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강물이 불었다. 배꼽을 드러냈던 모래톱도 섬진강 너른 품에 흔적을 감추고 맑은 강물에 더운 열기를 식힌다. 지리산과 백운산이 연신 도랑도랑 맑은 숨결을 보태오는 까닭이다.

수백년 섬진강을 지켜봐온 수월정도 오늘은 여백을 가득 담았다. 발가락을 간지럽히는 강물에 가끔 묵은 몸을 부스스 떨 뿐이다. 한가로운 여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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