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관광지에서 머무는 매화축제로

“활짝 핀 매화, 따뜻한 날씨! 최고예요. 매화축제에 맞춰 이렇게 매화가 만개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요”


제19회 광양매화축제가 지난 27일 열흘간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 했다.

매화가 개화하면서부터 지난 27일까지 매화축제장을 찾은 관광객은 모두 123만5천여명.

이번 매화축제는 여느 해보다 개화시기를 잘 맞췄다. 그리고 해마다 매화축제 때면 꽃샘추위에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은 옷깃을 여미곤 했지만 날씨까지 따듯해 매화를 찾아 전국에서 모여든 상춘객들의 만족을 더했다. 여기에다 전시·공연프로그램의 분산개최 효과와 유관기관 간의 협조까지 빛을 발하며 관광객들에게 최고의 만족을 준 가장 성공한 축제였다는 평가다.

지역숙박업소, 식당가‘ 활기’

이번 매화축제는 개막식부터가 달랐다.

해마다 축제장에 무대를 설치하고 사람들을 끌어 모아 기관·단체장들의 뻔한 인사말을 들어야 했던 형식적인 행사에서 탈피해 남도대교에서‘ 용지큰줄다리기’를 펼치며 매화축제 개막을 선언 한 것은 영·호남의 화합과 공생의 의미뿐만 아니라 진화하는 매화축제를 실감케 했다.

이와 함께 올해 축제의 가장 큰 의미이자 변화는 시 전역으로 축제를 분산 개최한 것이었다.

축제기간 중 광양문화예술회관에서는 2016 신춘음악회와 남해성판소리경연 대회가, 시청 앞 야외공연장에서는 광양·여수·순천시립국악단과 합창단, 광양소년소녀합창단, 동대문문화원 예술단 공연이, 망덕포구에선 전어잡이소리 공개 행사가, 매화마을 두꺼비광장에선 거리공연이 펼쳐져 시민과 상춘객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선사했다.이와 함께 메아리 캠핑장과 백학동에선 캠핑장이 운영됐으며, 느랭이골 자연리조트에서는 윤동주 시인의 육촌동생인 가수 윤형주의 광양과 윤동주 스토리텔링 콘서트가 열려 색다른 볼거리와 감동을 제공하기도 했다.

매화축제위원회는 그동안 매화축제장에서 개최해 오던 여러 행사들을 시 전역으로 분산개최 함으로써 축제 효과 확산과 함께 지역 실물경제에 도움을 주고 모든 시민들이 함께 참석하는 축제를 꾀했다.

이런 노력들은 매화축제를 찾는 관광객들의 패턴이 바뀌는 것과 맞물려 실제 효과로 나타났다. 예년과 달리 올해 매화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은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축제장을 찾았다.

이들은“ 어떻게 이렇게 빨리 올 수 있었나”라는 질문에“ 주변에서 자고 일찍 왔다”고 답했다.

실제로 옥룡과 진상 등의 펜션과 중마권 숙박업소나 식당가는 상당히 활기가 돌았고, 광양읍 숯불구이 식당가는 평일 매출이 70~80% 늘었다고 한다.

그리고 예년 같으면 해가 넘어가면 일찌감치 차량 통행이 한적해 졌지만 올해는 저녁 9시가 넘어서 까지 축제장 주변에 차량통행이 이어졌다. 이들 역시 인근에서 숙박을 했다는 예상이다.

그동안 지나가는 관광지일 뿐이었던 매화축제가 머무는 축제로 가능성을 연 것이다.

일방통행 시스템적용, 내부 흐름 원활


해결되지 않는 고질적인 문제인 교통체증은 올해도 여전했다.

그러나 예년처럼 대책 없는 전 구간의 막힘이 아니라 진상(옥곡)과 진월방면에서 신원 둔치에 진입하는 길의 교통체증이 여전히 심했고, 일단 섬진강 둔치를 통과한 차량의 소통은 원활한 편이었다.

