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간직한 노거수를 찾아서_ 16

노거수는 한 그루의 나무이기 이전에 그 마을의 상징물이자 그 마을만의 문화를 읽을 수
있는 소중한 자료로써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광양시민신문은’ 시간을 간직한
노거수를 찾아서’를 통해 현재 보호수로 지정 관리 되고 있는 노거수를 연중 기획·취재해
시민들로 하여금 관심과 보호의식을 갖게 하고, 그에 담긴 의미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
향을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옹이는 나무의 표정이다. 세월이 새겨놓은 나무의 표정, 골약동 성황마을의 당산나무인 330여년 된 왕 버들나무는 여러 표정을 지니고 있다. 가까이 다가가 옹이 하나하나에 눈을 맞추면 화석처럼 굳어진 오래된 감정이 느껴진다.

커다란 옹이를 보고 있자니 왕 버들과 관련된 시 한 구절이 떠올랐다.

시인은 오목하게 팬 몸통 한 구석에서 자란 다른 생명체들을 보고 늘그막에 외로운 왕 버들나무가 어린 나무들을 입양했다, 고아원을 하나 차렸다는 등의 재미난 표현을 썼다.

하지만 성황마을의 왕버들나무의 커다란 옹이는 인위적으로 매워졌다.

지정번호 15-5-8-3인 이 나무는 과거 매년 통장이 제주가 돼 음력 정월 보름날 격식을 갖추고 제를 지내왔던 곳이기도 하다. 나무 근처에는‘ 조선제일향’이라는 표지석과 정각이 있는데 마을 주민들의 자긍심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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