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 광양서울병원 3내과 과장

50대 동갑내기 친구들의 대화입니다.

“요즘에 날씨가 더워서 인지 소변을 많이, 자주 보게 되고 갈증이 나서 물을 많이 먹는다. 밥은 잘 먹는데 체중도 빠지고 있네”

A씨는 몇 개월 전부터 있는 증상을 B씨에게 하소연 하고 있었습니다.

“배가 나와서 고민인데 살도 빠지고 좋겠는걸. 요즘에 수영을 한다면서? 그래서 그런 거야. 소변을 많이, 자주 보는 것은 우리 나이 때는 다들 전립선 문제가 있다고 하니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그냥 지켜봐도 되겠는데 말이야”

B씨는 대수롭지 않는 듯 대답했습니다.

“그러겠지. 그렇지 않아도 인터넷에 검색을 했더니 전립선 문제일 것도 같은 생각이 들어. 나이 들면 당연히 생기는 건데 너무 걱정을 했나 싶네” A씨는 그렇게 자가 진단을 하고 생활을 하였습니다.

여러분은 혹시 의료인의 진료 없이 인터넷이나 혹은 지인들의 경험을 통해 본인의 질환을 진단하고 간과하고 계시지는 않습니까?

사실 A씨는 현재 당뇨병의 전형적인 증상을 호소하고 있는 것입니다.

당뇨병이란 혈액중의 혈당이 높아서 소변으로 포도당이 넘쳐 나오는데서 지어진 이름입니다.

최근 2010년 대한당뇨병학회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전체 인구 중 350만명 정도가 당뇨병환자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그중 반 이상은 자신이 당뇨병환자 임을 모르고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당뇨병은 원인이 다양하지만 현재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유전적인 요인이 있더라고 여러 가지 환경적인 요인이 함께 작용해야 당뇨병이 생기게 됩니다. 여기서 환경적인 요인은 비만, 연령, 식생활, 스트레스, 운동부족 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뇨병 증상은 혈당이 높아지면서 소변으로 당이 빠져나가게 되는데 , 이때 포도당이 다량의 물을 가지고 나가기 때문에 소변을 많이 보게 되고 따라서 체내의 수분이 모자라 갈증이 심하며 물을 많이 마시게 됩니다. 또한 포도당이 소변으로 빠져나가 몸 안에 충분한 에너지 이용에 어려움이 생겨 공복감이 심해지고 점점 더 음식을 먹으려고 하는 악순환을 거치게 됩니다.

이런 다음, 다뇨, 다식 등 3대 당뇨병의 증상 이외에도 여러 가지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고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당뇨병의 진단이 늦어지고 여러 가지 합병증이 나타난 이후에 병원을 찾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상증후를 느낀다면 병원에 내원해서 증상을 이야기하고 적절한 검사 및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초기에 당뇨병에 대한 진단을 선별검사를 받아야하는 환자를 대한당뇨병학회에서 제시하고 있습니다. 40대 이상의 비만한 사람 , 가족력상 당뇨병이 있는 사람, 자각증상으로 다음, 다뇨, 다식, 피로감, 체중감소 등이 있는 사람, 당뇨병으로 이환되기 쉬운 고혈압, 췌장염, 내분비 질환, 담석증 등을 가지고 있는 사람, 치료 목적으로 부신 피질 호르몬 제제를 장기간 복용하고 있는 사람 등이 이에 해당하겠습니다.

당뇨병의 진단에 있어 혈당치의 기준은 공복 혈당치 126 mg/dl 이상, 식후 2시간 혈당치200mg/dl 이상을 기준으로 합니다. 또한 표준 포도당 부하검사를 통해 진단하기도 하며 당화혈색소가 6.5%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하고 있습니다.

당뇨병의 관리는 기본적으로 혈당을 조절하는 것이고 뇌혈관, 심혈관계 합병증 및 심부전등의 예방과 함께 망막증, 신경합병증 등의 위험을 감소하는데 있습니다.

바람직한 혈당 목표는 식전혈당치 80~130mg/dl , 식후 180 mg/dl 미만 그리고 당화혈색소 6.5% 미만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당뇨병 환자들은 좀 더 엄격하게 혈압을 관리해야 하며 생활 습관 교정과 함께 병행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겠습니다. 또한, 동맥경화를 예방하기 위해 고지혈증 관리가 필요하며 저밀도 지단백, 중성지방도 학회에서 권고하고 있는 수치로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당뇨병은 이환기간이 길어질수록 합병증 발생이 역시 증가하게 됩니다. 여기서 당뇨병의 합병증은 급성기 합병증과 만성기 합병증으로 분류할 수 있겠습니다. 먼저, 급성기 합병증은 고혈당성 혼수,케토산 혈증, 저혈당 등이 있겠고 만성기 합병증은 심혈관계 및 뇌혈관계 동맥 경화증, 고혈압, 신장질환, 망막증, 신경질환 등이 있겠습니다.

이와 더불어 당뇨 전 단계에 해당하는 공복혈당 장애 , 내당능장애가 있다면 주기적인 혈당 측정 및 생활 습관 교정 등을 통해 미리 당뇨병으로 이환되는 것을 예방하는 것도 매우 중요 하겠습니다.

당뇨병 관리의 첫 번째는 생활 습관 교정이며 이중 규칙적인 운동이 매우 중요하겠습니다.

운동은 자신에게 알맞은 운동을 매일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통근 시간을 이용하여 걷기,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고 계단 오르기, 아침 체조, 일주일에 3-4회 씩 자전거 타기 등을 권해 드리고 현재 당뇨병 치료를 위해 경구 혈당 강하제나 인슐린을 사용하고 있는 환자라면 식후에 운동을 하는 것이 저혈당의 예방에 도움이 되겠습니다.

앞서 언급한 친구들처럼 소중한 자신의 몸에서 보여주는 이상 증상을 너무 가볍게 간과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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