자가용 차량은 오전에 차를 안쪽으로 유도해 일방통행로 한쪽 차선에 주차를 시키고, 도로가 모두 차면 이후부턴 둔치 주차장에 주차토록 하고 사람들은 걸어서 행사장까지 가게 한 것과, 행사장 주변도로를 체계적인 일방통행 시스템을 운영해 한쪽차선을 임시주차장으로 활용하면서 차량통행을 원활하게 유도한 것이 주효했다.

주말 오후면 축제장을 찾는 차량행렬이 다압 신원에서 진상까지, 길게는 옥곡 나들목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도로 구조상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옥곡 나들목을 빠져 나오려는 차량을 진월 나들목을 이용토록 하고, 진상을 경유하는 차량을 상대적으로 차량통행이 적은 진월~신원간 도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올해 처음 시도된 중마동~망덕~매화 축제장 셔틀버스 운행은 모두 1천여명이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매화축제하면 교통체증을 먼저 생각하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차를 시내에 두고 버스로 축제장을 다녀올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확대방안이 마련돼야할 것으로 보인다.

축제기간 중 원활한 교통흐름을 만들기 위한 광양시와 광양경찰서, 모범운전자회등 유관 기관·단체간 협조도 빛났다.

양우천 광양경찰서장은 매화축제 전 3차례 현장 점검을 했을 뿐만 아니라 축제기간 동안에는 주말을 포함해 하루도 안 빠지고 현장에 나와 근무자들을 격려하고 교통상황을 점검했다.

임채기 교통과장은“ 지난해 처음 시도한 일방통행 시스템을 보완해 적용해 내부 정체시간을 2014년 120분에서 지난해엔 90분 대로, 올해는 70분대로 줄였다“며“ 시와 함께 노력해준 광양경찰서와 모범운자전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임 과장은 향후 더 나은 교통흐름과 관광객 만족을 위해선 △신원 삼거리를 회전교차로로 개선해 진출입 회전률을 높이고

△매화마을 입구 삼거리를 효과적으로 개선해 좌회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둔치 주차장 차량이 이곳에서 좌회전해 느랭이골로 빠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마련 △둔치 잔여지 주차 공간 확보(1500대 가능)와 대형차도 교행이 가능하도록 교량 보강

△둔치에서 내린 사람들이 자전거 도로나 차도로 걷지 않고 안전하게 통행 할 수 있도록 강변에 데크 설치 등을 제안했다.

섬진강 권역 3개 시군 공조방안 마련 각종 공연과 행사가 시내로 분산됐지만 품바 공연장의 소음은 여전했다.

오히려 조용한 매화축제장의 주인인 냥 고성방가를 불러대 경찰이 소음측정기를 들고 찾아가 50데시벨 이하로 소리를 낮추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광객은 어디에나 있는 축제장의 모습이라는 듯 이를 크게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주변에 자리를 잡고 앉은 상인이나 경쟁관계에 있는 각설이들이 서로 소리가 높다고 민원을 제기하는 우스운 꼴을 연출했다.

지역주민들이 사유지를 빌려주고 있는 상황이라 각설이 공연이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면 조금 수고스럽더라도 소리가 너무 크지 않도록 음량을 단속함으로써 관광객들에게 조용한 축제장을 제공할 수 있길 기대한다.

김문수 관광과장은“ 20여년 축제를 해오는 동안 가장 고질적인 문제는 품바와 난립된 야시장으로, 이들은 지역경제에도 전혀 도움이 되질 않는다”며“ 일부 토지소유자들 욕심 때문에 잘 될 수 있는 축제의 분위기를 흐리는 것이 제일 아쉽다”고 토로했다.

김 과장은“ 올해 축제는 무엇보다 아무런 안전사고 없이 마무리 된 것이 무엇보다 다행”이라며“ 매화 축제와 산수유 축제가 끝나면 바로 벚꽃 축제가 이어진다.

앞으로는 광양·구례·하동 등 섬진강권역 3개 시군이 교통체계 등을 공조를 해나가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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