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교섭 결렬 선언 “사측이 노조와의 대화 거부”

조합원 90명 참여... 금융업무 마비 등 시민 불편 예상

전국사무금융노조 광주전남본부 광양농협분회(분회장 서봉기)가 사측인 광양농협(조합장 김봉안)과의 단체교섭 결렬을 선언하며 지난 23일 광양농협 본점 앞에서 파업 집회를 강행했다.

광양농협분회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 5월 3일 노사 상견례를 시작으로 광주와 광양에서 14차에 걸친 단체교섭을 진행해 왔다”며 “교섭 중임에도 사측이 끊임없는 노동자 임금 차등지급 시도와 부당한 당직근무를 시행하는 등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노동조합 무시로 노사 간의 신뢰는 산산조각 났다. 우리는 14차 교섭을 끝으로 노사 교섭 결렬을 선언한다”고 주장했다.

또 “조합장이 조정회의에 직접 참석한다고 해서 전남지방노동위원회가 제안한 조정회의의 조정기간도 연장해줬다”며 “그러나 2차 조정회의까지 진행되는 동안에도 조합장은 보이지 않아 조정회의가 결국 불발됐다. 이는 조합장이 노동조합을 기만하고 노조와의 대화를 거부한 것으로 이해할 수 밖에 없는 이유”라고 파업 집회 강행의 이유를 밝혔다.

한 분회원은 “광양농협 사측이 노동조합을 동등한 대화파트너로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안타까운 일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노동조합은 노동자들의 대표적인 자주적 조직으로 사용자 측과는 동등한 대화파트너로서 이해돼야 하는 것이 각종 노동법률에서 정하고 있는 대원칙임에도 사측은 노동조합과 농민조합원들을 하위파트너로 이해하고 있다. 이것은 민주주의 일반원칙에도, 협동조합의 정신으로부터도 일탈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봉기 분회장은 “우리는 이런 이유로 농협을 농협답게 만들기 위해 26일(월)부터 조합원 총파업에 돌입한다”며 “이번 투쟁의 의미는 시름 깊은 농민조합원들에게는 실질적인 이익을, 노동조합으로 대표되는 노동자들에게는 기본적인 권리를, 이것의 결과로 농협이 협동조합으로서의 자기정체성을 되찾고, 지역사회에 대한 그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에 광양농협 측은 “노조가 주장하는 타임오프와 면담 거부 등은 사실과 다르다”며 “사측에서는 그동안 노조가 요구하는 상당 부분을 수용해 오고 있는데, 법적으로도 불가한 것까지 일괄 타결을 요청하고 있어 난감하다. 언제든지 대화할 의사가 있고 또 그것을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파업 집회를 지켜보던 한 조합원은 “가뜩이나 농업현장이 어려워 농민들이 힘들어 하는데 농협직원들이 업무도 중단하고 나와 집회를 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이는 노사간의 소통 부재로 밖에 볼 수 없다. 농협 내부에서 안 된다면 지역사회에서라도 나서 농협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사를 중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한편 26일 노조원 총파업과 관련, 90여명의 노조원들이 파업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광양농협의 일부 금융업무 마비 등 시민들의 불편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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