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준 씨

약1억6천만 년 전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의 제법 큰 소행성 2개가 서로 충돌하면서 많은 파편들이 만들어졌고, 그 중 크고 작은 파편 상당수가 서서히 소행성 궤도를 벗어나 화성궤도 안쪽으로 들어오면서 화성, 지구, 달과 충돌해 수많은 크고 작은 운석 구멍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약1억800만 년 전 달과 충돌한 운석은 지름 85km의 타이코 분화구를, 약6천500만년 전 멕시코 유카탄반도 칙술룹에 떨어진 큰 운석은 지름180km의 운석구멍을 만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지질학자들의 조사에 의하면 공룡시대가 끝나는 중생대의 마지막 시기인 6천500만년전 쥐라기 말기에 만들어진 아주 얇은 지질층에는 이리듐 물질이 많이 포함돼 있는데, 이리듐은 지구에는 드물지만 소행성에는 많이 포함돼 있다는 것입니다. 지구에 지름10km 정도의 운석이 충돌하면 지름100km보다 큰 운석구멍이 만들어지고, 진도10의 초강진이 발생하며, 그 지진이 지구 전체를 뒤흔들어 대규모의 지각변동과 동시다발의 화산폭발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지구와 충돌해 산산조각 난 소행성 파편들 중 많은 량이 먼지가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가 화산재와 함께 땅에 떨어져 이리듐이 많이 포함된 지질층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늘로 올라간 소행성 파편과 화산분출로 인한 엄청난 량의 먼지는 하늘을 가득 메워 오랜 기간 동안 햇빛을 차단하고 지구를 빙하기로 몰고 갔으며, 공룡을 포함해 많은 생명체가 멸종됐다는 것입니다.

화성과 목성 사이 소행성대에는 수백만 개의 소행성이 있는데, 위와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뭔가의 원인으로 갑자기 궤도를 바꿔 지구로 다가와 충돌하게 될 소행성을 사전에 막을 방법은 없을까요?

우선 현재 인간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로켓에 핵폭탄을 실어 보내 소행성에 충돌시켜 핵폭발을 일으키면 소행성의 궤도를 바꿀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이미 실험을 마쳤습니다. 2005년1월12일 미국의NASA는 ‘딥임팩트’호를 발사했고, 2005년7월4일 템펠혜성과 성공적으로 충돌했습니다. 핵폭탄을 싣고 간 것은 아니었지만, 전 과정을 예행연습 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 다음 방법으론 엄청나게 큰 볼록렌즈를 소행성 가까이에 가져가 조립해서 태양광선을 소행성에 집중시켜 표면을 가열시키면, 소행성 내부에서 증발한 가스가 분출되고, 그 힘으로 소행성 궤도를 바꿀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연구에 의하면 지름500m 볼록렌즈로 1년간 비추면2.2km 정도, 10년간 비추면10km 정도 소행성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고 합니다. 이정도 볼록렌즈의 무게는 약1톤정도 밖에 안 되므로 현재의 기술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 방법은 방사능 오염이 없다는 장점은 있지만, 긴 시간이 소요되므로, 충돌 가능성 있는 소행성을 빨리 발견해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아무튼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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