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 박영실 참교육학부모회 광양지회장

2016년 대한민국의 오늘, 우리는 우리를 그렇게 분열시켰던, 혼란스럽게 했던, 그리고 무기력하게 만들었던 그것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몸 둘 바를 모를 정도의 부끄러움과 산산이 부서져 버릴 것 같은 자괴감으로 이제는 꼭 치유 받아야 하는 회복탄력성을 잃어버릴 것 같은 깊은 상처를 가진 국민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오랜 동안 끈질기게 붙들고 이루어 냈던, 완성을 위해 전력을 다해 온 역사를 가진 우리민족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일까? 지금까지 우리는 무엇을 했던 것일까? 많은 물음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서 내 안에서 불쑥 불쑥 올라오고, 황망함으로 무기력해 지는 순간, 우리는 어느덧 내 아이의 소중한 미래와 겹쳐지면, 우리가 넘어진 땅의 모형과 질척거림을 살펴 이 진흙탕에서 나갈 방도를 생각해야 하는 지점에 오게 된다.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말이다.

그럼, 내 아이의‘ 민주주의’는 어떻게 하지? 거슬러 올라 간 근본의 문제는 우리가 주권을 행사하지 않음에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 주인 된 권리가 우리에게 있음을 몰라서 이지 않을까? 그러나 이도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민이 모르기를 바랐던 독재자들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 인가?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가? 민주화가 실현되고 있는가? 우리는 인간답게 살고 있는가? 우리 아이의 미래는 민주주의를 보장받을 수 있을까? 라는 물음에“ 그래, 맞아”라고 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1%가 아닌 나와 내 아이를 비롯한 99%의 다수 민중들을 위한 것이다. 헌법에는 이런 권리를 보장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우리들은 자신에게 그런 권리가 있는지, 자신의 권리를 정당하게 누리지 못한다.

대한민국헌법, 그 헌법에는 국민이 주권자라는 것과 주권자인 국민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행복 추구권, 평등권, 자유권, 사회권, 청구권, 참정권’ 등 6가지 기본권을 보장하고 있다 내가 아무리 많은 것을 가졌다 한들 내가 알지 못하면 무용지물(無用之物)이듯 우리가 가진 권리를 알아야 한다. 또 이것을 풀어 내 자신의 삶에 적용시켜야 내 것 이지, 단지 얄팍한 지식으로 만 있으면 의미가 없다. 이것이 우리 교육의 근본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왜 학교는 헌법을 가르치지 않을까? 일제 강점기 교육의 목적은 일본제국주의 백성 즉 황국신민을 길러내는 데 있었다. 유신시대 교육은 비판력 없는 국민을 길러 내는 것이 목적이여서 독재자는 순종하는 인간,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착하기만 한 인간을 길러내는데 목적이 있었다. 독재자들은 비판의식이 없는 국민이길 원한다. 우리의 역사적 경험을 비춰 볼 때 독재자들이 지금까지 권력을 휘둘러 온데는 학교의 헌신에 있다. 학교는 정직, 근면, 성실한 인간 육성에 초점을 두기 때문이다. 지금 학교 내에 들어와 있는 인성교육이 강조하는 덕목과 일치한다. 민주시민교육의 중요성은 너무나 희미하다.

민주주의를 올바르게 가르치는 것,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절실해지는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현실이 아픈 경험이 되고 있지 않은가. 또다시 교육의 근본과제는 민주시민교육이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삶에 적용되는 현안교육, 아이들이 처한 상황을 비판적으로 인식하고 모순이 있으면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참여하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내가 갖추지 못한 한스러운 덕목이다. 이 세상에 주체로 살아갈 내 아이의 삶에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회현상을 바라보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 즉 대한민국의 정치를 바라보는 비판적인 눈과 공론의 장에서 오는 해결 방안을 찾아내는 역량을 길러내야만 오늘, 대한민국의 이런 경험은 다시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또 다시 우리 교육의 근본과제는 민주시민교육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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