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담수화 핵심 설비 다단 고압펌프와 용탕펌프 특허 보유

전 세계 평균 전력 사용량의 15%를 차지하는 기계가 있다. 압력을 통하여 액체, 기체를 빨아올리거나 이동시키는 기계로 가정에서는 물론이며 건설 철강 항만 등 모든 산업 분야에서 그 역할이 분명하고 쓰임새가 크다.

단일 기계로 15%라는 엄청난 전력을 소비하는 기계, 바로‘ 펌프’이다.

동양기업(대표 김형용 / 옥곡면 신금공단)은 펌프 제작은 물론이며 정비·수리 분야에서 독자적인 기술력을 갖춘 펌프 전문 기업이다.

충북 제천 출신의 김형용 대표는 영월공업고등학교 기계제도과를 졸업했다. 고등학교에서 기계 설계를 배우고 처음으로 취직한 직장은 펌프 생산 중소기업이었다.

“첫 직장을 시작할 무렵 중소기업의 펌프 제작 기술력은 도면도 없이 노트에 그려서 생산하는 방식이었죠. 모터를 주문 받아 판매 후 고장이 발생해도 설계 도면이 없어 보증수리가 불가능한 시절이었어요”

80년대 초반의 국내 모터 생산기술력이란 변변한 설계도나 회로도 하나 갖추지 못한 초보 수준이었다. 외국 펌프를 분해하여 복제품을 만드는 것이 고작이었으니 펌프 전문 기술자가 있을 수 없었다.

“기계제도 전공을 살려 외국 서적의 펌프 설계도를 참고로 펌프를 만들었어요. 어렵게 생산한 펌프성능을 테스트 하고, 산업 현장에서는 조업 상황에 충실하게 작동하는지 내구성 등을 점검하며 펌프 전문가로서 실력을 다지는 시간이었죠”

김 대표는 80년대 국산 펌프 수준을‘ 반제품’이라고 표현한다. 지금은 국산 펌프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품질이나 기능 등 모든 항목에서 최고급으로 인정받지만 당시는 납품한 펌프들이 완제품이라 하기에는 민망한 수준의 반제품 수준이었으니 지금 생각해도 쓴웃음이 나온다고 한다.

서울 근무처에서 지인 추천으로 포항의 펌프 생산회사로 직장을 옮긴 후, 광양제철소2고로 건설 시기에 맞춰 광양영업소 소장으로 광양에 뿌리를 내리게 됐다.

2고로 건설현장에서는 수중펌프와 오폐수펌프 등 정비성 펌프를 전문으로 납품 관리했다. 이후 소속 회사가 업종을 바꾸게 되면서 김 대표는 91년 4월 동양기업을 설립하며 전문 기술이면서 동시에 경영가의 인생을 시작한다.

창업이라지만 돌이켜 생각하면 민망할 수준의 시작이었다. 사무실과 단칸 살림방이 전부인 주택에서 만삭의 아내는 사무업무를 보며 일을 돕고 김 대표는 모터 제작은 물론이며 영업활동과 납품 관리까지 모든 일을 도맡아 처리해야 했다.

창업 초창기 외국에서 고가에 들여온 수입펌프를 국산화 하는 일에 집중했다. 특히 염산이나 황산 등을 주로 사용하는 공정에 필요한‘ 내산펌프’와 높은 온도와 압력에도 견디는‘ 고온 고압펌프’ 마모가 심한 공정을 뒷받침하는‘ 내마모성펌프’를 국산화 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동양기업은 광양제철소의 안정적인 조업을 위해 부식에 강한 내산펌프와 특수펌프를 전문으로 납품 관리하고 있으며, 각종공정별 특성과 이송 자재에 따른 특수펌프 생산이 가능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내산펌프의 핵심은 강한 산성을 이겨내는 것. 동양기업은 내산 성능을 높이기 위해 펌프의 핵심인 임펠러와 케이싱에 테프론을 입히는 독자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고객 수요에 따른 특수 처리를 통해 일반 펌프는 부식을 이겨내는 내산펌프로 재탄생하게 된다.

아울러 석회석이나 슬러그 이송으로 부식이 심한 공정에는 내마모성이 높은 금속재질로 모터를 개선하여 납품하고 있다.

‘성공하려면 한우물만 파라’는 속담처럼 김 대표는 펌프만을 연구하며 살아왔다.

오랜 기술집적의 결과로 해수담수화 설비에 핵심인‘ 다단 고압 펌프’와 알루미늄 마그네슘과 같은 용융점 600~700℃를 견딜 수 있는‘ 용탕 펌프’ 제조와 관련된 발명 특허를 가지고 있다.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시장의 80~9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주도의 용탕펌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개선하여 국산화에 성공한 동양기업의 용탕펌프는 뛰어난 성능으로 여러 제철소에서 그 입지를 더욱 굳혀나가고 있다.

한편 해수담수화 기술의 핵심인 고압 펌프는 70bar의 압력을 자랑, 거문도 정수장 등에서 그 역할을 충분히 인정받고 있다.

김 대표는 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에 따른 물 부족이 더욱 빈번하게 발생할 것에 대비하여 해수담수화 설비의 경량화로 가뭄 지역 어디든 운송 가능한 박스형 시설의 개발을 연구하고 있다.

김대표는 최근 전체 직원 미팅에서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우리는 아마추어가 아니라 프로다. 프로다운 업무 처리로 시장에서 인정받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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