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첫 상위스플릿 희망‘ 꿈 아닌 현실이자 기회’

11위에서 5위로 도약“ 용들의 비상에 팬심 설레”
상위 스플릿 3위도 가능‘ AFC챔피언십 출전’ 기대

올 시즌 중반 2부 리그 강등을 걱정하던 전남이 시즌 막판 상위스플릿 진입과 더나가 내년 시즌 AFC챔피언십 출전을 기대하게 하는 반전드라마를 써 내려가고 있어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전남이 지난 21일 상주와의 31라운드 홈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해 5위에 오른 뒤, 25일 수원FC와의 경기에서는 득점 없이 0-0으로 비기며 5위를 수성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는 것.

현재 전남은 승점 43점으로 12개 팀 중 5위에 랭크돼 있으며, 4위 제주와의 승점은 3점차, 6~8위와의 승점은 2점차로 아슬아슬한 5위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최근 수년 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최고의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전남은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으며, 팬들도 상위스플릿에 진입한 상태로 마지막 33라운드를 마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전남은 지난 2013년부터 K리그에 도입된 상ㆍ하위 스플릿 시스템 속에서 단 한번도 상위스플릿을 경험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최초로 상위스플릿에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상태다.

전남이 만일 33라운드까지 경기에서 6위 이내에 랭크되면 상위 스플릿에서 1위부터 6위 팀과 한 게임씩 총 5게임 치러 올 시즌을 마무리 하게 되는데, 경우의 수에 따라 3위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어 내년 시즌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십 출전도 가능하게 된다.

전남은 지난 2007년 시즌 FA컵 우승으로 AFC 출전권을 따내 2008 AFC챔피언십 리그에 출전한 이후 아직까지 한번도 출전하지 못하고 있어 올해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더나가 이같은 기대를 하게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남은 1게임이 4위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라는 것으로 제주와는 1승1패로 호각세를 보이고 있지만 홈에서 승리한 기억이 있어 승리가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남은 제주와의 경기를 질 경우 7위권으로 떨어져 올해도 하위 스플릿에서 강등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경기를 치르며 시즌을 마무리할 수도 있어 어느 때보다 선수들의 집중력과 투지, 전략이 필요한 시기다.

전남 상승세 원동력‘ 자일 효과’

전남은 지난 3월 13일 2016 K리그 수원FC와의 홈개막전부터 7월 2일 성남전까지 18라운드 경기에서 3승6무9패의 초라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전남은 7월 9일 홈에서 열린 제주와의 19라운드 경기부터 지난 9월 25일 수원FC와의 32라운드까지 14경기 동안 무려 9승3무2패를 기록하며 7월 순위 10위에서 5위까지 치고 올라온 것이다.

이처럼 전남이 시즌 후반기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브라질 특급 용병인‘ 자일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남은 지난 7월, 올시즌 부진했던 스테보와 오르샤를 이적시키고, 브라질 용병인 자일과 마우링요, 호주 출신 토니를 영입하며 후반기 반전을 꾀했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자일은 전남으로 이적 후 13경기에서 7골과 4도움을 기록해 무려 11점이라는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후반기 전남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전남 관계자는“ 거의 매 경기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는 자일의 활약으로 팀 전체적인 분위기 또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자일이 수비수를 몰고 다니다 보니 다른 선수들에게 공간이 생기고 득점으로도 연결돼 승리하는 경기가 많아진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또“ 특히 허용준과 김영욱의 컨디션이 동반 상승해 팀에 보탬이 되고 있는 것이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며“ 더불어 골키퍼 김병지를 대신해 영입한 이호승의 선방도 팀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하위권에서 일군‘ 반전드라마’

사실 전남은 올 시즌을 시작부터 불안하게 출발했다.

모기업인 포스코가 경영악화를 이유로 연간 지원금을 약 30% 가까이 삭감해 선수 영입도 힘들어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힘들어 구단이나 선수단 모두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태로 시즌을 맞이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안감은 시즌 초반 성적으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전남은 개막 이후 5월 5일 인천과의 원정경기까지 총 9라운드 경기 동안 1승4무4패로 12개 팀 중 11위라는 초라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이러한 여파는 노상래 감독의 자진사퇴 발언으로까지 이어졌다.

노 감독은 인천과 0-0 무승부를 기록한 후 기자회견을 통해 성적부진을 이유로 갑작스런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것이다.

노 감독의 자진 중도사퇴 발언 사태는 박세연 전남 사장의 만류로 노감독이 다시 지휘봉을 잡는 것으로 일단락되긴 했지만, 이후에도 전남은 18라운드까지의 9경기 동안 2승을 추가하는 데 그치면서 반전드라마를 쓰기 직전까지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성적 오르니 관중도 늘어

지난 21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1부리그)31라운드 상주 상무와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8746명이었다.

이날 관중 수는 올해 평일 경기였다는 점과 올 평균 전남 홈구장 관중이 4천 여 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최다 관중으로 기록될 수도 있는 경기였다.

특히 7월 이전 하위권을 맴돌던 성적일 때 관중은 주말에도 3~4천여명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프로는 성적으로 말한다”는 말이 증명된 셈으로, 인기구단과의 경기가 아니어도 성적이 좋으면 흥행은 보장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경기였다.

구단 관계자는“ 최근 7경기 연속무패와 후반기 8승4무2패라는 뛰어난 성적에 관중 수도 자연스레 증가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웃을 일이 별로 없는 시민들께 웃을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은 오는 10월 2일 마지막 33라운드 제주와의 경기를 순천팔마경기장에서 치를 예장이며, 이 경기에서 5위를 수성하느냐 7위로 밀리느냐가 결정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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