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읍 칠성리성북마을 당산나무

노거수는 일반적으로 수령이 오래된 거목을 뜻하며 자연사적인 존재 가치 외에도 역사, 전통문화, 민속을 간직하고 있다. 노거수는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문화재와는 달리 마을 주민들의 생활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마을의 성장과 변화를 보여주고, 마을의 구조와 관계 또한 담고 있다. 또, 전설이나 고사를 지니고 있고 선조들의 문화 활동과도 크게 연관성이 있어 한 그루의 나무이기 이전에 그 마을의 상징물이자 그 마을만의 문화를 읽을 수 있는 소중한 자료로써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광양시민신문은‘ 시간을 간직한 노거수를 찾아서’를 통해 현재 보호수로 지정 관리 되고 있는 노거수를 연중 기획ㆍ취재해 시민들로 하여금 관심과 보호의식을 갖게 하고, 그에 담긴 의미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지 정 번 호 ‘ 15-5-18’
광양읍 칠성리 성북마을에는 광양에서 가장 오래된 노거수인 느티나무가 있다.

느티나무는 일반적으로 가지가 사방으로 퍼지는 성질이 있어 여러 그루를 함께 심으면 생장에 지장을 받기 때문에, 한 그루씩 마을 입구나 마을 어귀에 심어져 정자나무나 당산나무로 자리 잡아 온 것이 많다.

지 정 번 호 ‘ 15-5-18’,1982년 보호수로 지정된 이 느티나무는 주민들에게‘ 홀아비 정자나무’라고 불린다.

나이는 약 570살. 둘레 5.4m, 높이 8m정도로 외관을 한눈에 보기 위해서는 나무 인근에서 수 십여 발자국을 뒤로 물러나야 할 정도로 풍채가 우람하다.

나무 중앙에서부터 여러 갈래로 뻗어나간 가지 중 가장 굵은 가지가 옆으로 누워, 그 위로 여러 가지들이 뻗어 있다.

그 모습은 흡사 사슴뿔 처럼 보이며, 인위적으로 가지를 제거한 흔적도 있다.

‘홀아비 정자나무’는 본래 칠성리 129번지에 위치했는데 칠성2지구 구획정리 사업으로 인해 광양교회 옆으로 이식하게 됐다.

그 때문에‘ 홀아비 정자나무’라고 불리게 된 자세한 연유는 들을 수 없었으나, 과거 농사를 지었던 때에는 이른 봄 느티나무의 싹 트는 모습을 보고 한해 작황을 가늠했다.

또, 느티나무의 가지를 꺾으면 마을에 재앙이 온다해 금기시 했고, 무병장수를 기원하고 풍년을 기원하는 등 마을의 번영을 빌어 왔던 존재라고 한다.

570살 된 느티나무의 등허리를 손바닥으로 쓸어본다. 거북이 등껍질처럼 갈라진 나뭇결 사이로 오래된 시간들이, 나무를 심고 수백 년 동안 가꿔왔을 많은 이들의 흔적이 묻어나 경외심과 동시에 유유한 기품마저 깃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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