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은 갔습니다 아아/ '해피데이' 갔지만 님은 갔습니다/ 마지막주 화요일, 한 달 기다려 '접견실' 갔지만/ 님은 ''으로 ''으로 ''으로 '시민과의 대화' 갔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만/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지난달 30일 시청 '접견실'엔 많은 민원인들이 오고갔다. 매월 마지막 화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시장접견실에선 시민 누구나 선착순 접수를 받아 시장과 직접 면담이 가능한 '해피데이'가 열리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접견실에 정현복 시장은 없었다. 지난달 26일부터 시작한 '시민과의 대화' 일정이 한창이라, 오전에는 '진상면', 오후에는 '다압면'을 찾아 시민들의 건의사항을 들어야했다.

이 같은 사실을 알 리 없는 민원인들은 접견실 문을 열고 들어와 이날 '해피데이'를 주재한 이병철 경제복지국장을 마주하고 당황했다. 이 국장은 모든 민원인들에게 "오늘 시장님께서 시민과의 대화로 참석이 어려워 저와 담당부서가 듣고 시장님께 보고 드리겠습니다"라는 양해가 담긴 첫인사를 해야 했고, 민원인들은 정 시장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과 실망감을 애써 누그러뜨리고 방문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또 있었다. 민원과 관련된 당당부서를 호출했지만 정 시장과 함께 '시민과의 대화'에 참석한 바람에 실··소 담당자들도 대다수 자리를 비워 타 부서의 공무원이 민원인을 상대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민원인들은 '시장님이 오시면, 담당자가 오면 전하겠다'는 말을 결론으로 안고 돌아가야 했다.

'시장님 계신 줄로만 알고 왔는데...'라는 말을 남긴 채 발걸음을 돌리는 민원인이 있는가 하면, 한 달을 기다려 왔는데 또 다시 민원 내용이 전해지길 기다려야 하고 또 그에 대한 답변을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에 이 국장에게 거센 반발의사를 표출하는 민원인도 있었다.

광양읍에서 찾아온 한 민원인은 이전에 같은 민원으로 해피데이를 방문한 이력이 있다. 당시엔 선거철이라 선거법 상 정시장의 주재가 어려워 신태욱 전 부시장을 만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시장님께 보고 하겠다'는 말만 철썩 같이 믿고 돌아가 기다렸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무런 소식도, 달라진 점도 없으니 또 다시 같은 민원을 들고 찾은 것이다. 그런데 이번 역시 만날 수 없다니, 또 다시 똑같은 내용을 이 국장에게 앵무새처럼 반복해야 하다니, '해답'을 얻으러 온 민원인은 이런 상황에서 '분노'를 얻었다.

그는 이 국장에게 "민원을 하나 더 추가한다. 한 달에 한번 있는 이 날은 엄연한 시민과의 약속이다. 많은 시민들을 만나러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달 마지막 주 화요일만큼은 접견실에 찾아가면 시장을 만날 수 있는 날로 시민들이 인식하고 있으니, 변경이 절대 불가한 때 이외에는 일정을 잡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니냐"'해피데이'에 대한 민원을 제기했다.

덧붙여 "'해피데이'를 통해 몇 달 전에 접수된 민원이 그동안 어떻게 진행돼 왔는지 현재 상황을 열람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 했다.

'해피데이'20149월부터 시작돼 현재까지 약 1천 여명이 넘는 수가 방문해 시민과의 소통행정의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시장이 직접 면담하고 현장에서 답을 주기 때문에 민원인들의 수가 점차 늘고 있는 실정이다.

오전 10시부터 잠시도 끊이질 않고 찾아오는 민원인을 맞느라, 화장실 다녀올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바쁜 정 시장의 하루를 지난 1년간 해피데이를 참관했기에 누구보다 잘 안다. 때론 절대 해결 불가능한 어이없는 민원, 억지스러운 민원인들도 종종 있었지만, 정 시장은 그들의 이야기도 공평하게 들어주었고, 돌아갈 때는 문 밖까지 나가 배웅했다. 오후 5시까지라고 정해뒀지만 민원인이 많은 날은 그 시각을 훌쩍 넘기는 시간까지도 지친 기색 없이 그들과 함께 했다.

물론 그에게는 '해피데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정 시장은 소통·공감·참여행정을 통해 시민 중심의 행복도시 실현하고자 '현장행정의 날', '공감토크', '동네한바퀴', '시민과의 대화' 등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고 이것들 모두 챙겨야 한다는 것을 이해한다.

하지만 '해피데이'가 어떤 이에게는 시장을 직접 만나 자신의 어려움을 전하고 호소해 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자, 마지막으로 걸어보는 기대일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 이름처럼 한 달여간을 손꼽아 기다린 시민들에게 진정한 '행복한 날'을 선물하기 위해서는, 매달 마지막 주 화요일 정 시장이 있어야 할 곳은 그 어느 곳도 아닌 '접견실'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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