁적으로 보도자료를 생산해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많은 언론이 이를 적절히 보도하고 있다.
기자 입장에선 이렇게 보도자료가 많이 나오는 것이 일면 편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고 앞뒤 생각지 않고 당장의 편함만을 취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기자에게 유용한 것은 보도자료가 아니라 취재 요청이어야 한다.
소위 살아있는 기사는 기자가 직접 현장에 나가 사실을 확인하고 세세한 내용을 취재해야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광양시 행정을 보면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보도 자료는 쏟아 내면서 정작 기자의 현장 취재를 가능케 할 수 있는 일정은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기자는 가만히 앉아서 시에서 제공하는 보도자료만 보도해 달라는 것인가.

더욱 가관인 것은 일정을 확인치 못해 무슨 행사가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는데, 담당과나 읍면동에선 취재 보도를 해주지 않았다고 기자에게 원망 아닌 원망을 한다는 것이다. 완전 따로국밥이다. 실과소와 읍면동에선 행사일정이나 동향을 시 담당부서에 알려 줬으니 취재 보도가 이뤄질 것을 기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물론 시에서 일정을 알려주지 않더라도 기자가 평소의 노력으로 각 실과소나 읍면동의 일정을 모두 꿰고 있으면 될 것 아니냐 라는 반론도 예상할 수 있다.
이는 기자가 당연히 해야 할 노력이지만 그렇게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민선5기 까지만 해도 광양시는 기자들에게 세세한 일정을 담은 일일행사표와 참여인원, 목적, 특이사항, 유관기관·단체 행사 등을 표기한 일일 주요동향, 국회의원과 시의장 등 주요인사 동향을 함께 제공해 왔다.

그러나 민선 6기 들어 어느 날부터 시는 간단한 일일 행사표 만을 공개하고 이를 설명한 동향은 제공치를 않는다. 그러다 지난달부턴 아예 주말 일정도 공개를 않고 있다.

도대체 왜 잘 들어오던 일일행사와 동향이 갑자기 비공개가 된 것일까. 누구도 여기에 대해 정답을 말하는 이는 없다.

다만 동향이 공개되지 않으면서 나돈 얘기는 시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얘기였다.
그리고 시 관계자는 행사주체 측에서 초대도 하지 않은 인사들이 오기도해 이를 시에 항의를 해와 자세한 일정 공개를 생략하게 됐다는 해명이 있기도 했다.

이유야 어떠하던 일일 행사와 동향은 다시 공개돼야한다.
국정원도 아니고, 읍면동과 시청 동향담당 공무원이 일과 중에 취합한 정보는 일부인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시민과 공유하는 것이 맞다.

특히 민선6기 들어 강조되고 있는 소통행정 측면에서 보더라도 시민을 만나는 것만으로 소통을 했다고 할 게 아니라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소통이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

광양시가 보도자료 생산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기자들이 직접 현장을 취재할 수 있도록 일일행사와 동향을 공유함으로써 현장의 목소리가 제대로 시민들에게 전달되는 진정한 소통행정을 펼쳐나가길 바란다.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